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거리 두기가 해제되면서 부산경제가 빠른 속도로 활기를 되찾고 있다. 썰렁했던 도심의 거리가 사람들로 북적이면서 입가에 미소를 머금은 시민은 보다 나은 내일에 대한 기대로 가득 차 있다. 더욱이 2030 월드엑스포 유치 노력이 신문과 방송 등 언론에 연일 보도되면서 부산이 다시 대한민국의 중심도시로 우뚝 서게 될 것이라는 희망이 부풀어 오르고 있다. 그런데 한편에서는 곡소리가 날 정도로 가중되는 경제적 어려움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아우성이다. 이게 어찌 된 일인가.
지난 2년 이상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가까스로 탈출을 시도하던 부산경제가 이제는 높은 금리와 물가상승압력, 그리고 경기의 급격한 둔화로 한 치 앞을 예측하기 어려운 캄캄한 터널로 들어가고 있다. 부산 사투리로 “우째 되는지 통 정신을 못 차릴 지경”이다. 이른바 고물가와 경기둔화로 글로벌경제의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이다. 지난 5월 부산의 물가상승률은 5.0%로 2008년 이후 가장 높았으며 설비투자는 전년동기대비 무려 20.8% 줄어 부산경기도 빠르게 하락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부산의 대표적인 산업인 부산항의 컨테이너 처리실적도 큰 폭으로 감소해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폭되는 상황이다.
물가상승압력, 즉 인플레이션은 지난해 초부터 미국을 중심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코로나19 대응과정에서 대다수의 정부와 통화당국은 과감한 재정확대 및 통화팽창정책을 실시하여 경기침체의 억제, 나아가 경기회복을 위한 정책적 노력으로 지난해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기대 이상으로 높게 나타나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처음으로 제기되었다. 미국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는 코로나19의 확산으로 경기가 더디게 회복함에 따라 미국도 비상경제정책을 정상화할 수 없어 양적 완화와 제로금리 등 확대적 통화정책이 금년 초까지 이어지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었다.
그런데 올해 초 전혀 예상하지 못한 비경제적인 충격이 원유와 곡물의 중심지에서 전쟁이라는 형태로 발생하여 원유와 원자재 그리고 주요 농산물의 가격이 급등하자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총수요 확대정책으로 경기회복과 물가상승압력이 나타나는 시점에 원유 등 비용상승요인으로 총공급이 감소하면서 물가상승압력이 가속화되고 경기둔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최악의 상황인 스태그플레이션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응하여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준은 정책금리인 연방기금금리를 최근 한꺼번에 0.75% 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하여 글로벌경제의 불확실성을 더해주고 있다. 또한 파월 연준 의장이 경기의 침체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세계주요증시가 크게 하락하기도 하였다. 이에 따라 글로벌경제에 편입되어있는 부산경제는 고금리, 고물가, 그리고 고환율의 삼중고에 직면하여 심각한 어려움에 처해있다.
경기침체를 동반한 고물가 현상 스태그플레이션을 극복할 수 있을까. 이미 2020년 코로나 팬데믹 극복과정에서 재정 및 통화 등 총수요관리정책은 거의 소진되어 추가적인 정책수단이 바닥을 보이고 미중 갈등의 지속, 미러 대립 등으로 국제적 정책공조도 어려운 상황이다. 정책수단이 한계에 다다른 느낌이다. 병명은 밝혀졌는데, 치료할 약이 없는 상황, 경제적 코로나19가 세계 경제를 엄습하고 있다. 코로나19 방역에서 경험했듯이 치료 약이 없을 때 마스크와 사회적 거리 두기가 효과적이었음을 알고 있다. 그러면 현재의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할 마스크와 거리 두기를 찾아야 한다.
과거 경제위기의 징후가 나타날 때 시장을 교란시키는 비정상적인 경제행태가 등장하여 정책을 무력화했으므로 이를 차단할 수 있는 민관 협동 모니터링이 선제적으로 시행되어야 할 것이다. 더욱이 유통구조의 투명성 확보, 자금흐름의 왜곡과 경직성을 예방한다면 불필요한 품귀현상과 가격상승을 방지할 수 있다. 즉 개별 소비자는 불필요한 지출의 억제와 추가비용의 자발적 부담, 정책당국자는 의사결정과정의 투명성과 개방성 확보로 도덕적 해이와 역선택의 문제를 극복한다면 스태그플레이션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보다 따뜻하고 역동적인 경제로 나아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