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과학에세이] 소통의 시작, 용어 /김진천

  • 김진천 울산대 첨단소재공학부 교수
  •  |   입력 : 2021-08-30 19:32:42
  •  |   본지 22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3D프린팅, 요즘 제조공정에서 가장 혁신적인 방법이지만 거의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는 친숙한 기술이다. 그런데 3D프린팅의 정확한 공학적 전문용어(터미놀로지, terminology)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3D프린팅의 공학적 용어는 적층제조(additive manufacturing; AM)이다. 만약 처음에 3D프린팅이란 용어 대신 적층제조라는 용어가 일반인, 언론에 알려졌더라면 요즘처럼 3D프린팅이 친숙하고, 널리 알려지지 않았을 것이다. 사용되는 용어의 중요성을 보여 준다.

주변을 살펴보면 많은 금속제품을 볼 수 있다. 이들 금속에 힘을 주거나, 충격을 받으면 휘거나 찌그러지게 된다. 재료공학에선 이를 변형(deformation)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변형은 왜 일어나는가? 그 이유는 금속재료는 외부에서 힘을 받으면 내부에는 전위(dislocation)가 생성되고 이 전위가 움직이기 때문이다. 재료를 구성하는 원자층이 애벌레가 기어가듯 한 층씩 이동하는 현상이다. 재료공학에선 가장 중요한 현상이 전위현상이고, 전위는 금속변형에서 가장 중요한 용어이다. 이를 이해하는 데는 최소한 한 학기의 집중적인 학습이 필요하다. 필자는 본격적인 재료공학을 배우는 대학교 2학년 한 학기 ‘전공용어’ 수업을 필수로 이수한 적이 있다. 전위는 재료공학에 가장 전문화된 용어라 타 전공자들도 이 단어를 알지 못한다. 일반인들에게 전위를 설명하려면 재료의 원자 배열부터 설명해야 한다.

필자는 10여 년 전에 한국연구재단 다(多)학제 간 융복합 과제를 수행한 적이 있다. 다학제 간 과제이기에 다른 분야 연구자와 함께 수행해야 한다. 당시 나노 귀금속(금 백금 은) 분말의 생물학적, 특히 인체 반응 연구를 위해 생명바이오학부 교수와 같이 했다. 여기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생명바이오에서 사용하는 용어와 재료공학에서 사용하는 용어가 상당히 다르다는 점이었다. 나노귀금속분말이 뼈 생성 조골세포(osteoblast)와 뼈 소멸 파골세포(osteoclast)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데 조골세포, 파골세포의 기작 등 생명바이오학부 교수가 사용하는 용어는 필자에게 외계어처럼 느껴졌다. 계획서뿐만 아니라 논문이나 보고서를 쓸 때는 생명바이오 분야에 사용되는 용어를 공부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다.

요즘 기술 발달은 정말 새로운 용어를 알지 못하면 적응 자체를 할 수 없다. 10년 전에는 사용되지 않았던 와이파이(Wifi)는 이제 일반용어가 되었고, 5G, 줌(ZOOM), QR 코드는 실생활에 들어와 있다. 최근 가장 주목받는 분야인 메타버스(Metaverse)는 필자도 아직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면서 사용하고 있다. 곧 우리 사회는 메타버스에 존재할 것이라 하면서 일부 인터넷 회의도 이젠 메타버스에서 진행되기도 한다. 최근 대선 주자들도 메타버스에서 대통령 출마 출정식을 열기도 한다. 메타버스에서 곧 우리는 소통하게 될 것이지만 이를 이해하지 못하거나 이 세계를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들은 소통이 불가능하게 되고 결국 이에 따른 갈등이 생기게 된다.

사실 과학 분야에서 전공 분야가 다른 경우에 전문용어를 알지 못하면 정말 지식을 공유하기 힘들다. 요즘 새롭게 생활에 들어온 첨단 용어도 그 단어의 뜻과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면 우린 타인과의 소통에 상당한 어려움과 소통에 갈등을 겪게 된다. 사용 용어 자체가 다른 세대 간에는 용어 차이에서 오는 불통과 갈등도 상당하다. 점점 소통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그런데 요즘은 이상하게도 같은 용어와 단어를 씀에도 불구하고 같은 사건과 사안에 대해 사람들 사이에 불통에 의한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용어의 문제가 아니고 서로의 생각 차이에서 발생한다. 단순히 서로의 용어만을 이해하는 데에도 상당한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그런데 생각이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것은 그 안에 숨어 있는 뜻을 이해해야 하기에 더욱 힘든 듯하다. 당연히 더 많은 노력과 시간을 투자해야 할 것이다. 서로의 용어를 정확하게 이해할 뿐만 아니라, 서로의 생각을 이해하는 진정으로 소통이 되는 사회되었으면 한다.

