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화요경제 항산항심] 동남권 경제의 구조적 취약

  • 국제신문
  •  |   입력 : 2022-06-13 19:51:15
  •  |   본지 22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동남권 경제의 어려움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2011년 이후 부울경 제조업은 음의 성장을 기록한 해가 양의 성장을 한 해보다 더 많았다. 수출 의존적인 경제 구조 속에서 수출 시장의 성장 정체, 저가격 경쟁자들의 세계시장 진입, 전통산업의 재구조화가 지체된 결과다. 반면 부울경을 성장시킬 미래 산업의 신규투자는 정체되고 제조업을 대체할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의 육성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코로나19로 가장 큰 충격을 받았던 2020년의 경제 성적표 역시 동남권 경제의 취약성을 보여준다. 2020년 지역경제성장률(GRDP)을 보면 울산 -7.2%, 제주 -6.6%, 경남 -4.1%를 기록했다. 부산은 -2.9%로 인천, 경북과 함께 그 다음이었다. 울산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이유는 글로벌공급사슬 충격과 세계수요 정체가 결합된 탓이다.

우리나라 경제는 핵심 원료를 세계시장으로부터 수입하기 때문에 글로벌 시장의 교란이 있을 때 큰 영향을 받는다. 부품 소재의 경우 중국 일본 미국 독일 의존도가 압도적으로 높다. 에너지 철강 등 핵심 원자재도 거의 전량 수입한다. 동남권의 경우 석유화학 산업, 금속·철강 산업이 후방 산업을 구성하고 자동차 조선 기계 산업이 전방산업을 구성하기 때문에 주요 원자재 가격 변동은 지역 산업 수익성에 큰 영향을 준다.

2019년 이후 동남권 제조업은 장기 침체 이후 미세한 반등의 가능성을 보였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세계시장 축소, 물동량 감소, 공급사슬 교란으로 큰 충격을 받았다. 2021년 이후 조선업에서의 발주량 증가, 세계적인 경기 반등에 힘입어 세계 수요 회복으로 돌아서는가 싶었지만 올해 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다시 공급충격을 받고 있다. 이번에는 에너지 및 식량가격 폭등으로 비용인상형 인플레이션에 직면하고 있다. 지난 수년간의 장기 침체로 현금 흐름이 좋지 않았던 기업들은 다시 수익성 악화를 경험하고 있다.

세계시장이 정체되어도 경기도는 4~5% 성장률을 기록하고 코로나19에서도 양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경기도는 경제의 디지털화의 핵심 부품인 반도체 및 관련 부품의 세계적인 공급 기지이기 때문이다. 디지털화는 정보통신 관련 산업에만 영향을 주는 게 아니다. 미래자동차 로봇틱스 항공우주 관련 장비 등 동남권의 주력 제품군에서도 디지털화는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이들 산업의 성장조차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전장화에 크게 의존한다는 의미다. 모든 산업에서 제품의 전장화가 급속히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동남권의 장기침체를 글로벌 공급사슬의 위기와 세계시장의 성장 정체 탓으로만 돌릴 수 없다는 의미다. 배터리 운영체계 디스플레이 등 동남권 제조생태계에서는 생소한 요소들이 자동차 기계 조선 산업의 성장에도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제조생태계가 크게 변화고 있지만 동남권은 이에 대한 준비가 되지 않았다. 향후 경기 회복 국면으로 진입한다고 해도 전장화 기반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는다면 경기 반등의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 동남권 제조업의 침체는 근본적으로는 산업구조 자체의 취약성에서 비롯되었다.

197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형성되기 시작한 동남권 제조업은 한국 산업화를 이끈 주된 동력이었다. 제조업 기지인 울산과 창원은 1인당 GDP에서 언제나 전국 최고를 기록했다. 2010년대 이전까지 이 체제는 안정적으로 작동했다. 글로벌공급망의 구축으로 제조 비용도 낮아지고 중국 경제의 급속한 성장으로 시장도 꾸준히 증가했다. 동남권 제조업체들이 중국 산업에 필요한 중간재를 공급했기 때문이다. 경제 전체로든 산업이든 체계가 안정화되면 지속성을 띤다. 너무 큰 성공은 구조 변화에는 장애 요소가 될 수 있다.

미중, 미러 간 지정학적 갈등으로 인해 글로벌공급사슬로부터 충격을 받고 있다. 미중, 미러 갈등이 신냉전으로 진화될 경우 이는 장기적으로 한국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또한 동남권 제조업은 경제의 디지털화, 전장화에 대한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과거 동남권 경제의 지나친 성공은 산업 구조변동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필요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도록 했다. 현재의 장기 침체는 이의 결과다. 눈을 크게 뜨고 위기의 심각성을 고민할 때이다.

