지난 3월 부산 영도구 남항 부두 상공에서 커피 다섯 잔을 실은 드론 한 대가 정박해 있는 선박을 향해 날았다. 국내 최초 해상드론 유상배송사업이 시작되는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배달공화국인 대한민국에서 육상배송 서비스는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고 있으며, 바다 위에서도 이제 더 이상 예외는 아니다. 드론을 통해 실현 가능한 세상이 되어버렸다.
드론은 최초 군사용으로 연구개발 되기 시작하여 주로 농업, 방송 촬영, 측량, 탐사 분야에서 활용되었지만, 최근에는 물류·배송 분야를 포함한 생활 전 영역에 걸쳐 그 이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더욱이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가운데 놓인 현 시점에서는 비접촉 방식의 무인 운송 수단이 더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배송할 수 있는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020년 6월 기준으로 농업 방제, 촬영 등의 목적을 가진 드론 사용사업 업체 수는 3295개에 이르고 있으며, 이는 2013년 대비 25배 증가한 수치이다. 뿐만 아니라 등록된 기체 수만 1만3234대로 2013년과 비교해 68배나 증가한 것을 고려하면 드론은 이미 우리 일상생활 깊숙이 자리 잡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국토교통부는 드론산업 육성을 위해 드론특별자유화구역 지정 및 운영, 드론 교통관리시스템(K-드론시스템) 실증 사업 등과 같은 규제 개혁을 추진하고 있으며, 드론 규제샌드박스를 도입해 드론 관련 기업들이 복잡한 행정 절차나 규제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실증 비행을 진행할 수 있도록 장려하고 있다. 또한 미래 드론택시로 하늘길 출퇴근을 가능케 할 도심항공교통(K-UAM) 산업으로의 전환 및 확장을 구상하고 있다.
그러나, 드론 이용자가 급격하게 증가함에 따라 우려가 큰 것도 사실이다. 드론으로 아파트 입주민 사생활을 촬영하는가 하면, 인천공항 인근에서 불법드론이 레이다에 포착되어 항공기 5대가 회항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와 더불어 부수적으로 발생하는 소음, 사고위험부터 시작해 해킹과 테러 등의 범죄에도 악용 소지가 있어 지속해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최근 5년간(2016~2020년) 드론 불법 비행으로 적발되어 항공안전법 위반으로 처벌받은 경우는 261건에 달한다. 적발되지 않은 건수를 감안하면 발생사고 및 불법비행 사례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앞으로 드론이 우려의 시선에서 벗어나 4차 산업혁명의 핵심 동력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국민 안전을 확보하고 안전한 비행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필수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드론 관리 체계를 효과적으로 구축하기 위해 드론의 최대 이륙 중량이 2kg 이상이면 의무적으로 신고하도록 하는 ‘기체 신고제’와 성능과 위험도를 기준으로 드론을 4가지 단계로 분류해 관리하는 ‘조종자격 차등화’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이른바 ‘드론실명제’를 도입했다. 그리고 전국공항에 차례로 드론 탐지, 자동 추적 레이다 구축을 추진해 불법 드론 대응을 강화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부산항공청에서는 관계 기관과 협업해 공항 인근 안내판 설치, 지하철 역사 내 영상·포스터 게재 등 불법 드론 비행을 방지하려는 홍보를 지속해서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안전사고를 비롯해 사생활 침해와 감시 등의 부작용과 문제는 제도만으로는 충분히 보장되기 어려우며 사용자 스스로 안전에 대한 책임감을 갖는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 드론을 위한 하늘길이 활짝 열리기를 기대하는가? 기대가 현실이 되는 흥미로운 미래를 꿈꾼다면 우리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할 때이다. 새로운 패러다임의 변화가 다가오고 있다. 드론이 선사하는 획기적인 삶의 변화를 우리의 일상에서 충분히 만끽할 수 있기를 오늘도 기대해 본다.
부산항공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