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이제명의 오션 드림] 혁신, 엑스포 그리고 해리티지

  • 이제명 부산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
  •  |   입력 : 2021-09-16 19:01:40
  •  |   본지 22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경영의 구루(Guru)라 불리는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는 혁신 아이디어 도출의 7가지 기회를 산업과 사회 환경으로 나누어 정의했다. 산업 내에서는 예상을 벗어난 사건, 양립 불가능의 부조화 상황, 프로세스의 필요, 산업과 시장 변화를 제시했고, 환경 요인으로는 인구통계학적 변화, 인식의 변화 그리고 새로운 지식을 지목했다. 거대기업들의 부침(浮沈)에 대한 방대한 분석에 바탕을 둔 고찰이라 그의 관점은 다분히 비즈니스적이다. 하지만, ‘미래를 위한 체계적인 혁신은 기회의 원천을 분석하는 데서 시작되며, 기회 포착에 바탕을 둔 혁신을 통해서 미래가 실현된다’는 그의 조언이 반드시 비즈니스에만 국한될 것 같지는 않다.

이참에 우리가 처해 있는 환경과 기회 요인을 미래를 위한 혁신의 관점에서 연결해 보자. 초국가적 문제로 인식되는 기후변화의 주요 원인으로 지구온난화가 지목되었다. 피터 드러커의 지혜를 빌어 지구온난화 문제를 들여다보자.

모두 입을 모아 그 위험을 말하지만 당장 가까운 미래에 나타날 온난화로 인한 변화는 예측조차 할 수 없다. ‘예상을 벗어나는 사건’이다. 산업은 날로 팽창해서 에너지 수요는 끝을 모를 지경인데, 지구상의 산업발전 속도와 환경파괴 속도는 부조화의 극을 달린다. ‘양립되지 않는 부조화 상황’이다. 에너지믹스 시대가 오면 에너지 소스나 저장장치의 보유 여부와 성능에 따라 에너지 패권이 달라진다. 화석연료 네트워크와는 차원이 다른 시스템이 필요할 것이고, 이에 대응할 새로운 프로세스가 필요함은 당연하다. 이른바, ‘프로세스의 필요’다. 자원의 활용이 소모적일 수밖에 없는 전통산업들은 빠르게 사라지고, 친환경·재생가능형 산업을 중심으로 산업 구조가 전면적으로 개편되고 있다. 명백한 ‘산업과 시장의 변화’다.

10년 이내에 세계인구 분포에서 중산층이 빈곤층보다 높은 비율을 차지하며, 가장 중요한 사회경제적 위치를 차지한다는 전망이 있다. 인구통계학적 변화는 지금껏 당연시되었던 환경을 거부하고 변화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변화된 인식을 따라가는 지식을 보유한 개인만이 미래 정보화시대에 주체로서 살아남는다. 전통적 지식구조가 아니라, 지구촌 네트워크를 아우르는 다양한 정보까지 흡수하는 새로운 지식체계의 필요성이다. 이렇게 정리해 보니 우리가 마주한 모든 현실의 상황은 7가지 기회를 내포하고 있다. 새로운 미래를 설계할 혁신의 시기가 왔다고 봐야 할 것 같다.

산업 분야에서 영국에 뒤지던 프랑스는 1889년의 ‘파리 엑스포’를 통해 에펠탑을 세상에 알리며, 프랑스 철강 기술의 우수성과 산업 경쟁력을 자랑했다는 사실은 엑스포와 관련된 유명한 사례이다. 학습효과 탓인지,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한 홍보 도구로 엑스포를 활용하려는 국가들의 공공연한 속내는 엑스포 유치의 가장 큰 당위성으로 자리 잡았다. 인정 엑스포, 등록 엑스포 등의 이름으로 그 명칭과 목적을 달리했지만, 1851년 최초의 엑스포가 런던에서 개최된 이후로 총 68차례의 엑스포가 개최되었다.

