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김갑수의 생각] 안전하게 내려오는 방법

  • 국제신문
  •  |   입력 : 2022-10-27 19:08:18
  •  |   본지 1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앞으로 어찌 될까. 만나는 사람마다 한숨처럼 내쉬는 나라 걱정이다. 대통령 옹호자들은 말한다. 대통령이 정치를 잘 모르니까, 경제 전문가가 아니니까, 외교 초보니까, 국방이나 안보에는 미처 경험이 없으니까…. 잘할 수 있다고 여겨지는 유일한 분야가 수사인데, 일방 종북몰이 또 다른 한 축으로 부패몰이 수사가 가열차게 진행 중이다. 이름하여 검찰공화국이니 이젠 예언가가 아니어도 앞날을 예견할 수 있다. 극단적 사회갈등의 아수라장이 5년 내내 펼쳐지리라는 것. 그 와중에 한때 ‘자고 일어나니 선진국이 되었더라’ 했던 유행어는 아련한 전설이 될 것이다.

그런데 현 집권세력이 간과하는지 망각했는지 모를 중요한 사실이 하나 있다. 오늘의 한국 위상을 만든 중요한 중심축이 저항문화라는 것. 나라 걱정에 온몸에 휘발유를 끼얹고 분신한 청춘도 많았고, 분연히 감옥소로 끌려간 이들은 이루 헤아릴 수 없다. 몇백만 명이 광장에 모여 항의의 목소리를 낸 것이 불과 몇 년 전의 일이다. 부마항쟁의 여파로 대통령이 부하에게 피살되는가 하면 정치군인들에 의해 대규모 양민학살이 벌어지기도 했고, 헌법 절차에 따라 무능한 대통령을 파면시키기도 했던 일들 모두가 내 살아생전 경험한 사건이다. 하지만 역사책 혹은 외신에 기록된 해외 사례를 떠올리면 비교할 수조차 없이 끔찍한 급변사태들은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거대한 저항의 회오리바람이 몰아치기 시작하면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어떤 사태가 벌어질지 모른다. 그것이 우리네 사회전통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깨달아야 한다. 학습도, 경험도, 비전도, 심지어 마음가짐도 없이 어쩌다 대통령이 되었으나 도저히 한 국가를 운영할 능력이 없다는 사실을. 아무리 심복 검사들을 동원해 입을 틀어막고 잡아 가두어도 일신의 안위를 염려치 않는 장삼이사 우국지사들이 널려있다는 사실을. 그러니 방법을 찾아야 한다. 본인도 다치지 않고 반대자들도 수용할 수 있는 지혜롭고 안전한 길을. 여기 급변사태도 헌정중단도 초래되지 않는 길이 있다.

먼저 윤 대통령은 탈당과 함께 거국내각을 구성하고 개헌발의를 하라. 4년 중임 대통령제 및 1, 2위자 결선투표 시행이 핵심이다. 차기 대통령 선출은 2024년 4월 총선과 동시에 치르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 스케줄을 역순으로 하면 내년 초 개헌발의를 하고 수개월 내 국회 통과, 국민투표를 하면 된다. 그 사이 윤 대통령은 공정한 선거관리자로서 중립적인 국정운영을 천명하고 모든 정치적 기획 수사를 중단한다. 임기 중 북한 일본 중국과의 기존 관계에서 어떤 새로운 시도도 도모하지 않으며 각종 민영화 계획도 철회한다. 물론 그 기간 쌓을 수 있는 치적은 어마어마하게 많다. 온 정치권과 국민이 응원하고 협조할 것이다.

무슨 헛소리냐, 잡혀가고 싶으냐, 통할 리가 있느냐 등등 나를 향한 비난과 조롱의 소리가 앞질러 들려온다. 하지만 꼭 겪어봐야 현실을 깨닫는 것인가. 나와 동년배인 윤 대통령도 인생 경험을 통해 몸으로 깨닫게 되는 무엇이 있을 것이다. 어쩌다 극우 유튜버들에게 경도되어 첫 단추부터 잘못 꿰었다는 자각과 노무현에 대한 충심을 상기하기 바란다. 과거 김건희 씨와 약간의 교류가 있었다. 그 열정적인 목소리 톤이 생생하게 기억난다. “우리 남편은 노무현 이름만 들어도 눈물을 줄줄 흘려요. 그분처럼 살고 싶고 최고로 존경한다고요.”, “우리 부부 최대 꿈은 검찰총장이 되는 거였어요. 퇴임하면 어디 멀리 가서 조용히 살 생각이에요.” 여기까지만 언급한다. 누릴 수 있는 것도 한계가 있다. 더욱이 대통령직은 누리고 향유하는 자리가 아니다. 출퇴근하면서 근무시간 내 할 일 하는 직장인이 아니라는 뜻이다. 집권 6개월 검증, 그만하면 됐다. 어마어마한 이권의 최정점에서 그 결정권자로서 주위에 온갖 유혹과 아첨과 술수가 난무하겠지만 인생 잠깐이고 욕망도 꿈도 덧없다.

