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이상이 칼럼] ‘인구 대통령’과 가족정책 투자 절실한 이유

  • 이상이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정책위원장
  •  |   입력 : 2021-12-09 19:11:42
  •  |   본지 1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인구위기가 심각하다. 2005년부터 대통령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운영되고 있지만, 상황은 악화일로다. 경제·복지 체제의 지속가능성이 심각하게 위협받을 전망이다. 그런데 정치인을 비롯한 많은 국민은 이 문제를 피상적으로 이해하거나 애써 외면하는 경향이 있다. 이제 인구위기의 실체와 진실을 직시해야 한다. 대통령이 되겠다는 분들부터 심각성을 정확하게 알아야 하고, 인구위기 대응 의지를 담아 ‘인구 대통령’을 선언해야 한다.

인구위기의 핵심은 저출생이다. 합계출산율은 한 여자가 가임기간(15~49세)에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말하며, 전체 인구수가 그대로 유지되려면 2.1이 돼야 한다. 1955년의 출생아 수는 90만8134명이었고 합계출산율은 6.33이었다. 1959년부터 연간 출생아 수 100만 명 시대가 열렸고, 1971년까지 13년간 이어졌다. 1971년 출생아 수는 102만 명에 합계출산율은 4.54이었다. 이후 빠르게 감소했다. 1985년엔 65만5000명이 태어났고 합계출산율은 1.66이었다. 2002년 출생아 수는 49만6911명(합계출산율 1.18)으로 50만 명대가 무너졌다. 2017년엔 전년 대비 약 5만 명이나 적게 태어나 출생아 수(35만8000명, 합계출산율 1.05) 40만 명대가 무너졌다. 2018년의 출생아 수와 합계출산율은 각각 32만7000명과 0.98, 2019년엔 각각 30만3000명과 0.92, 그리고 2020년에는 출생아 수(27만2000명) 30만 명 선이 무너졌고 합계출산율도 0.84로 떨어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합계출산율 1.7을 ‘저출산 기준선’으로, 1.3을 ‘초저출산 기준선’으로 삼고 있다. 그래서 선진국들은 합계출산율이 1.7 아래로 떨어지지 않도록 정책적 노력을 경주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이미 1985년에 합계출산율이 1.7 아래로 떨어졌고, 2002년에 합계출산율 1.18을 기록한 후 지금까지 19년 동안 한해의 예외도 없이 초저출산 상태를 이어왔다. 인류 역사에서 이런 나라는 없었다. 2017년 9월 한국을 방문한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한국을 ‘집단자살(collective suicide) 사회’라고 불렀다. 해마다 전년에 비해 아이들이 수만 명씩 덜 태어나는 나라, 젊은이들이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는 나라는 확실히 집단자살 사회가 맞다. 그럼에도 우리는 경제·복지 체제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적절하고 실효성 있는 대응을 추진하지 않고 있다. 지금 ‘인구 대통령’이 중요한 이유다.

그렇다면 인구 대통령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경제정책(공정과 혁신)과 사회정책(보편과 적극)의 유기적 통합이라는 ‘보편적 복지국가’의 작동 원리를 제도적으로 실천해야 한다. 이것을 저출생 인구위기와 관련지어 정리하면, ‘가족정책에 대한 올바른 관점 속에서 관련 제도를 확립하고 재정투자를 획기적으로 늘리는 것’이다. 가족정책의 핵심을 살펴보자.

첫째, 탈상품화 수준을 높여야 한다. 누구라도 생존을 위해 노동시장에서 자신의 노동력을 상품화하지만, 질병·실업 등의 사회적 위험에 처하면 노동력의 상품화가 어려워지고 소득의 단절을 겪게 된다. 이런 위험에 대한 대응이 바로 복지국가의 보편적 복지인데, 이를 통해 탈상품화가 가능해진다. 문제는 수준이다. 우리나라는 실질적 보편주의 원칙을 구현하기 위해 탈상품화의 수준을 OECD 평균까지 빠르게 높여야 한다. 그래서 복지 필요가 존재함에도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이 없도록 해야 하고, 급여 보장 수준도 국제적 기준에 맞도록 높여야 한다. 그럴 때라야 복지국가가 정당성을 획득하게 된다.

