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어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토교통부의 ‘가덕도신공항 건설 추진계획’을 의결했다. 총사업비 13조7000억 원을 투입해 국내 최초의 ‘해상공항’ 형태로 짓고, 2035년 개항한다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정부는 또 가덕신공항 건설을 국가 정책으로 속도감 있게 진행하기 위해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국토 균형발전을 이끌 지렛대인 가덕신공항 건설이 국가 사업으로 진행된다. 2002년 4월 15일 김해국제공항 인근 돗대산에서 발생한 중국 민항기 추락 사고(탑승객 166명 중 129명 사망) 이후 대두된 신공항 건설을 놓고 벌어진 각종 논란이 20년 만에 종지부를 찍었다.

국토부 추진계획은 가덕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 제정에 따라 지난해 5월 착수한 ‘가덕도신공항 사전타당성(사타) 검토 연구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이뤄질 사업의 후속 절차에 대한 밑그림이라고 할 수 있다. 연구용역을 맡은 한국항공대 컨소시엄은 김해공항의 국제선 이전만 전제로 해 가덕신공항의 예상 수요를 2065년 기준 여객 2336만 명, 화물 28만6000ｔ으로 분석했다. 활주로 길이는 국적사 화물기(B747-400F)의 최대 이륙중량을 기준으로 이륙 필요거리(3480ｍ)를 고려해 3500ｍ로 검토했다고 한다. 활주로 배치는 주변 지역의 소음과 선박 운항 피해를 줄이고 24시간 운영이 가능한 동서 방향의 해상을 선택했다.

이 계획은 애초 사업 검토 단계에서 나온 구상과 크게 차이가 난다. 부산시가 제안했던 육·해상 매립 방식이 채택되지 않으면서 공사 기간이 길어져 개항 시기가 계획했던 2029년 12월보다 늦어진 데다 사업비도 종전 예상치(7조5000억 원)보다 2배 가까이로 늘어나게 됐다. 예상 수요도 예측치(4600만 명)의 절반에 그쳤다. 이 때문에 경제성 평가라고 불리는 비용편익분석(B/C)은 0.51∼0.58로 낮게 나온 셈이다. 이 수치가 1을 넘어야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본다는 점에서 가덕신공항 건설 반대 진영의 재검토 주장에 힘이 실릴 가능성도 있다. 무엇보다도 범정부 차원에서 추진 중인 ‘2030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의 핵심 과제인 가덕신공항 2029년 완공 일정에 차질이 생겼다. 국토부가 시 의견을 배제하고 사타 용역을 진행한 결과다.

가덕신공항이 이런저런 문제의 소지를 안고 국가 사업으로 결정된 게 아쉽다. 그래도 차질없는 진행과 조속한 완공을 바란다. 가덕신공항은 김해공항 민항기 추락 사고 이후 2006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남부권신공항’ 건설 검토 공식 지시로 본격 추진됐다. 그동안 정치 논리와 수도권 이기주의가 맞물려 부침을 거듭한 끝에 이번에 결실을 본 것이다. 시는 어제 “엑스포 개최 전 가덕신공항이 조기 개항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제는 기본계획·설계 등 후속 절차를 거치는 과정에서 최적의 건설 방안을 도출해 예산 절감과 사업 기간 단축이 이뤄질 수 있도록 힘을 모을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