2030 부산 엑스포 유치가 국가적 어젠다가 되었다. 부산은 대도심과 관광지와 항만을 모두 갖춘 흔치 않은 도시다. 공항에서 도심이나 주요 관광명소까지 반드시 육로로만 가야 할 필요는 없다. 대책 없이 보여도, 사고의 틀을 깨고 ‘기회의 눈’으로 보면 대안은 존재한다. 실현 가능성은 의지의 문제다. 세계 최고 수준의, 지금까지 아무도 보지 못했던 ‘친환경 항만과 교통체계’를 전면에 내세울 수도 있다. 항만의 기능만 보여줄 것이 아니라, 항만중심의 교통체계가 최고의 미학적 가치로 구현되는 살아 움직이는 상징물이 되도록 할 수도 있다.

세계 각국에서 온 사람들이 직접 경험하게 하고 벤치마킹의 대상으로 만든다면 그것이 바로 세계를 선도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엑스포는 ‘도구’다. ‘기회’는 도구와 구분되어야 한다. 주어진 환경과 놓치지 말아야 기회가 무엇일지 냉철하게 분석해야 한다. 지금 우리에게는 천혜의 항만 조건이 있고, 엑스포를 유치해 전 세계에 감동의 메시지를 전하려는 의지도 있다. 경영학적 관점의 7가지 기회 요인은 ‘친환경으로의 혁신적 변화’를 공통으로 지목하고 있다.

에펠탑은 파리의 랜드마크로 남았고 시애틀 엑스포는 ‘스페이스 니들탑’을 남겼다. 아스타나 엑스포가 탈탄소를 표방했지만, 카자흐스탄을 대표적인 친환경기술 국가로 인식하지는 않는다. 기념비적 건축물이 없어서라고 답하지 말라. 유무형을 막론하고 개최 시점의 혁신적 시대정신을 반영한 랜드마크를 후대에 남김으로써, 엑스포는 광의의 헤리티지를 만들어낼 수 있다.

헤리티지로 기록될 친환경 해양도시의 면모를 보여주는 방향으로 부산 엑스포가 기획되길 바란다. 엑스포라는 ‘도구’를 통해 신해양시대 시작이 대한민국 부산에서 시작되었다는, 미래에 남겨줄 원대한 헤리티지를 꿈꿔본다. 드러커는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래를 창조하는 것’이라고 했다. 현자의 말에 귀 기울여 봄 직하다.

