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기 2263년. 전직 특수부대 소령 코벤 댈러스(브루스 윌리스 분)는 초고층 빌딩 중간층 자기 집 창문을 열자마자 허공에 떠있던 차에 훌쩍 뛰어 오른다. 그의 직업은 택시 운전사. 이른바 ‘하늘을 나는 차’를 몰고 ‘하늘 길’을 통해 승객을 태워주는 사람이다. 빌딩 사이로 질주하던 그의 ‘공중 택시’는 더 높은 곳에서 떨어진 미확인 물체와 충돌한다. 물체의 정체는 인조인간 릴루(밀라 요보비치 분)였다.
이 장면은 프랑스 출신 뤽 베송 감독의 1997년 개봉 영화 ‘제5 원소’ 도입부다. 기발한 상상력과 뛰어난 특수효과로 당시 영화 팬들의 탄성을 자아냈고 오래토록 기억에 남았다. 뤽 베송 감독이 시나리오를 집필한 것은 불과 16세 때이던 1975년이었다. 비단 이 영화뿐만 아니라 수많은 영화와 소설에 등장하는 미래형 교통·통신·전쟁 수단들이 창의력과 상상력의 산물이다. 그리고 대부분은 멀지않은 시기에 현실에서도 실현됐다.
영화에서 복잡한 하늘길을 날던 도심항공교통수단(UAM·Urban Air Mobility)도 뤽 베송의 예상보다 200년 이상 일찍 세상에 선보일 전망이다. 미국 EU 중국 일본 이스라엘 등이 2010년대 중반부터 정부주도로 UAM 개발 및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관련산업을 선점하겠다는 의도다. 우리 정부도 예외는 아니다.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5월 인천·김포공항과 서울 수도권을 대상으로 하는 ‘K-UAM’ 로드맵을 발표했다. 2025년까지 서울에 UAM 전용 하늘길을 열 기반을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이런 와중에 최근 울산시가 친환경 동력 ‘드론 택시’ 육성 계획을 독자적으로 발표해 관심을 끈다. 국토부의 수도권 조성 계획과 경쟁해 선점효과를 누리겠다는 전략이 당차다. 특히 ‘친환경 동력’이라는 부분이 눈에 들어온다. 현대차를 필두로 한 세계적 완성차 제조 역량과 국내 최선두권의 수소산업 기반을 결합하면 수도권을 앞지를 수 있다는 점에서 실현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현재 세계 각국의 연구진들은 UAM의 주 동력원으로 고효율 친환경이 특징인 수소전지를 선호하고 있다.
내친 김에 이번 계획을 울산에만 국한하지 말고 부울경의 미래 전략산업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시도해 볼 만하다. 부울경은 전국 수소산업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2019년부터는 국내 수소메카 조성을 위한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전국 광역자치권의 선도사례로 꼽히는 ‘부울경 메가시티’의 미래 전략산업으로 육성할 충분한 가치가 있지 않은가.
이승렬 논설위원 bungs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