둘째, 탈가족화 수준을 높여야 한다. 탈가족화는 ‘가족에게 필요한 각종 돌봄 서비스를 제도적으로 국가가 책임지고 제공하는 것’이다. 즉, 돌봄을 사회화함으로써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를 어렵게 하는 가족 내 돌봄 책임을 해소하려는 것인데, 이를 통해 남녀 모두가 돌보고 모두가 일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대표적인 정책으로 국가적 아동보육 및 돌봄 체계의 확립을 들 수 있다. 탈가족화 수준이 높은 나라일수록 성 평등 수준이 높고, 부모 모두의 노동권이 잘 보장되어 있고, 합계출산율도 높다.

셋째, 가족화 수준을 높여야 한다. 가족화는 ‘부모가 직접 돌볼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을 말한다. 모성휴가 및 육아휴직, 아버지 할당제를 통한 남성의 아동양육 참여 등이 여기에 속한다. 유의할 점은 탈가족화(돌봄의 사회화)가 가족정책의 핵심이 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탈가족화의 제도적 확립 위에서 가족화 정책이 함께 구사되도록 해야 한다. 선택의 자유 원리에 따른 가족화 지원 정책을 지나치게 강조할 경우에는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가 어려워지고, 이것이 결혼과 출산을 미루거나 아예 하지 않도록 하는 유인으로 작용한다.

