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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에세이] 도대체 한국인은 어디서 왔나?

  • 국제신문
  •  |   입력 : 2022-08-08 19:54:39
  •  |   본지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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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은 한반도에서 왔다. 어디 다른 곳에서 온 게 아니다. 한반도에서 수만 년간에 걸쳐 만들어진 게 한국 사람이다. 한국인은 아프리카에서부터 퍼진 인류의 한 갈래로 동아시아와 한반도에서 여러 다양한 인족들이 서로 만나고, 혼혈한 결과로 만들어진, 지리적 정치적 유전적 결과로 생겨난 사람들이다. 유전적으로는 아프리카를 포함한 전 세계의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조상들이 섞이고 또 섞여서 만들어진 집단이다. 한국인의 기원에 대한 가장 정확한 과학적 질문은 어디서 왔느냐가 아니라, 한국인을 이루는 유전적 구성이 어떻게 되어 있느냐는 것이다.

한국인의 기원에 관한 문제는 인류학적 고고학적 유전학적 지식으로 추측해도 정답이 없다는 것이다. 완벽한 답이 없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나서, 할 수 있는 가장 정확한 추측은 한국인들의 게놈을 분석하는 것이다. 게놈은 우리 몸속에 있는 60억 쌍의 염기로 되어 있는 기다란 서열이다. 아프리카 유럽 아시아인들의 게놈서열들을 컴퓨터로 비교하면 우리가 서로 얼마나 많이 닮았는지를 알게 된다. 이 닮음을 기반으로 해서 우리의 조상이 누군지를 유추할 수가 있다.

1만 년 전 한반도에 어떤 사람들이 있는가를 알고 싶으면 그 당시 무덤에서 뼈를 파고 그 속의 DNA를 뽑아서 고대인들과 비교하면 알 수 있다. 우리 선조가 누군지를 알 수 있다는 것인데, 이 사람들이 꼭 우리 조상이란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2000년 전에 더 강력한 군사력을 가진 다른 부족이 한국을 점령했을 수도 있고, 거꾸로 한국이 중국을 정복해서 고대 한국인들이 중국에 묻혔을 수도 있다.

최근 가야시대 고대인들의 뼈가 발굴되고, 그 속에서 DNA를 뽑아 1700년 전의 한국인들은 어떤 게놈을 가졌는지를 알게 됐다. 결론적으로 한반도인은 지금의 요하근처에서 확장된 부족들과 동아시아에 전반적으로 흩어져 있던 다른 사람들이 수천 년간 합쳐서 만들어진 인구집단이다. 이번 가야시대 고대인의 게놈을 통해, 지난 수십 년간의 유전학을 통한 한국인의 기원과 이동이라는 큰 문제를 거의 해결했다. 과장하면, 한국인의 기원에 대한 확인 도장을 게놈을 통해서 찍은 것이다.

가야인 게놈은 타임머신을 타고 가서 그 당시 한국인이 도대체 누구였는지를 밝힌 것과 비슷하다. 분석 결과 한국인 기원과 역사는 최소 4만 년 전으로 올라간다. 북경의 한 동굴에서 발견된 티안유안(전원인)인이 동아시아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었다. 이 사람은 심지어 유럽 벨기에의 2만5000년 전 고대인과도 좀 닮았다. 이것은 유라시아 전반에, 이런 종류의 사람들이 다 퍼져 있었다는 간접적 증거이다. 이 티안유안인은 다시 중국 한국 일본 등에 정착한 사람들과 큰 유전적 연속성을 지니는데, 크게 보면 현대 아시아인들이 수만 년 동안 큰 변화 없이 고립 분화 혼혈을 지속적으로 반복해서 형성된 것이다. 가야인 게놈의 특이한 점은, 그전까지 생각하지 못했던 일본계 조몬의 유전적 요소가 있었다는 것이다. 8명 중에서 2명은 특히 많아서, 현대 한국인보다 오히려 일본인에 더 가깝게 보이는데 이것은 당시에 일본 사람들이 가야에 있었다는 것보다 이미 한반도에 수만 년 전부터 있었던, 지금은 조몬계로 불리는 사람들이 가야에도 있었다는 뜻이다. 물론 지리적으로 가까워 문물 교류도 한일 간 많았을 것이지만 지금의 일본인이 모두 서쪽 한반도에서 간 것은 당연하기에, 가야인과 일본인이 닮은 것은 거꾸로 일본인이 가야인을 닮았다는 뜻이다.

백인과 비교하면 한국인이 매우 다르게 보인다. 그러나 유럽인과 한국인은 길어봐야 4만4000년 전에 분화한 인족들이다. 이것은 북경의 티안유안인이 4만 년 전에 살았던 것을 생각하면, 매우 가까운 것이다. 그런데, 현대 중국 일본 한국인은 대충 시간상으로 봐도 겨우 3000년 정도 차이가 나는 그야말로 친척 수준의 가까운 인족이라서 한국인 조상, 중국인 조상이란 구분 자체가 큰 의미가 없다.

게놈을 통한 객관적 과학적 한국인 기원 연구는 단순한 유전적 뿌리의 문제가 아니라, 동아시아 평화 공존에 필요한 철학과 원칙도 제공할 수 있고 우리 자신과 이웃을 더 과학적으로 이해함으로써 더 생산적이고 평화로운 세상을 우리가 만들 수 있다.

박종화 클리노믹스 기술이사·유니스트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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