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헌장에서 청소년은 자기 삶의 주인이며, 인격체로서 존중받을 권리와 시민으로서 미래를 열어 갈 권리를 가진다고 명시돼 있다. 그동안 청소년 관련 학계와 협의회 차원에서 청소년의 건강한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이러한 청소년의 주체적 권리를 지켜주기가 힘든 현실이다.

지난해 1월 부산청소년정책포럼은 부산경실련 30주년 기념사업과 연계해 ‘청소년시설 아르피나, 온전히 청소년 품으로’라는 주제로 청소년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가진 바 있다. 변화와 도약의 기로에 서 있는 아르피나의 역사를 되짚어보고 그동안의 운영을 분석해 차후 운영 방향을 제시한 것이다. 특히 아르피나가 누구의 것이었는지, 누구의 것인지, 누구의 것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발제자(홍봉선·신라대 명예교수)의 논거 방향성을 따라가면서 깊은 울림을 느낄 수 있었다.

아르피나는 탄생 전부터 청소년의 것이었고 청소년이 주인인 공간이다. 아르피나는 사회복지법인에서 청소년 유스호스텔로 출발했으며, 부산시와 부산시 출자기관인 부산도시공사는 그 전신인 애린유스호스텔의 정신과 가치를 존중하고 오히려 더 강화시켜야 함에도 실천하지 못했다. 청소년이 우선되지 못하고 수익사업 위주로 운영되었던 부분에 대하여 온전한 청소년시설로 기능을 회복해야 한다는 주장이 지속되고 있다.

아르피나는 청소년수련시설로 청소년활동을 위한 숙박시설이자 공간이다. 따라서 청소년 수련시설의 운영은 수익성 등을 강조한 일반적인 기업의 운영목적을 벗어나 균형적인 청소년의 성장을 위한 활동의 정책적 수단이자 도구적 개념으로 이해해야 한다. 또한 지역사회에서 안전하고 다양한 청소년활동 공간을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운영되어야 한다.

청소년 분야는 청소년을 건전한 성인으로 성장시켜 사회에 원만히 진입하여 정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국가의 역할과 책무가 강조되지만, 청소년시설의 공공성에 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그동안 청소년 수련시설이 공공가치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필요한 정부 지원이 매우 취약하기 때문에 공공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무엇보다 청소년 활동의 공공적 기능을 인정하고,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을 강화해 재정적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에 부산시가 아르피나의 재정착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기를 기대한다.

또한 아르피나는 공공성 확보와 시설 및 규모적인 측면에서 학교 교육 등 타 분야와의 연계·협력을 통해, 사회적 변화의 중심에서 청소년시설에 대한 지역사회 거점기관으로서의 역할로 점차 확대해나갈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청소년 업무를 담당할 청소년 전담 공무원의 확대와 청소년재단의 설립이 우선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아르피나를 청소년을 위한 수요자 중심의 시설로 전환해야 하며 시설의 가시성 및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청소년을 향해 ‘아름답게 피어라’라는 의미로 이름 붙여진 아르피나가 재정비돼온전히 청소년이 주인인 새로운 아르피나로 거듭 피어나기를 간절히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