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봄과 음악

  • 하순봉 작곡가
  •  |   입력 : 2022-03-29 19:23:06
  •  |   본지 2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올해는 봄이 늦다. 추위도 길었고 봄 가뭄도 심했다. 무엇보다 질병과 전쟁으로 온 세상이 어수선하니 우리의 마음이 봄을 맞이 할 준비가 안됐는지도 모른다. 그래서일까? 목련이다 개나리다 봄꽃을 헤아리는 그런 여유를 올해는 나도 모르게 잊어버렸다. 계절은 우리를 기다려 주지 않는데 어느새 봄도 지나가고 있다.

이백의 ‘춘일취기언지’.
예로부터 봄은 작곡가들이 가장 즐겨 음악으로 표현했던 계절이다. 봄의 음악 중 최고는 단연 비발디의 사계 중 봄이다. 한국인이 가장 많이 선호한다는 통계가 있다. 슈만도 교향곡 1번에 ‘봄’이란 부제를 붙인다. 장인이자 스승인 비크의 반대를 무릅쓰고 클라라와 결혼한 슈만의 행복하고 희망에 찬 모습이 이 교향곡에 잘 나타나 있다. 하이든의 현악4중주 ‘종달새’도 봄을 노래하고, 영국의 작곡가 본 윌리암스도 관현악곡 ‘종달새의 비상’을 남기고 있다. 그리고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봄의 소리왈츠’나 멘델스존의 ‘봄노래’도 빠질 수 없는 봄의 단골곡이다. 봄을 노래한 가곡은 셀 수 없이 많다. 홍난파의 ‘봄처녀 제 오시네…’란 우리 가곡이 입가에 맴돈다.

슈베르트는 특히 봄에 대한 노래가 많은데 연가곡 겨울나그네에서 ‘봄의 꿈’을, 백조의 노래에서는 ‘봄의 동경’을 남기고 있다. 그의 어둡고 슬픈 노래들 속에서 봄은 마지막 희망의 돌파구가 아니었을까? 독일계 영국작곡가 프레데릭 딜리우스는 실내악 ‘봄의 첫 뻐꾸기 소리를 들으며’란 아름다운 작품을 남기고 있다. 그의 음악은 주로 자연을 노래하는데 플로리다와 스칸디나비아, 프랑스의 시골에서 살았던 그의 코스모폴리탄적인 삶이 자연스럽게 작품에 투영된 결과이다. 한 폭의 수채화 같은 음악이다. 봄을 가장 강력하게 표현한 곡이라면 단연 스트라빈스키의 발레음악 ‘봄의 제전’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미술의 야수파가 연상되는 이 강렬한 음악은 처녀를 제물로 바치는 러시아 이교도 의식을 그리고 있다. 초연 당시 강력한 불협화음과 리듬으로 큰 충격을 주었던 현대음악의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그리고 이십세기 미국을 가장 대표하는 작곡가 아론 코플랜드의 발레음악 ‘애팔래치아의 봄’도 유명하다. 마샤 그레이엄의 의뢰로 작곡된 이 작품은 펜실베니아주의 한 농가의 결혼식을 통해 젊은 부부의 희망과 인생을 노래하는 밝은 곡으로 퓰리처상도 받았다.

슬픈 봄의 노래도 있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는 유작 ‘네 개의 마지막 노래’ 중 제2곡 ‘봄’에서 봄의 아름다움에 취한 채 세상에 이별을 고하고 있다. 말러의 교향곡 ‘대지의 노래’도 사무치게 아름답고 심오하고 슬프다. 총6곡 중 이백의 시에 기초한 제5곡 ‘봄에 술 취한 자’에서 역시 봄이 노래되고 있다. 이 당시 말러는 딸의 죽음과 본인의 건강, 직장 등 인생의 큰 타격을 동시에 받았다. 말러는 평생을 치열하게 음악으로 구원받으려고 했으나 여기에선 담담한 삶의 관조가 보인다.

‘세상사 꿈과 같은데 어찌해 괴롭게 사는가? 술에서 깨어 정원을 보니 새가 꽃 사이에서 울고 있네. 지금이 무슨 계절인가 물어보니 봄바람이 꾀꼬리와 말하고 있네’.(이백, 춘일취기언지)

