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오줌소태가 또 왔어요. 이건 안 낫는 겁니까? 선생님이 먹으라는 약도 내가 계속 먹는데 왜 안 낫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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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서상균 기자 |
오줌소태, 흔히 들어본 말일 것이다. 국어사전적 정의는 ‘방광염이나 요도염으로 오줌이 자주 마려운 부인병’이다.
방광염에 대한 순수 우리말로 ‘오줌소태’인데 대체 왜 소태인가? 소태는 소태나무 껍질을 씹으면 매우 쓴 맛이 나는데 소변을 볼 때 소태나무처럼 쓰고 매우 고통스럽다는 뜻이다. 그야말로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우리말이 아닌가!
아주 흔한 병인 오줌소태, 방광염에 대해 사람들이 오해하거나 궁금해하는 것이 있어서 한 번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방광염은 대개 세균 감염으로 인해 생기며, 환자의 90% 이상이 여성이다 보니 국어사전에서조차 부인병이라 일컫는다. 환자에게 “방광염입니다”고 이야기하면 본인이 비위생적이거나 뭔가 잘못해서 걸린 것처럼 화들짝 놀라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방광염은 본인 항문에서 나온 장내세균이 요도를 통해 방광내 침입하여 생긴다. 요로감염은 우리 몸에서 생기는 세균 감염 중 가장 흔히 발생하는 감염 중 하나이다. 여성 2명 중 1명은 평생 1번 이상은 걸린다. 여성은 아무래도 항문과 요도의 거리가 가깝고 요도 길이가 상대적으로 짧아서 균이 방광으로 침범하기 쉽다. 또한 여성의 요도는 남성과는 달리 항염증 효과가 있는 전립선액이 없어 쉽게 장내세균이 집락화할 수 있다. 게다가 폐경 이후로는 여성호르몬의 감소로 요로상피의 상태가 변화하고 질내 산성도 감소와 정상세균총의 감소로 항문에서 나온 세균이 질이나 외음부에 집락해서 살기 좋은 환경으로 변화하여 재발성방광염 위험도를 더 높인다.
15세 이하에서 방광염이 처음 발생하거나 어머니의 방광염 과거력도 중요하다. 이는 방광내 상피의 유전적 성질과 상관이 있다. 재발성 요로 감염 환자에 대한 유전적 연구 결과, 이들은 혈액형 항원의 비분비형 유전자가 정상인에 비하여 3~4배 많았다. 이들은 세포 표면의 탄수화물 구성이 세균이 더 잘 달라붙을 수 있는 성질을 가져 그만큼 방광염이 더 잘 걸린다.
성관계 후에도 방광염이 잘 생긴다. 실은 이것은 물리적으로 세균의 집락 및 침투를 용이하게 하여 염증이 잘 생기는데 결국 대부분 본인 세균에 의해 생긴다.
소변은 무균성이라 아주 깨끗하다 여겨졌는데 최근 기술의 발전으로 방광 내에도 세균총, 미생물군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이 미생물군이 방광의 면역체계와 항상성 유지에 큰 역할을 하고 있으며 미생물군의 불균형이 재발성 방광염, 과민성방광, 간질성방광염 등 방광질환과도 연관이 있다고 보고 있다.
아무런 이벤트도 없었고 무리하지도 않았는데 자꾸 방광염이 재발한다고 호소하는 이들도 많다. 최근의 연구들에서는 이러한 병태를 설명하는 혁명적인 변화를 제시했다.
여러 단계를 거쳐 세균이 방광표면 세포 안으로 들어와 세포 내 세균 군집과 잠복성 세포 내 저장소를 형성한다. 잠복성 세포 내 저장소 형태는 보균자 상태로 바이러스처럼 자가증식을 할 수도 있어 재발성 방광염의 새로운 기전으로 설명된다. 쉽게 말하면 세균이 여러 층의 방광점막 세포 사이에 숨어서 항생제도 잘 듣지 않고 증식하다 세포가 탈락되거나 다른 원인에 의해서 세균이 노출되면서 다시 염증을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여성들이 자주 겪는 방광염은 자칫 치료에 소홀하면 만성화로 이어지기 쉽고 통증과 다양한 배뇨 증상, 그리고 2차적인 우울감 등으로 인해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진다. 심지어 세균감염없이 방광통증이 심한 간질성방광염인데 단순 방광염 재발로 보고 일반적이 치료만 하다 병을 키우는 경우도 종종 본다. 감기와 마찬가지로 아직 100% 재발을 막을 수 있는 치료법은 없지만 적어도 1/3로 줄일 수 있는 치료법들은 다양하게 있으니 항생제만 찾지 말고 2번 이상 방광염이 생겼을 때는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
부산의료원 비뇨의학과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