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13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1.75%에서 2.25%까지 0.5%포인트나 올렸다. 코로나로 인한 경기침체의 대응 차원에서 역사적으로 가장 낮았던 금리인 0.5%를 1년 3개월간(2020년 5월~2021년 8월) 유지하던 한국은행은 2021년 8월부터 2022년 5월까지 9개월간 0.25%포인트씩 다섯 번을 올린 이후, 이번에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이미 지난 다섯 번의 금리인상으로 인한 이자 부담 증가도 버티기 힘든 상황인데, 이번의 빅스텝은 한계에 다다른 가계나 자영업자, 영세기업들에게 생존의 임계점을 넘기는 트리거가 될 가능성이 우려된다.
역사적 저금리 지속과 재정지출 확대, 부동산 정책 실패 등으로 지난 수년간 전국 부동산은 천정부지로 올랐다. 이러한 상승장에 소위 영혼까지 끌어다 사용한 부채를 안고 부동산을 매입하거나 전세를 사는 가계들에게 금리인상은 가처분소득의 감소 폭탄이다. 자영업자나 영세 기업들 또한 장기화된 코로나 불황을 부채로 겨우 버텨온 상황에서 금리 인상은 생존 위협으로 다가올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행은 금리 인상이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각국들이 동시에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라 불가피하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미국과 비교해 우리의 상황은 여러 면에서 다른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가장 큰 요인으로 지목되는 것이 미국은 전체 가계대출의 97.8%가 만기 15년이나 30년의 고정금리 대출인 반면 우리나라의 가계대출은 82.6%가 기준금리에 연동하는 변동금리라는 것이다. 즉 미국은 금리를 올려도 가처분소득의 감소 폭탄에 따른 소비감소와 이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가 없는 것이며, 신규 가계 대출만 줄어드는 효과가 발생한다.
또한 미국이나 다른 선진국은 코로나 기간에 우리처럼 부동산가격 폭등이나 이에 따른 가계대출의 폭발적 증가 또한 없었다. 한국은 지난 5년간 전 세계에서 GDP 대비 가계 부채 비율이 19.3%포인트가 늘어나 홍콩에 이어 두 번째로 빠르게 증가했다고 한다. 같은 기간 미국은 그 비중이 오히려 0.1%포인트가 줄었다고 한다. 이처럼 이미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빠르게 늘어난 가계부채의 이자 부담 상황에서 수차례의 금리인상에 이은 0.5%포인트의 빅스텝 금리 인상은 임계치를 넘어서는 상황으로 몰고 갈 가능성이 크다. 또한 가계부채의 시한폭탄이 부동산 가격 버블 붕괴라는 폭탄과 동시에 터질 경우 상상하기 힘든 경제위기의 늪으로 끌고 갈 우려 또한 존재한다.
따라서 통화당국은 금리인상으로 인한 물가안정이나 국제금리 격차 완화에 따른 환율안정 효과보다는 금리인상이 가져올 우리 경제의 과거 특수한 상황(가계부채 급증과 부동산 가격 급등)이 불러올 현재의 위험을 더 크게 바라보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실제로 물가상승은 코로나로 인한 봉쇄가 해제되면서 과거 위축되었던 소비가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줄어든 공급 역량이 단기간에 이를 따라오지 못해 벌어지는 일시적 현상일 가능성이 높다. 즉 공급망 확충보다 소비확충이 빠르게 나타나 생기는 일시적 조정과정이라 볼 수 있는 것이다. 공급망의 확충을 위해서는 고용과 설비투자, 원자재 확보 등에 최소 6개월에서 1년 여의 시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초과수요에 따른 높은 가격은 기업들에게 공급과 투자, 고용 확대의 인센티브이자 건강한 시장의 신호체계의 작동으로 봐야 하는 측면이 있다.
마지막으로 물가상승에 따른 소비자들의 부담 증가는 절약과 대체재 수요 등으로 대응할 수 있는 여지가 존재한다. 특히 연료나 식품 등 기초 생필품이 전체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 않은 현 우리나라의 소득과 소비수준에서는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가계가 다수일 것이다. 하지만 금리인상은 일부 고소득 자산계층을 제외한 대다수 중산층 이하의 부담을 무차별적으로 키워 그 경제적 부담이 물가상승으로 인한 부담보다 훨씬 클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물가상승에 대해서는 일부 부담이 클 수 있는 저소득층에 대한 정부 지원확대를 통해 해결하고, 금리인상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이 바람직해 보인다.
정무섭 동아대 국제무역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