올해의 봄은 말러의 음악이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마냥 우울할 수 만은 없지 않은가? 봄은 그래도 희망이고 소망이다. 오늘은 모처럼 창문을 활짝 열고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스프링’을 들으며 하루를 시작해 보려 한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정부, 공연장 겸 돔구장 추진…북항 돔 아레나 ‘기회’
  2. 2폭발음 뒤 불길…인근 7000명 대피(종합)
  3. 3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4. 4부산시, 퐁피두 분관·라 스칼라 공연 백지화(종합)
  5. 5[단독] “어? EBS서 봤던 문젠데” 부산 고교 118명 중간고사 재시험
  6. 6‘신천지 與 입당 정황’ 친청계 반발…“김 대표, 조사 과정 제대로 밝혀라”(종합)
  7. 7구·군은 맘대로 불법 현수막…민간엔 과태료 폭탄
  8. 8호텔 셔틀 타고 황령산 야경 보러가요
  9. 9이기대 예술공원 사업도 차질
  10. 10변성완·박상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송치
  1. 1‘신천지 與 입당 정황’ 친청계 반발…“김 대표, 조사 과정 제대로 밝혀라”(종합)
  2. 2北 "전날 동해서 2종 잠수함발사 전략순항미사일 시험발사"
  3. 3신임 靑 비서실장에 임광현 국세청장(종합)
  4. 4김민석 격주 부산행 PK 민심잡기…부마항쟁 기념식 찾는다
  5. 5김지용 “정치검사 1호는 尹”…과거 행적 놓고 與 집안싸움(종합)
  6. 6박형준 “새로 할 일 없는 사람들, 전임 시정 뒤집기 집착”
  7. 7여도 야도 농지 전수조사 질타…임대수탁 부작용 등 지적
  8. 8李 대통령 지지율, 2주 전보다 소폭 오른 44%…부정 평가 49%
  9. 9김민석, 강훈식 서울시장 후보론에 “가능성 열려있다”
  10. 10선관위 특검, 중앙선관위 등 7곳 압수수색…투표자수 허위입력 확인”
  1. 1호텔 셔틀 타고 황령산 야경 보러가요
  2. 2올해 자사주 62조 태웠다…‘삼전닉스’ 과반
  3. 3부산 호텔업계 “바가지요금 논란 되풀이 막자”
  4. 4삼전닉스 급락에 코스피 5600선까지 추락…매도사이드카 발동
  5. 5금융사 AI해킹 16곳으로 늘어나…130곳은 ‘보안 미흡’
  6. 6친환경에너지·AI기술 각축…업계 트렌드 읽고 미래로 항해
  7. 7현대차, 인도에 20조 통 큰 투자…생산·연구개발 거점 강화
  8. 8고리 3·4호기, 오늘 계속운전 심의…의결 땐 2035년까지 전력 더 생산
  9. 916, 17일 ‘부산금융주간’…청년교육·세미나 등 다채
  10. 10주가지수- 2026년 10월 14일
  1. 1폭발음 뒤 불길…인근 7000명 대피(종합)
  2. 2부산시, 퐁피두 분관·라 스칼라 공연 백지화(종합)
  3. 3[단독] “어? EBS서 봤던 문젠데” 부산 고교 118명 중간고사 재시험
  4. 4구·군은 맘대로 불법 현수막…민간엔 과태료 폭탄
  5. 5변성완·박상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송치
  6. 6부산도시철 교대인력 공백 떠안은 직원들…현장 아우성
  7. 7市 ‘시간 쪼개기 계약’ 채용 관행 전면 손질
  8. 8부산중수청장 “지방청 중심 수사…기존 검찰 구조와 다를 것”
  9. 9사하구 장림동 아파트 주차장서 화재…승용차 엔진룸서 불길
  10. 10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15일
  1. 1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2. 2인종차별 당한 엄지성…英 경찰 수사
  3. 3[뭐라노] 롯데, 이젠 성찰할 때
  4. 4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5. 5황성빈은 첫 도루왕…끝까지 뜨거웠던 타이틀 경쟁
  6. 6한화, 새 사령탑에 류지현…3년 20억원
  7. 7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8. 8프로야구 한화, 신임 사령탑으로 류지현 국가대표 감독과 계약
  9. 9최동원 어린이 야구교실, 출범 11년 만에 프로선수 배출
  10. 10HJ重·동부건설, 소외층·골프 꿈나무에 3000만원 기부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AI 시대, 부산 R&D의 대전환
원자력 청출어람, 스승을 가르치다
국제칼럼 [전체보기]
사라지는 것, 귀 기울일 것
열린 사회와 그 적들
기고 [전체보기]
거장은 떠나도, 오케스트라는 남아야 한다
전문대학을 소개합니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북극항로, 첫 배보다 중요한 것은 다음 배다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도청도설 [전체보기]
다시 영화의 시간
사형 생중계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요추부 척추관협착증, ‘메포츠’로 극복하기
B형 간염 ‘바이러스 수치’에 ‘급여’ 맞춰야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퐁피두 중단·라 스칼라 보류, 새 문화 대안 필요하다
정부와 정치권, 산은 부산 이전 강력한 의지 보여라
세상읽기 [전체보기]
다민족 사회
부캉이가 북항에 던진 질문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행위별수가제와 인두제, 오해와 진실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금가락지가 땅에 떨어진 형국, 곡전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거울 속의 외계인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