남종석 경남연구원 연구위원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오늘이슈

 많이 본 뉴스RSS

  1. 1[도청도설] if, 손아섭
  2. 2전국 언론인 청와대 앞 집결…“국제신문 대주주 엄벌” 촉구
  3. 3부산에 엔비디아 전용 생산라인 선다(종합)
  4. 4[포토에세이] 가을의 꽃 코스모스
  5. 5부산 재정자립도 1위 강서구, 생활임금 도입 나홀로 거부
  6. 6되돌아와 수로 출구 앞에서 맴도는 부캉이
  7. 7북극항로 개척자 “유빙·극한환경서 새 희망 봤다”
  8. 8공공 건설현장인데…추락 안전망 없고 감독 태만 부지기수
  9. 9[시사난장] 중국 굴기와 한국 외교의 ‘새판’
  10. 10가덕 공사비 증액 ‘강제’ 아닌 ‘권고’…법개정 정부 초안 논란
  1. 1가덕 공사비 증액 ‘강제’ 아닌 ‘권고’…법개정 정부 초안 논란
  2. 2北 “국경선 확성기 외 새 대응수단 대기” 연일 대남 협박(종합)
  3. 3최길수 특별감찰관 청문보고서 채택
  4. 4李대통령 지지율 소폭 상승해 40% 회복…부정평가는 50%
  5. 5이 대통령, 최길수 특별감찰관 임명
  6. 6공소청 첫 국감 ‘李 공소 취소’ 공방…檢 총장 대행 “검토·지시 한 바 없어”
  7. 7[속보] 국정원 "김정은 사망설 허위" 국회 정보위에 보고
  8. 8‘남북 MDL 상호확인·군통신선 복원’ 정부, 군사회담 北에 제안
  9. 9김민석, 소방노조 만나 “정책·예산으로 안전·처우 개선” 약속
  10. 10금융위원장 "산은 부산 이전 하지 않는 것으로 정리" 파장
  1. 1부산에 엔비디아 전용 생산라인 선다(종합)
  2. 2북극항로 개척자 “유빙·극한환경서 새 희망 봤다”
  3. 3로그인 없이 서버장악 가능…전 세계 ‘PHP’ 보안 비상
  4. 4부산시대 연 HMM, 올해만 6조원 투자
  5. 5[한 손 뉴스] 낙상·실종 막는 ‘스마트신발’…부산TP, 노약자 지원 확대
  6. 6서낙동강 수변입지에 4Bay 구조…실속 갖춘 59㎡ 단일평형 차별화
  7. 7부산 온 인도 구자라트주 대표단, 지역기업과 조선·금융 협력 모색
  8. 8부산건설사·대기업, 상생협력 머리 맞댄다
  9. 9한은 기준금리 3% 동결…긴축 유지, 속도조절 속 내달 다시 인상 가능성(종합)
  10. 10흑백요리사 셰프, 국내산 수산물 해외 홍보 나섰다
  1. 1전국 언론인 청와대 앞 집결…“국제신문 대주주 엄벌” 촉구
  2. 2부산 재정자립도 1위 강서구, 생활임금 도입 나홀로 거부
  3. 3되돌아와 수로 출구 앞에서 맴도는 부캉이
  4. 4공공 건설현장인데…추락 안전망 없고 감독 태만 부지기수
  5. 5[속보] 여전히 수로 주변 배회하는 ‘부캉이’…“환경 적응하면 바다로 간다”
  6. 6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23일
  7. 7부캉이 머물던 북항서 기름 유출…8시간째 모습 안 보여
  8. 8[속보]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 오세훈 2심 무죄
  9. 9구조하다 놓친 익수자 숨진 채 발견
  10. 10부산교통공사 노사, 파업 직전 잠정 합의…도시철도 정상 운행
  1. 1종합 6위 부산, 고른 활약에도 아쉬움
  2. 2만년 꼴찌 삼성 선두 ‘파란’…前 챔프 KCC 최하위 ‘수모’
  3. 3쇼트트랙 전설 최민정의 마지막 질주
  4. 4‘성폭행 의혹 제기’ 초교후배…기성용에 1억 배상해야
  5. 5‘높이’ 키운 BNK썸, 2년 전 영광 재현 노린다
  6. 6호랑이 발톱 세운 김도영…돌아온 사자 포효 최형우
  7. 7축구협회장 선거, 12월 18일 추진
  8. 8요트 하지민, 레이저급 정상…전국체전 16연패 역사 쓰다
  9. 9부산시설공단 여자핸드볼팀 전국체전 2년 연속 금메달
  10. 10마무리 캠프 코앞인데…롯데 감독·단장 인선 언제쯤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진짜 질문의 시작
AI 시대, 부산 R&D의 대전환
국제칼럼 [전체보기]
원칙이 흔들린 대가
‘빵과 책’·양자경·강말금 그리고
기고 [전체보기]
‘2028 세계디자인수도 부산’의 과제
배의 피부를 지키는 기술은 도장이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AX·반도체 전시회 5개 동시에 열렸는데…
북극항로, 첫 배보다 중요한 것은 다음 배다
도청도설 [전체보기]
if, 손아섭
교육이라는 희망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25년을 간직한 리플렛 세 장
요추부 척추관협착증, ‘메포츠’로 극복하기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기초의회 의정비 증액, 합리적 기준이 필요하다
특별감찰관 부활, 임명보다 실질적 감찰이 중요하다
세상읽기 [전체보기]
‘이불 킥’의 순간에 도움 될 심리학 지식 한 스푼
문화예술의 시대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대규모 대미 투자, 기회인가 위협인가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사람은 갔어도 명당은 남아 있다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청년 떠나는 지방, 수도권 인구 분산해야
거울 속의 외계인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