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더위를 식히는 데 맥주 한잔과 치킨만 한 것이 있을까. 우리 국민 70.8%가 일주일에 한 번 이상 닭고기를 소비(농촌진흥청·2020년 기준)한 데는 치맥의 영향이 크다. 한국인의 소울푸드가 된 치킨 값 논쟁이 뜨겁다. 홈플러스가 지난 6월 30일 출시한 반값 치킨인 ‘당당치킨(당일제조 당일판매라는 뜻)’이 21일까지 40만 마리 넘게 팔렸다. ‘1분에 5마리꼴’이다. 홈플러스의 ‘당당치킨’이 인기를 끌자 이마트는 1통에 9980원인 ‘5분치킨’을 출시했고, 롯데마트도 1.5마리짜리 ‘한통치킨’을 일주일간 반값인 8800원에 선보였다. 대형마트 오픈 시간이면 가격이 1만 원도 안 되는 치킨을 사러 치킨런(치킨을 사기 위해 오픈하자마자 사람들이 몰려오는 것)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마트치킨에 소비자들이 열광하는 모습과 달리 치킨 프랜차이즈들은 ‘미끼상품’에 불과하다며 불편해한다. 프랜차이즈 본사는 그동안 원가 상승을 도저히 버틸 수 없다며 치킨값을 올려왔다. 홈플러스 관계자가 한 유튜브 채널 인터뷰에서 “(치킨을 팔아도) 안 남는다는 말이 이해가 안 된다. 6990원에 팔아도 남는다”고 말하면서 논란은 더 커졌다. 마트는 기존 인력과 시설 매장을 이용하는 만큼 인건비, 임대료 등이 따로 들지 않고 닭도 대량 구매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프랜차이즈 치킨 판매 구조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가맹점주는 닭과 양념 기름 박스 치킨무 등을 원가 이상의 가격으로 사야 한다. 가맹점주는 매장 임대료와 직원 인건비, 카드 결제수수료 등까지 부담하다 보니 2만 원짜리 치킨을 팔면 1500~2000원 정도 수익이 남는다. 프랜차이즈 본사는 가맹점보다 더 많은 이득을 보는 구조다. 가맹점에 원자재를 공급하는 단순한 사업구조지만 시장점유율 1위인 BHC의 지난해 영업이익률(32.2%)은 삼성전자(17%)훨씬 높다.
사실 반값 치킨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롯데마트는 2010년 12월 5000원짜리 ‘통큰 치킨’을 내놔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하지만 치킨 전문점 업주들의 반발로 골목 상권 침해 논란이 빚어졌다. ‘불매운동’이란 거센 후폭풍을 맞으며 일주일 만에 판매를 접었다.
지금은 분위기가 다르다. 올해 물가상승률이 5% 안팎으로 전망되면서 소비자들의 구매력은 떨어지고 있다. 자영업자 보호도 중요하지만 가성비 높은 치킨을 구입하려는 사람이 느는 이유다. 이 참에 왜곡된 치킨 사업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은정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