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영국의 대표적 사전 중 하나인 콜린스는 2021년 올해의 단어로 NFT(Non-Fungible Token)를 선정했다. NFT는 위가 불가능의 데이터 분산 처리 기술인 블록체인을 통해 소유권과 판매 이력 등 정보를 관리하는 가상자산이다. 디지털 공간에서 생성된 사진 캐릭터 영상 게임 아이템 등 무한 복제가 가능한 콘텐츠에 대해 원본임을 증명하는 디지털 등기등본인 셈이다.
CJ올리브네트웍스가 지난 2일 두나무의 NFT 거래 플랫폼에 올린 류재춘 화백의 ‘월하 2021’ NFT 에디션 200개가 하루도 채 안 돼 모두 팔렸다고 한다. 이는 류 화백의 대표 연작인 ‘월하’를 디지털 콘텐츠로 재탄생시킨 국내 최초의 한국화 NFT다. 인공지능(AI) 채색 기술을 활용해 작가 특유의 색상과 한지의 색감을 유지하면서 전통 수묵화에서 찾아보기 힘든 컬러를 입혔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미술품뿐만 아니라 엔터테인먼트사, 플랫폼사들이 앞다퉈 NFT를 도입하고 있다. 특히 게임업계의 시장 참여가 뜨겁다. NFT로 게임아이템의 소유권을 명확히 할 수 있고 이용자는 게임을 하며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플레이투언’(P2E)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사실 NFT가 새롭게 등장한 개념은 아니다. 2017년 캐나다의 한 기업이 개발한 게임 ‘크립토키티’로 주목받은 바 있다. 이용자가 NFT 속성의 다양한 가상 고양이를 수집하고 교배해 자신만의 희귀한 새끼 고양이를 만드는 게임이었다. 당시 암호화폐 가치가 폭락하면서 이 게임은 외면받았다. 하지만 최근 현실과 가상이 혼합된 세계 메타버스가 급부상하고 디지털 자산의 희소성이 높아지면서 NFT가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
NFT는 2019년 ‘블록체인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된 부산시의 미래 산업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부산블록체인산업협회가 지난달 연 전시회 ‘NFT 부산’에서는 MBC 무한도전 영상인 ‘무야호’ 영상작품이 950만 원에 낙찰되는 등 24점이 경매로 완판됐다. 블록체인 산업 생태계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결합해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든다는 점에서 일자리 창출 효과도 크다. ㈜온더 ㈜바오팝파트너스 등 블록체인 기업들이 본사를 부산으로 옮긴다고 하니 지역경제 발전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앞으로 가상자산과 NFT의 인기가 실체 없는 광풍으로 사라질지, 메가 트렌드가 될지 아무도 알 수 없다. 하지만 이미 가상과 현실세계가 공존하는 시대가 온 만큼 NFT와 블록체인이 부산경제의 혁신 아이템이 되도록 다양한 정책 지원을 모색해야 할 때다.
이은정 논설위원 ejle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