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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악재만 쌓이는 한국경제, 위기 대응태세 문제 없나

6개월 연속 무역적자에 환율 급등…비상상황 아니란 정부, 현실직시를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2-10-03 19:52:39
  •  |   본지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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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우리나라 무역수지가 37억7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이로써 지난 4월부터 6개월 연속 적자를 보였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25년만에 받은 최악의 성적표다. 올 들어 누적 무역적자는 288억7600만 달러로 통계 작성(1956년) 이후 66년만에 최대치다. 연속 적자의 가장 큰 이유는 에너지 수입액이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달 원유 가스 석탄 수입액은 180억 달러로 1년 전보다 81% 증가했다. 국제에너지 가격 상승에 원화 가치 하락이 겹치며 수입액 증가폭을 더욱 키우고 있다. 잠시 하락하던 국제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감산 움직임에 다시 들썩이고 있다.

에너지 가격상승으로 인한 무역적자와 함께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에 심각한 위기가 닥쳤다. 수출은 23개월 연속 증가세를 유지했으나 둔화 추세가 뚜렷하다. 연초 20% 안팎이던 수출 중가율은 지난달 2.8%로 추락했다. 주력인 반도체 수출이 두 달 연속 줄고,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 수출은 네 달째 감소하고 있다. 반도체는 최대 수요처인 IT제품 판매가 줄어들고 D램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수출 부진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철강·석유화학 등 15대 주요 수출 품목 중 10개 품목 수출이 전년 동월보다 줄었다.

지금의 무역수지 적자는 수입 물가 상승과 해외 시장의 수요 부진이 원인이라 단기간내 회복되기 힘들어 보인다. 게다가 인플레이션이 끝날 때까지 기준금리를 올리겠다는 미국의 태도가 분명해지면서 글로벌 경기침체의 그림자는 짙어지고 있다. 금융시장의 변동성도 심각하다. 코스피는 지난달 30일 종가 기준 연저점인 2155.49에 거래를 마감했다. 같은 날 원·달러 환율은 1430원에 달했다. 반도체 빙하기를 맞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주요 기업들은 투자를 줄이며 비상 경영체제에 돌입한다고 발표했다. 과거의 금융위기나 외환위기가 재발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달 26일 중국 위안화와 일본 엔화 급락으로 제2의 아시아 외환위기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도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우리 정부는 위기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하고 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외환보유액이 국내총생산(GDP)의 4분의1 규모이고, 연간 경상수지는 흑자가 날 것으로 보여 경제위기가 아니라고 밝혔다. 위기를 일부러 조장할 필요는 없으나 경제 컨트롤타워의 상황 인식에 다급함이 보이지 않는다. 중국 일본 등은 고강도 외환시장 개입, 금융안정기금 투입 등 강력한 대응으로 시장 불안을 잠재우고 있다. 반면 우리 정부는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로 올라도 “걱정할 것 없다”더니 1400원으로 급등한 뒤에야 허둥지둥 시장 개입에 나섰다. 위기가 아니라는 추 부총리의 말을 온전히 믿을 수 없는 이유다. 정부는 이제라도 대내외적 악재가 산적해 있는 현실을 직시하고 수출 여건 개선을 위한 규제 개혁, 환율안정 정책 등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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