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나온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부산지역 결과를 보고 놀랐다. 4년 전 더불어민주당 일색이었던 지역정치의 구도가 완전히 달라졌다. 달라져도 크게 달라졌다. 4년 전 민주당은 부산시와 13개 구의 장을 차지했다. 광역의원 지역구 42석 중 38석을 민주당이 꿰찼다. 하지만 이번엔 국민의힘이 부산시를 비롯 16개구·군 단체장, 광역의회 지역구의 전석을 휩쓸었다. 부산시민의 단호함이 남다르다. 이건 그야말로 민주당을 심판했다고 보지 않을 수 없다. 세상 모든 것은 변한다는 진리를 다시 깨닫는다. 다만 변화의 속도가 갈수록 빨라 두렵다.
변화된 세상에 잘 준비하지 못한다면 앞으로의 4년이 보일 정도로 뻔하다. 필자가 무슨 도를 닦아서가 아니라 최근의 흐름을 보면 이를 바로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자리에 집착하는 것 자체가 우스운 일로 보인다. 인물이 아무리 잘 나도 흐름을 타지 못하면 낙선이 불가피하다. 그러니 한 번 더 해보려고 아둥바둥하는 게 어리석게 느껴진다. 이런 때는 소 걸음처럼 자기의 길을 가는 게 중요하겠다.
이번 선거에 당선된 이들 중 상당수가 초선이다. 16개 구·군 중 재선은 3개 구청장뿐이다. 광역의원 역시 대다수가 초선이다. 기초의원은 과반수가 초선이다.
초선 당선인은 어떻게 해야 할지 매일 고민 중이지 않을까. 물론 시간이 지나면 모두 배우겠지만 시행착오를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동양 정치에 나타난 정치인의 자질을 소개한다.
먼저 주변에게서 많이 듣길 권한다. 자기 의견을 말하기보다 직원의 말을 듣고 생각하는 것부터 출발하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 사실 남의 말을 귀기울여 듣기란 힘들다. 듣는 힘이야말로 내공이 필요하다.
들을 때도 자세가 중요하다. 생각이 다른 데 있다면 들어도 무용지물. 사마천의 ‘사기’를 보면 순우곤과 양혜왕의 이야기가 나온다. 순우곤은 제 나라 사람으로 학문이 넓고 기억력이 좋았다고 한다. 군주에게 충고하고 설득하는 데 뛰어났다. 하루는 양혜왕이 그를 불렀다. 그와 독대했지만 두 번이나 아무 말도 해주지 않았다. 양혜왕이 이를 괴상히 여겨 그를 소개해준 식객을 꾸짖었다. 식객이 연유를 묻자 순우곤은 “왕이 말과 음악에 정신이 팔려 얘기해 줄 수 없었다”고 대답했다. 그 뒤에 두 사람이 다시 만날 때가 있었는데 사흘 밤낮을 대화했는데 왕이 피곤하지 않았다고 한다.
많이 들었으면 깊이 생각하길 추천한다. 결정과 결단의 시간이 있는데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면 잘못된 결정을 할 가능성이 크다. ‘논어’에 보면 ‘학이불사즉망(學而不思則罔)’이라는 말이 있다.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망한다’는 뜻이다. 시민과 구민에게 도움이 되는 일인지, 이로 인한 파장이 크지는 않을지, 내 이익을 위해 결정한 것은 아닌지 등을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결정하는 데 있어 무엇을 근거로 삼아야 할까. 공자는 ‘때’를 강조했다. 공자는 천승(千乘)의 국가를 다스릴 때 필요한 것으로 정성을 다해 일하고, 씀씀이를 절제하며, 적절한 때에 맞춰 정치를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농사일로 바쁠 때 나랏일을 시키면 누가 좋아할까. 백성이 어려울 때 돈을 풀어야 하고, 물가가 뛸 때는 금리를 인상해야 하는 것 또한 때를 고려한 정책이다. 어떤 정책을 결정할 때 시대 흐름에 맞는지를 잘 살펴야 할 것이다.
많이 듣고 신중히 생각해 결정했다면 이제 자기를 돌아봐야 한다. 모든 결정이 옳을 수 없다. 시행착오를 많이 겪을 것이다. 그럴 때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할까. 이번엔 ‘맹자’에 나오는 ‘반구저기(反求諸己)’를 새겨야 할 때다. ‘ 인(仁)이라는 것은 화살을 쏘는 것과 같다. 몸을 바로 한 후에 쏴야 한다. 적중하지 않더라도 남을 원망하지 않고 오히려 자기의 잘못이 없는지를 먼저 살피는 것이 어진 사람이다’. 실패의 원인을 찾을 때 자기부터 성찰하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는 뜻이다. 보통 사람은 남에게서 원인을 찾는다. 난 잘 했는데 저 사람 때문에 일을 그르쳤다고 생각하기 쉽다. 자기부터 잘못을 찾는 사람 주변에는 좋은 사람이 많이 모이지 않을까.
최현진 메가시티 사회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