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유치의 가장 중요한 요건은 국민적 개최 열기다. 도시 인프라가 아무리 훌륭해도 국민의 적극적 참여가 없으면 엑스포의 성공적 개최를 담보할 수 없다. 국제박람회기구(BIE)도 국민의 개최 열기를 엑스포 유치도시 선정평가의 주요 잣대로 삼는다. 하지만 BIE의 현지 실사가 1년도 남지 않았는데도 부산·경남·울산을 제외한 다른 지역에선 2030 부산엑스포 개최에 대한 관심이 미약하다. 국민적 열기 조성이 시급한 과제로 불거졌다.
국제신문은 부경대 지방분권발전연구소에 의뢰해 지난해 9월부터 1년 간 이뤄진 국내 언론의 부산엑스포 관련 보도와 온라인 여론을 조사했다. 그 결과 부산엑스포에 대한 관심은 부울경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경북권의 경우 부산엑스포와 관련한 직접적 언급이 없다. 가덕신공항 등 다른 사안의 부속 요소로 등장하고, ‘억지’ ‘속셈’ 등 부정적 단어와 함께 거론된다고 한다. 광주·전라권에서도 직접적 언급은 거의 없다. 부정적 단어가 사용되지 않은 건 그나마 다행이다. 부산엑스포와 관련한 온라인 여론도 빈약하다. 댓글 작성이 가능한 기사 3306건 중 댓글이 달린 것은 54%(1787개)에 불과하다. 광주·전라권, 대전·충청권 기사에는 댓글이 아예 없다. 부산엑스포가 국가사업으로 추진되는 게 맞는지 의심이 들 지경이다.
BIE의 현지 실사가 내년 8월 말이나 9월 초에 실시될 예정이라고 한다. 남은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 우크라이나 오데사가 최근 유치 신청을 하면서 경쟁도 한층 치열해졌다. 러시아 모스크바, 이탈리아 로마를 합쳐 4파전이다. 캠페인 이벤트 등 국민적 관심 조성을 위한 다양한 모색이 필요하다. 부산엑스포 개최에 따른 경제적 혜택은 부산만이 아닌 전국에 미친다는 점을 홍보하는 게 중요하다. 전국민이 부가가치를 나눠가질 수 있는 모두의 축제임을 주지시켜야 한다. 그러려면 구체적인 관련 데이터부터 생산해야 한다. 2025년 오사카·간사이 월드엑스포는 약 2조 엔의 경제효과가 일본 전국에 미칠 것으로 추산된다고 한다.
국민적 열기 조성의 시동은 지난달 30일 17개 시·도의회 의장단이 걸었다. 의장단은 “부산엑스포는 부산에 국한된 지역행사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고, 수십조 원의 경제효과와 고용 창출로 국가 경제성장의 새로운 계기를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또 하나의 경제발전 축을 형성해 균형발전과 분권을 이끌 새로운 동력”이라고도 했다. 지당한 말이다. 세계적 행사를 개최하는데 그 영향이 어찌 부산에만 미치겠는가. 다른 지역과의 경제효과 공유를 균형발전의 본보기로 삼을 수도 있다. 가덕신공항 문제로 관계가 불편한 대구·경북과 친목을 도모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런 일은 정치권이 먼저 초당적으로 나서야 한다. 향후 1년에 2030 부산엑스포의 미래가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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