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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칼럼] 존재감 있는 해양수산부 장관

‘북항 사태’로 신뢰감 흔들…‘해양강국’ 윤 대통령 공약, 조 장관 전문성 발휘 필요

‘오페라하우스’ 지원 기대

  • 이은정 기자 ejlee@kookje.co.kr
  •  |   입력 : 2022-05-16 19:45:52
  •  |   본지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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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정부가 출범했으나 아직 장관 인선이 마무리되지 못했다. 장관은 행정 각부 소속공무원에 대한 지휘·감독권과 인사권을 가지는 막중한 자리라 검증 과정이 엄격하기 때문이다. 문재인정부 5년을 돌이켜보면 4개 부처에서 역대 최장수 장관이 배출됐다. 홍남기 전 기획재정부 장관, 유은혜 전 교육부 장관,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 문성혁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주인공이다. 특히 해수부는 김영춘 전 장관(1년9개월)과 문 전 장관(3년2개월) 등 2명의 장관이 5년간 부처를 이끌었다. 정책일관성을 위해 장관이 자주 바뀌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는 하나 문 전 장관이 최장수 장관이 된 사연은 부처와 관련 산업 발전에 그리 도움이 되지 못했다.

이는 일종의 불명예다. 교체가 결정된 뒤 지명된 후임자가 비위 의혹으로 낙마하면서 뜻하지 않게 유임됐기 때문이다. 문 전 대통령은 마땅한 후보를 찾기 힘들고 인사청문회로 야당의 공격대상이 될 수 있어 후임자 물색을 포기했다. 이를 두고 해수부 업무는 적당히 방치해도 된다는 뜻이냐며 해양수산 현장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많았다. 문 전 장관은 3년 넘게 해수부에 재임했으나 뚜렷한 업적이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나마 김 전 장관은 해운재건을 위해 현대상선 지원, 한국선박금융공사 설립 등 굵직한 일을 처리했다. 문 전 장관 재임기간 해수부는 존재감이 없는 부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오히려 맡은 일도 제대로 못하는 부처였다.

문 전 대통령은 2018년 3월 북항재개발 현장을 찾아 임기 내에 1단계 사업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 약속은 지켜지지 못했다. 해수부가 지난해 10월 느닷없이 트램 차량 비용을 부산시가 부담해야 한다는 내용의 북항1단계 재개발 제10차 사업계획 변경안을 내놓으면서 1단계 공사 완료 시기가 늦춰졌다. 지난 3월 법제처가 트램 차량 비용은 해수부가 부담해야 한다는 유권해석을 내리면서 시와 해수부의 갈등에 종지부를 찍었다.

문 전 장관은 시가 트램 차량 구입비를 부담해야 하는 근거로 국토부 유권해석을 받았다고 했으나 거짓으로 드러났다. 해수부 자체 판단이었던 것이다. 장관과 해수부 간부의 잘못된 판단으로 중요한 국가사업이 지연됐으나 해수부 내에서 합당한 책임을 진 사람은 없었다. 해수부가 이렇게 미숙하게 일을 처리하다 보니 부처 존폐에 대해 걱정하는 처지에 놓이기도 했다. 그만큼 해수부의 새 수장이 된 조승환 신임 장관의 어깨가 무겁다는 뜻이다.

조 장관은 취임 후 첫 일정으로 지난 13일 오전 6시 부산공동어시장 위판장을 둘러보고 어업인과 간담회를 가졌다. 그는 지난 15일까지 한달간 고등어 금어기이자 어한기라는 것을 모르는 듯 “한산해서 가슴이 아프다”는 발언을 해 뒷말이 나왔다. 사소한 실수라고 감싸기 보다는 현장을 찾기 전 수산업 현안에 대해 공부를 하고 왔어야 하지 않나하는 아쉬움이 든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해운·조선산업 성장을 통해 신해양강국을 건설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한 바 있다. 조 장관도 취임식에서 ‘도약하는 해양경제, 활력 넘치는 바다공동체’를 구현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다짐처럼 국가 해양력을 강화하고 해양수산업 육성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일은 북항 1·2단계 재개발 사업이다. 1단계 사업의 인프라 구축과 2단계 사업의 원활한 추진은 부산의 미래와 시민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반드시 필요한 일임을 강조한다.

특히 조 장관은 인사청문회에서 해양수산부가 부산오페라하우스(총사업비 2500억 원)의 부족한 사업비를 국비나 부산항만공사(BPA) 자체 재원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항만재개발사업은 노후하거나 유휴 상태에 있는 항만과 그 주변지역의 체계적인 개발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수립하는 것이다. 해수부 장관은 일정한 범위에서 항만재개발사업계획에 관한 폭 넓은 재량을 가진다는 뜻으로 장관의 의지가 있다면 오페라하우스 사업비의 지원은 어렵지 않다. 이는 북항1단계 사업내 트램 차량 구입비 논란에서 밝힌 법제처 해석이다.

이런 의미에서 조 장관이 약속한 오페라하우스 건립 지원은 현실성이 높아 기대가 크다. 오페라하우스는 시민을 위한 문화시설이지만 단순한 공연장이 아니다. 시드니 달링하버 내 오페라하우스처럼 중요한 크루즈 관광자원이 될 수 있다.

북항2단계 사업의 차질없는 진행도 조 장관의 중요한 임무다. 국가사업인 2030부산월드엑스포 유치와 연계된 것이므로 계획대로 공사가 이뤄지도록 힘써야 한다. 제 역할을 하지 못한 전임 장관 탓에 과제가 산더미다. 조 장관은 해양수산 관련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고 해양정책실장을 지낸 전문가다. 재임기간 전문성과 능력을 제대로 발휘해 새 정부 내 존재감 있는 장관이 되길 바란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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