올봄에 나온 ‘제4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과 ‘제4차 건강가정기본계획’에는 저출산 관련 가족정책이 멋지게 묘사되어 있다. 그런데 잘 될 것 같지 않다. 인구 대통령과 인구 부총리가 빠져 있기 때문이다. 정치사회적 공론과 에너지의 거대한 결집 없이는 인구위기로부터 지속가능한 삶을 지켜내긴 어렵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정책위원장·제주대 교수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가을야구 못간 롯데 자이언츠, 정규시즌 3위 승부처돼 난감
  2. 2니가 치면 나도 친다…프로야구 막판에 안타왕 쟁탈전
  3. 3조경태, 9일 봉하마을서 盧 참배…與 사하을 기초의원들 “복당 반대”
  4. 4성장이냐 쇠퇴냐…부산이란 도시 운명은 이것에 달렸다
  5. 5양산선 개통 코앞인데…인력 충원 없다
  6. 6부산 복덩이 ‘부캉이’ 대선소주 모델됐다(종합)
  7. 7전재수 “2028년 G20 정상회의 유치 도전”(종합)
  8. 8부산이 대륙 끝? 지도 돌려보면 북극항로 시작점
  9. 9AG 4개의 金 호령한 바다의 왕자…“다음은 올림픽 포디움”
  10. 10김희정 의원 ‘대주주 회생동의 촉구’ 국제신문 농성장 찾아 응원
  1. 1조경태, 9일 봉하마을서 盧 참배…與 사하을 기초의원들 “복당 반대”
  2. 2김희정 의원 ‘대주주 회생동의 촉구’ 국제신문 농성장 찾아 응원
  3. 3부산 기관장 후보 김태호·김명수, 시의회 인사청문서 부적격 판정(종합)
  4. 4李대통령 “능력 안되면서 큰자리 요구하다 안 되니 내부 공격”
  5. 5‘정청래 비자 보류’에 민주당은 유감…국힘 “한미동맹 균열”
  6. 6“여야 협치로 市 조직개편·추경 성과…다음은 민생·PK 초광역”
  7. 7이 대통령 지지율 직전과 같은 37%…민주당 35%, 국민의힘 26%
  8. 8李대통령 “우리 말과 글의 힘이 곧 대한민국의 경쟁력”
  9. 9박형준, 퇴임 후 첫 공개 행보… 총선엔 “아직 생각 없다”
  10. 10인천 해수욕장서 北유실지뢰 54일만에 또 발견.. "안전 유의"
  1. 1부산 복덩이 ‘부캉이’ 대선소주 모델됐다(종합)
  2. 2전재수 “가덕 공사비 증액 법 개정 조속 통과…소급적용도 추진”
  3. 3산은 회장 “통합 LCC 본사 부산행 결정 땐 적극 지원”
  4. 4부산 찾은 외국인 올 1~8월 343만 명 돌파…프랑스 관광객 작년보다 111%↑
  5. 5[뉴스 분석] 수도권, 가덕신공항 또 트집…국책사업 발목 자성 촉구 목소리(종합)
  6. 6태웅, 1년 갈등 ‘봉합’…노사정 상생협약 체결
  7. 7‘극지해양 독후감’ 공모전 대상 고등부 김세형, 대학·일반부 하웅 씨
  8. 8부산항 오는 배 위치 실시간 확인
  9. 9지자체 ‘비상금’ 3년새 반토막…국고사업 매칭비는 23% 늘어(종합)
  10. 10[증시와이드] 실적 유지·턴어라운드 종목 선별 접근을
  1. 1양산선 개통 코앞인데…인력 충원 없다
  2. 2전재수 “2028년 G20 정상회의 유치 도전”(종합)
  3. 3동백전 캐시백 상향해 상권 온기…부산형 청년사다리 박차
  4. 4골목길 외국어로만 채운 간판 15개…위법입니다
  5. 5김영광, 보복 운전 사과 “운전 습관 돌아보겠다”
  6. 6김척수 구청장 후보자 수사 7개월째 표류
  7. 7특혜 논란에도…엘시티 투자이민제 13년 실적 고작 2건
  8. 8“크루즈 관광객 동선, 부산항서 이바구길까지 넓힐 것”
  9. 9부산 동백중 교사와 학생 “우리는 와플처럼 달콤한 사이”
  10. 10박완수, 우주항공·SMR 기반 메가 특구 공들여
  1. 1가을야구 못간 롯데 자이언츠, 정규시즌 3위 승부처돼 난감
  2. 2니가 치면 나도 친다…프로야구 막판에 안타왕 쟁탈전
  3. 3AG 4개의 金 호령한 바다의 왕자…“다음은 올림픽 포디움”
  4. 4김영광, 보복 운전 사과 “운전 습관 돌아보겠다”
  5. 5막 오른 ‘HJ중공업·동부건설 챔피언십’…최예본·한아름 공동 선두
  6. 6“핸드볼 8년 만의 아시안게임 金…맏언니로서 기뻐”
  7. 7SON A매치 최다골 대기록에도…뒤숭숭한 韓축구
  8. 8하현승, 계약금 16억에 키움 입단
  9. 9김도영 굳히기냐, 힐리어드·오스틴 뒤집기냐
  10. 10롯데, KIA에 4-12 패…8회 7실점 ‘와르르’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원자력 청출어람, 스승을 가르치다
‘인공지능 정렬’ 골든타임 놓치지 말라
국제칼럼 [전체보기]
누구도 법 앞에 국민보다 ‘더 평등’할 수 없다
배지의 실력행사
기고 [전체보기]
거장은 떠나도, 오케스트라는 남아야 한다
전문대학을 소개합니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히말라야의 경고
도청도설 [전체보기]
배우 한선화
유튜브 쇼츠 정치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B형 간염 ‘바이러스 수치’에 ‘급여’ 맞춰야
‘공동선(Common Good)’으로서 간병 복지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삼전 영업익 107조 시대…미래기금 지방우대 필요하다
‘부캉이 열풍’이 던진 부산관광 활성화의 과제
세상읽기 [전체보기]
빚을 물려받는 사회
부자(富者)가 되고 싶다면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아트부산, 숫자 이후의 질문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행위별수가제와 인두제, 오해와 진실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금가락지가 땅에 떨어진 형국, 곡전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
무(武)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