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환경공단 직원 일부가 초과근무수당을 부정 수령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실제로는 일을 하지 않았거나 초과근무로 인정할 정도의 업무를 않고도 정상근무를 한 것처럼 꾸며 1인당 월 수십만 원의 가외 수당을 챙겼다는 것이다. 부산환경공단의 초과근무수당 부정수령 문제는 이게 처음이 아니다. 올 초에도 비슷한 사건으로 직원 몇명이 벌금형을 받았고, 작년에는 공단의 자체 종합감사에서 대거 적발했으나 여전히 비위는 근절되지 못했다.

초과근무수당이나 출장여비의 허위 청구와 수령은 이미 공무원이나 공공기관에 만연해있음을 온 국민이 안다. 부산 경찰 중에는 외부 헬스장에서 운동을 했으면서 초과근무를 섰다고 수당을 타내는가 하면, 심지어 정규 업무시간에 일은 하지 않고 골프를 치면서 수당까지 챙긴 케이스도 있다. 경남의 한 고등학교에서 엉터리로 수당을 받았다가 가산금까지 물어낸 사건에서 보듯 도덕성이 강조되는 교사라고 예외가 아니다. 정부 감사팀이 부산시 산하 모 사업소를 대상으로 표본감사만 실시했는데도 거의 전원이 편법야근한 사례가 드러난 적도 있다. 특히 이번에 적발된 부산환경공단은 행정안전부 지방공기업 경영평가에서 올해를 포함해 5년 연속 1위를 차지한 기관이다. 행안부가 상습적인 수당 부정수령을 몰랐어도 문제고 알고도 이런 평가를 내렸다면 더 문제다. 경영혁신 책임경영 등이 평가항목이기 때문이다.

공직사회에 수당 부정청구가 끊이지 않는데는 이유가 있다. 수당을 대하는 인식부터 잘못됐다. 초과근무수당이나 출장여비를 사실상 임금 보전의 수단으로 여긴다는 것이다. 그러니 일을 않고도 돈을 받는데 양심의 가책을 못 느낀다. 허위 청구는 말할 것도 없고 낮에 할 수 있는 일을 밤이나 주말로 미룬다거나 불필요한 업무를 보면서 편법으로 수당을 받아내는 행위는 경영효율이 생명인 민간에선 엄격한 경계의 대상이다. 간혹 이런 관행에 문제의식을 가진 직원이 있다 하더라도 내부의 암묵적 카르텔 때문에 개선 의지가 꺾이기 십상이다. 누군가 용기를 내 양심고백을 하지 않는 이상 여간해선 바깥으로 불거지지 않는 게 이런 이유다.

거짓 혹은 부정한 방법의 수당 수령에서 고의성이 입증되면 100만 원 이하의 소액이라도 파면까지 가능하도록 관련 법규는 이미 강화돼 있다. 그러나 부산환경공단처럼 현장에선 이를 비웃듯 똑같은 일이 지금도 반복된다. 문재인 정부 들어 공무원 숫자가 11만 명이나 늘어 현재 113만 명에 이른다. 역대 최대 규모다. 이들의 인건비로 연간 약 41조 원, 공무원연금 적자를 메우기 위해 연 4조 원 이상의 세금이 들어간다. 공무원의 임금과 처우는 상당히 개선됐다. 더이상 누구도 박봉의 직장이라 생각 않는다. 이 참에 공직사회의 복무 상태를 철저히 재점검해 혈세 낭비를 막아야 한다. 국민에 봉사해야 할 공무원이 국민의 짐이 되어선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