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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노벨상과 온난화 그리고 탄소중립 /하경자

  • 하경자 부산대 기후과학연구소장
  •  |   입력 : 2021-11-01 19:11:12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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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노벨 물리학상은 일본계 미국인인 마나베 슈쿠로 프린스턴대 교수와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의 클라우스 하셀만 박사가 수상했다. 이들의 수상은 지구 온난화와 관련한 연구가 얼마나 중요한지, 인류 사회에 얼마나 크게 공헌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기후과학자인 필자는 매학기 기후변동론과 기후변화론 등을 강의할 때 기후변화와 기후 모델에 관한 역사 이야기로 첫 수업을 시작한다. 그 역사의 중심인 마나베 교수를 항상 언급해왔다. 마나베 교수는 일본 도쿄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미국 해양대기청(NOAA)을 거쳐 프린스턴대 지구물리 유체역학연구소에서 기후 연구를 시작했다.

그는 1967년 대기 중 이산화탄소 양이 2배가 될 경우 지구의 평균 온도가 얼마나 올라가는가를 발표했다. 이 계산에 연직 대류 과정의 중요성을 최초로 도입했다. 입사하는 복사와 방출되는 복사의 복사평형으로 기온의 연직 프로파일이 결정되는데, 그 과정에 대류 불안정을 통해 온도를 전달하는 구조를 포함해 복사-대류 과정으로 기온의 연직 프로파일이 결정됨을 설명했다. 마나베 교수는 1975년 초 대기 대순환 모형을 이용해 이산화탄소 양이 배로 증가했을 때를 가정한 지구 온난화 시뮬레이션에 대한 연구를 발표했다. 미국기상학회가 발행하는 대기과학저널에 발표된 이 논문은 지금까지도 자주 인용되고 있다.

클라우스 하셀만 박사도 기후변화 연구에 크게 공헌했다. 그는 해양의 중요성을 처음으로 발견해 이를 모형 내에서 대기와 해양의 접합이라는 과정으로 시뮬레이션을 진행했다. 그의 제자인 악셀 팀머만 교수가 기초과학연구원(IBS) 기후물리연구단장으로 일하고 있는데, 국내 기후변화 연구에 큰 힘이 되고 있다.

마나베 교수와 하셀만 박사의 초기 연구가 바탕이 돼 지난 30년 간 기후과학은 엄청난 발전을 이뤘다. 최근 발표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의 6차 보고서에서는 해빙과 빙상 모형의 접합, 지표의 생물권과 대기의 상호작용 부분이 많이 보강됐다. 그 덕분에 지구 기후를 시뮬레이션하는 능력이 많이 개선되고 있다. 특히 IPCC 보고서에는 35개가 넘는 기후모형이 사용됐다. 기후 모형 간 비교를 통해 불확실성을 축소하고 평균적인 결과를 지구 온난화 과정으로 산출하고 있다.

기후과학의 발전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2015년 파리 기후협정으로 이어졌다. 또 2018년 IPCC의 ‘1.5도 특별보고서’로도 이어져 한국을 비롯한 많은 국가가 2050년 탄소중립 정책을 선언하도록 했다.

2050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엄청난 재원과 다양한 부분에서 대전환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단기·중기·장기 목표에 따른 이행 전략이 필요하다. 대기·해양·지표·생물권·빙권 등을 포함하는 기후시스템 모형에서 대전환의 과정을 모의하는 ‘디지털 트윈’ 개념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지구 기후 이외 흡수원 및 에너지 원천까지를 모방한 ‘쌍둥이 지구’를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만들어 정책에 대한 가상적인 시나리오를 넣는 개념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결과와 효과를 미리 예측해 정책의 불확실성을 줄이자는 것이다.

최근 초당 100경 번의 연산이 가능한 엑사스케일(Exascale)의 수퍼컴퓨터가 개발되면서 아주 세밀한 지구 기후 시스템 모의가 가능하게 됐다. 디지털 트윈의 실현도 가능해질 것으로 믿는다.

2023년에는 한국기상학회가 창립한 지 60주년을 맞는다. 로이터통신에 언급된 세계의 영향력 있는 1000명의 기후학자로 선정된 국내 12명 중에 11명이 한국기상학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차기 기상학회장을 맡은 필자 입장에서 한국의 기후과학자들이 이제 세계적인 기후 연구에서도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본다.

부산대 기후과학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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