울산대 첨단소재공학부 교수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문 前 대통령 거제 생가 복원키로
  2. 2신세계, 센텀 롯데百 인수…쇼핑·문화·관광 복합타운 만든다(종합)
  3. 3신세계 야외주차장도 복합개발 속도…센텀 유통지형 요동
  4. 4팔만대장경 다시 판각…해인사 50년 대장정
  5. 5“영도 절영초 통폐합 추진 중단하라”
  6. 6고리원전에 가짜 베어링 납품 업체들, 1년째 수사 표류
  7. 7행사 한창인데 벡스코 정전…전력관리체계 도마(종합)
  8. 8부산시, 쿠팡 등 3곳 1630억 투자 유치
  9. 9“국제신문 살리는 게 지역 민주주의 지키는 일”
  10. 10김해 시내버스 개편…장유 등 23대 증차
  1. 1“영도 절영초 통폐합 추진 중단하라”
  2. 2“능인, 경영능력에 의문” 부산국힘 내주 지원안 머리 맞댄다
  3. 3국힘 부정선거론 다시 띄우기…민주 “선동에 열중” 비난
  4. 4李 비판 유시민에 김민석 “대응 불필요”
  5. 5송파 247만 장 검증, 신분확인·촬영요구로 시작부터 차질(종합)
  6. 6대한항공 말흐리기…실체없는 통합LCC 부산 허브
  7. 7국민의힘 곽규택 의원 등 동구 주요 당직자, 북항 돔구장 정부 공모 참여 환영
  8. 8[뉴스 분석] 종교인·언론사주가 국회 권위 훼손…도덕성 논란까지
  9. 9李 대통령 지지율 2%p 오른 46%…조희대 탄핵 반대 45%
  10. 10부울경 광역의회 협력강화 선언 “미래산업 함께 육성”
  1. 1신세계, 센텀 롯데百 인수…쇼핑·문화·관광 복합타운 만든다(종합)
  2. 2신세계 야외주차장도 복합개발 속도…센텀 유통지형 요동
  3. 3행사 한창인데 벡스코 정전…전력관리체계 도마(종합)
  4. 4부산시, 쿠팡 등 3곳 1630억 투자 유치
  5. 5삼성전자 분기 영업익 107조 역대 최대…반도체로만 106조(종합)
  6. 6미분양·빈집 누적…부산 안서도 주택 위기 제각각
  7. 7롯데, 영도대교 복원 인연 축제로 잇는다
  8. 8AI드론으로 참치 찾는 선박 부산 출항
  9. 9가계대출 금리 5% 턱밑…고정형 주담대 사상 첫 5% 뚫어
  10. 10‘덕후 천국’ 부산에 떴다…롯데百 전국 첫 IP 전문관
  1. 1문 前 대통령 거제 생가 복원키로
  2. 2팔만대장경 다시 판각…해인사 50년 대장정
  3. 3고리원전에 가짜 베어링 납품 업체들, 1년째 수사 표류
  4. 4“국제신문 살리는 게 지역 민주주의 지키는 일”
  5. 5김해 시내버스 개편…장유 등 23대 증차
  6. 6본사 비대위·퇴직자, 지광 고소…실질경영자에 ‘체불 책임’ 추궁
  7. 7기말고사에 EBS 유사 문항, 처음 아니었다
  8. 8“대화 거부한 건 대주주…당당하면 왜 국회서 소명 안 했나”
  9. 9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30일
  10. 10검증 체계 없는 유가보조금…줄줄 샌다
  1. 1괜찮을까…모레노호, ‘96라인’·손흥민 모두 품었다
  2. 2마침내…밀워키, 월드시리즈 첫 우승(종합)
  3. 3“AG 환희 잊고…리그 첫 경기부터 승수쌓기 총력”
  4. 4여자프로농구 절반이 女감독
  5. 5롯데 수석코치 허문회, 2군 감독 박승민
  6. 6모레노, 은퇴소동 ‘96라인’ 달랜다…대표팀 내홍 풀까
  7. 7부산시대 2년차 읏맨 “홈팬 응원에 성적으로 보답”
  8. 8밀워키, 창단 58년 만에 WS 우승…5차전서 4-1로 탬파베이 제압
  9. 9경남 생활체육 대축전 30일 개막…3일간 31개 종목 열전
  10. 10롯데, 공격서 수비로 중심 이동…주전 새판짜기 예고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지역이 기획, 국가가 지원하는 R&D 시대 열자
진짜 질문의 시작
국제칼럼 [전체보기]
부캉이에게 부끄러운 북항 재개발 민낯
부산 관광, 마냥 좋기만 할까
기고 [전체보기]
‘성범죄 취업제한’의 사각지대
‘2028 세계디자인수도 부산’의 과제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탈서울’ 안 된다던 원안위, 세종행에 왜 침묵하나
AX·반도체 전시회 5개 동시에 열렸는데…
도청도설 [전체보기]
클릭으로 여는 독도
지긋지긋한 론스타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개정 응급의료법이 ‘미수용 방지법’?
25년을 간직한 리플렛 세 장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국회 출석 거부하며 장외 사실호도 일삼는 지광
AI 해킹 범죄 고도화…수사 공백 해소 시급하다
세상읽기 [전체보기]
반복된 일상에서 마음의 여유를 찾는 법
한국 경제 떠받치는 중장년, 이제 다시 봐야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기다림에도 비용이 든다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대규모 대미 투자, 기회인가 위협인가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사람은 갔어도 명당은 남아 있다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은 어떻게 마음에 남는가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시민 주거안정에서 지역경제 활성화까지
청년 떠나는 지방, 수도권 인구 분산해야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