부산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실속 없는 ‘국제기구 인증’ 혈세 붓는 기초단체
  2. 2‘부캉이’는 무태상어 아닌 흑상어…수과원 근접영상 분석 최종 확인(종합)
  3. 3부산 전셋집 1년새 11%↓…매물가뭄 심화에 세입자 울상
  4. 4100억대 체임 국제신문 대주주, 국감 증인 채택
  5. 5김도영 굳히기냐, 힐리어드·오스틴 뒤집기냐
  6. 6‘경영난’ 태종대 집와이어 재개장…이용료 1만 원 낮췄다
  7. 7부산 금정구 ‘인구감소지역’ 새로 편입…북구는 ‘인구감소관심지역’
  8. 8센텀2지구 속도전…풍산 이전지 주민 경청·토지보상 착수
  9. 9[사설] 외국인 400만 시대, 부산은 이제 체류형 관광이다
  10. 10매표소 오픈런…레드카펫 ★ 보려 외국인 새벽부터 달려왔다
  1. 1100억대 체임 국제신문 대주주, 국감 증인 채택
  2. 2조희대 “국회·대통령의 제청 간섭은 위헌”(종합)
  3. 3송곳검증 벼르더니…교통·시설公도 싱거웠던 시의회 청문회
  4. 4[속보] 여야, 문체위 국감서 ‘암살자(들)’ 공방…국힘 “감독 나와야” vs 민주 “창작 자유 억압”
  5. 5‘홈플러스 사태’ MBK 김병주, 국감 불출석 “회사 경영 관여 안 해”
  6. 6김정호 “부산·경남 맑은 물 공급을 위해 낙동강 수질개선·취수 다변화 해야”
  7. 7주호영 ‘아시안게임 금메달 병역특례 폐지’ 법안 발의
  8. 8여야, 국감서 알래스카 LNG 사업 집중 추궁
  9. 9부산 국힘, 가덕도특별법 개정방침에 “국회에 책임 떠미나” 비판
  10. 10인사청문회서 "영도다리 핸드레일 예쁘게"… 검증 대신 지역구 민원 쏟아낸 시의원
  1. 1‘부캉이’는 무태상어 아닌 흑상어…수과원 근접영상 분석 최종 확인(종합)
  2. 2부산 전셋집 1년새 11%↓…매물가뭄 심화에 세입자 울상
  3. 3센텀2지구 속도전…풍산 이전지 주민 경청·토지보상 착수
  4. 4국토부, “가덕도신공항에 적용할 PBD 공법 문제없다”
  5. 5롯데백화점, 업계 첫 외국인 매출 1조 ‘포문’
  6. 6SMR 골든타임 놓치나…"원안위 심사기준 2032년에야 마련"
  7. 7금감원 “AI 해킹 시도 IP 28개 확인”
  8. 8'한국형 녹색대전환'에 1000조 투자…SMR·전력반도체 등 집중 육성
  9. 9부산 극지해양 전문강사 “현장 능력 키워요”
  10. 10미분양 쌓이는 부산 강서구, 관리지역 지정
  1. 1실속 없는 ‘국제기구 인증’ 혈세 붓는 기초단체
  2. 2‘경영난’ 태종대 집와이어 재개장…이용료 1만 원 낮췄다
  3. 3부산 금정구 ‘인구감소지역’ 새로 편입…북구는 ‘인구감소관심지역’
  4. 4부캉이 떠나도 북항 북적이려면…“원도심 접근성 개선을”
  5. 5기장군수실 1층 이전 ‘없던 일로’
  6. 6전기車 높아진 인기에 예산 동나…부산시, 하반기 1520대 더 지원
  7. 7[속보]부캉이와 '차가운 이별' 맞게될까…흑상어, 수온 떨어지면 바다로 돌아갈지도
  8. 8김해 트램, 예타 대상 신청 재추진…1·2호선 통합 우선
  9. 9남해군, 면 지역 마을가게 10곳 육성…창업 지원
  10. 10부산중수청장 “정치 중립성·수사 독립성 엄격히 지키겠다”
  1. 1김도영 굳히기냐, 힐리어드·오스틴 뒤집기냐
  2. 2롯데, 6위 탈환 사활…3위 싸움 변수로
  3. 3조코비치, 올 첫 우승 눈앞
  4. 4장애인AG 결단식…“金 21개 이상 목표”
  5. 5가을은 놓쳤지만…거인 ‘레·황(레이예스·황성빈)’ 도전은 계속된다
  6. 6“감독님이 먹으라고” 정수진, 내막 폭로…유도회 “선수관리·운영체계 점검” 사과
  7. 7레이예스 200안타 달성에도…롯데, 두산에 4안타 그치며 패배
  8. 8불안한 모레노호 우즈벡전 반등할까
  9. 9‘손흥민 A매치 한국인 최다 골’ 우즈베키스탄에 2-0 완승
  10. 10아시안게임 폐막…한국 金 39개, 44년 만에 최소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원자력 청출어람, 스승을 가르치다
‘인공지능 정렬’ 골든타임 놓치지 말라
국제칼럼 [전체보기]
누구도 법 앞에 국민보다 ‘더 평등’할 수 없다
배지의 실력행사
기고 [전체보기]
전문대학을 소개합니다
상어가 떠난 뒤, 북항에 남겨야 할 것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히말라야의 경고
도청도설 [전체보기]
유튜브 쇼츠 정치
통행료 면제 명암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B형 간염 ‘바이러스 수치’에 ‘급여’ 맞춰야
‘공동선(Common Good)’으로서 간병 복지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지독한 집념이 세운 로컬 자산, 대한도기
사설 [전체보기]
누리호의 도전, 역대 최다 15기 위성 싣고 우주로
국제기구 인증보다 주민 체감 효과 중요하다
세상읽기 [전체보기]
빚을 물려받는 사회
부자(富者)가 되고 싶다면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아트부산, 숫자 이후의 질문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행위별수가제와 인두제, 오해와 진실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금가락지가 땅에 떨어진 형국, 곡전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
무(武)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