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지역화폐 동백전 충전 한도와 캐시백 요율이 대폭 축소되면서 소상공인과 시민이 반발하고 있다. 부산시는 다음 달 1일부터 동백전 충전 한도를 50만 원에서 30만 원으로, 캐시백 요율은 10%에서 5%로 조정한다고 밝혔다. 지역화폐는 발행액의 10%를 할인하거나 캐시백으로 돌려주는 것이다. 동백전 혜택이 줄어든 것은 국비 지원이 쪼그라든 상황에서 실사용자가 대폭 늘어나면서 동백전 발행이 한도에 직면해서다. 시는 올해 동백전 발행 규모를 1조6000억 원으로 책정했으나 상반기에만 발행액이 1조3300억 원으로 연간 계획대비 83%에 이른다. 이는 올해 장기 운영대행사로 부산은행이 선정되면서 은행 지점 창구를 활용해 동백전 가입자를 늘렸기 때문이다. 그 결과, 동백전 실사용자는 이달말 기준 99만 명이다. 시는 추경 예산을 확보해 발행 규모를 2조6000억 원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시의 발표대로 충전한도와 캐시백 요율이 줄면 혜택은 현재 5만 원에서 1만5000원으로 줄어든다. 많은 시민이 ‘10%’라는 캐시백 혜택으로 소형 점포를 이용했다. 인센티브가 줄면 지역화폐 사용이 줄고, 당연히 소상공인의 매출이 감소될 수밖에 없다.

전국적으로 지역화폐 지원 예산은 정부와 자치단체가 공동으로 부담하고 있다. 정부는 2019년 844억 원, 2020년 6298억원, 2021년 1조2522억 원 등을 지역화폐에 지원했다. 올해는 직전 연도보다 절반가량 줄인 6053억 원으로 책정하면서 지역화폐 혜택 축소는 예견된 일이다. 동백전 캐시백 10%에 대한 올해 국비 지원은 전년(1018억 원)보다 반이나 감소한 499억 원에 불과했다.

더욱이 정부가 내년도 지역화폐 예산을 대폭 또는 전액 삭감할 것으로 보여 소상공인의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6일“전국 지역화폐를 중앙정부 예산으로 지원한 데 대해 학계 등 전문가의 많은 지적이 있었고, 예산 편성 과정에서 원점에서 실효성을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역화폐가 지역 사무인 만큼 국가 재정건전성을 위해 국비 지원을 줄이거나 없애야 한다는 논리다. 정부가 국비 지원을 하지 않는다면 지자체가 정부 부담분을 전부 떠안기는 어렵고 결국 지역화폐 규모가 축소되거나 사라질 것이다.

고물가와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동백전은 소상공인과 시민에게 단비 같은 역할을 해왔다. 특히 백화점과 대형마트가 아닌 소형 점포에서만 이용이 가능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취지에도 맞았다. 지역 내 소비 활성화로 소상공인의 매출이 증대되고 지자체 부가가치 세수상승 등 선순환 체계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가 심화하고 있는 마당에 동백전 혜택이 줄어서는 안된다. 재정건전성에 앞서 민생과 지역 경제를 고려해 정부가 국비 지원 확대를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