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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수산칼럼] 대우조선 파업, 산업 체질개선 계기 되길

  • 국제신문
  •  |   입력 : 2022-07-31 19:40:40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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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2일 51일간에 걸친 대우조선해양의 파업이 나름 평화롭게 마무리됐다. 당사자 간의 합의가 됐건 이해관계자 간의 합의가 됐건 아니면 사회적 합의가 됐건 합의가 됐으면 분쟁의 소지는 없어야 하는데, 파업으로 인한 피해자는 대우조선해양이고 파업의 당사자는 하청업체와 그 노조원이어서 이해관계가 복잡하다. 대우조선해양의 채권을 떠안고 어쩔 수 없이 최대 주주가 된 산업은행 입장에서도 해결해야 할 문제가 적지 않다.

파업이 끝나고 나니 ‘일감을 따와도 파업 피해액 8000억’(조선비즈 2022년 7월 22일), ‘파업 끝냈더니 경영진 퇴진론’(연합뉴스 2022년 7월 27일) 등 파업으로 인한 피해만 부각되는 기사가 대부분이다. 또 각종 방송에서 하청노조에 대한 손해배상청구를 포기하면 경영진의 배임죄가 성립된다는 취지의 토론이 주류를 이룬다.

대우조선해양 사태는 대우조선해양과 하청노조의 문제, 하청업체와 노조 간의 갈등으로만 치부할 수 있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우리 조선산업이 가진 구조적 문제가 배경에 있다. 한 중견급 조선소의 경우에 본사 직원이 300여 명 정도 되는데, 조선소에서 작업 중인 인력은 2만8000명이 넘는다고 한다. 선박건조작업의 대부분 공정을 하청에 의존하는 셈이다. 또 최근 언론에서 자주 언급되는 것은 ‘선박 수주량 세계 1위 탈환’이고, 아주 가끔 언급되는 것은 ‘선박 수주에도 불구하고 조선소 적자’라고 하는 소식이다. 심지어는 ‘조선업 최대 성과, 카타르 LNG선 수주 붕괴 역풍 우려’(글로벌이코노믹, 2022년 4월 22일)라는 기사도 있다. 23조 원 규모의 선가에 140척 수주라는 대단한 성과 이면에, 척당 420억 원 적자, 6조 원대 손실이 예상된다는 기사다.

조선산업은 1973년 현대조선소가 설립된 이래 크게 발전해 오면서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는 연간 수조 원의 순익을 내는 효자 산업이었다. 그러나 2007년 금융위기를 계기로 해운과 조선산업이 동반 불황을 겪으면서 세계 3대 조선소가 모두 수조 원대의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노동집약적 산업이기 때문에 고용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조선산업 구조조정이 논란이 되지만, 고용시장에 미치는 영향 때문에 정부의 금융지원에 힘입어 어렵게 10여 년을 버티다가 최근 LNG선 수주를 중심으로 활기를 찾아가고 있다.

수주량은 세계 1위를 달리는데 조선소당 1조 원 이상의 손실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이제는 간과할 수 없다. 과거 영업익을 6% 정도로 운영하면서도 적자가 발생했는데, 최근에는 2% 정도를 예상하고 수주한다는 소리도 들린다. 영업익이 낮아지는 만큼 하청업체에 손실을 돌리게 되고, 이것이 결국 원청업체와 하청업체 사이에 임금 격차를 어마어마하게 크게 만든다. 현재 구조대로 운영되면 적자를 벗어나기는 어렵다. 중국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이 저임금을 무기로 조선업에 뛰어들었고, 컨테이너선 등은 선가가 국제시장에서 어느 정도 정해져 있어서 기술이 아무리 앞서 있어도 국제적 기준에서 크게 벗어난 선가로 수주하기는 어렵다. 적자 수주의 가능성은 줄어들지 않고, 수주량이 늘어날수록 적자의 규모도 커지는 구조가 될 수밖에 없다. 세계 최고 수준의 조선산업을 포기할 수야 없지만 가장 강점을 가진 부분을 중심으로 수익이 창출되는 구조로의 개편은 불가피하다.

반면 하청업체 근로자와 원청업체 근로자의 임금 격차를 수긍할 정도로 조정해야 하는 문제와 함께 적자를 감수하고라도 고용 효과가 더 크다면 산업 규모를 유지할 필요까지 포함한 노동정책적 관점에서의 정책적 검토도 필요하다. 결국 정책적으로는 고용 효과와 기업의 수익률 사이에서 정부가 면밀한 검토를 거치고 산업의 유지 여부와 규모, 고용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조선산업정책이 수립돼야 한다.

정치권에서도 여야의 이해관계를 떠나 여론에 편승하지 않고 과학적인 정책이 수립되고 시행되도록 여유를 가지고 지원해 줄 필요가 있다.

정영석 한국해양대 해사법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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