문득 옛 추억이 떠오른다. 어느 날 새벽 수사관들이 들이닥쳤는데 그중 조상무가 책임자였다. 끌려간 곳이 남영동 대공분실이었고, 꽤 오랫동안 취조 받는 중에 엉뚱하게 조상무와 친해졌다. 운동가요를 가르쳐달라 해서 수십 곡을 함께 부르며 킬킬댔다. 그 조상무가 나중 박종철 물고문 사망사건의 조한경 경위였다. 나름 유쾌했던 조상무와 물고문 살인을 저지르고 수감된 조 경위를 동일인으로 생각하기가 힘들었다. 그가 어딘가 살아있다면 만나서 술 한잔 나누고 싶다. 검사에서 일약 대통령이 된 한 사람 역시 피할 길 없는 역사의 심판이 있고, 노후가 있을 것이고 사람들 뇌리에, 심지어 역사책에 각종 기억을 남길 것이다. 미래가 두렵지 않은가.

이 모든 백일몽 같은 말들은 모종의 예지몽 때문이다. 통제불능의 경제난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30% 초반대 지지율 고착으로 총선 시 수도권 전멸이 예상되는 집권당의 이반이 펼쳐지고…. 한 국가가 산사태처럼 붕괴되는 장면, 그 속에서 살겠다고 발버둥 치는 군중, 국외로 도피하는 행렬들…. 나는 홀로 조용히 옛 가요를 읊조린다. 동백아가씨….

김갑수 시인·문화평론가

※외부 필자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살고자 쫓겨서 시작한 자영업…실패한 도박이었다
  2. 2삼익비치, 부산 특별건축구역 지정 ‘도전장’
  3. 3[부산 법조 경찰 24시] 일동 삼부자의 나비효과…전직 경찰·공무원 등 28명 재판행
  4. 4부산 총선 당선인 1호 법안 ‘재건축 완화’ 최다
  5. 5병역·폭행 구설에도 굳건했건만…음주 뺑소니로 몰락한 ‘트바로티’
  6. 63명 부상 악조건에도…거인, 삼성에 위닝시리즈
  7. 7법조인 출신 곽규택 해사법원, 기장 정동만 고준위법 재발의
  8. 820년 단골 손님의 배신…친분 이용해 14억 갈취
  9. 9부산 동서고가로 트레일러 중앙분리대 들이받아 …출근길 주요도로 정체
  10. 10원수 권율 압박에 못이겨 부산 출정…원균은 끝내 사지로
  1. 1부산 총선 당선인 1호 법안 ‘재건축 완화’ 최다
  2. 2법조인 출신 곽규택 해사법원, 기장 정동만 고준위법 재발의
  3. 3고준위·산은·글로벌허브법 다시 가시밭길
  4. 4부산 당선인들, 의원회관 ‘기피층’ 6층 피했다
  5. 5총선 이후 부산 첫 방문한 이재명 “지선후보 선발 당원 참여 높일 것”
  6. 6김진표, 연금개혁 원포인트 처리 시사…與 “졸속 추진” 반발
  7. 7한·일·중 정상회의 돌입…27일 공동선언문 ‘비핵화’ 담길까
  8. 8한일 “내년 수교 60년 관계 도약을”…한중 ‘외교안보대화’ 신설(종합)
  9. 9尹 “라인사태, 한일관계와 별개…관리해야”
  10. 10국민의힘 전당대회 선관위원장에 부산 5선 서병수 임명
  1. 1삼익비치, 부산 특별건축구역 지정 ‘도전장’
  2. 2부산연고 ‘BNK 피어엑스’ 탄생…e스포츠에도 부산 바람
  3. 3지역 정착 20년 한국거래소, ‘부산시대 업그레이드’ 선언
  4. 4‘컨트롤타워 부산’ 역할 강화…파생금융·밸류업 가속도
  5. 5부산신보 보증 100만 건 돌파…강서·기장영업점도 곧 문연다
  6. 6부산중소벤처기업청장에 김한식 전 경기청장 취임
  7. 7부산도시公, 31일부터 저소득층 전세임대 50가구 접수
  8. 8'고공행진' 먹거리 물가, 7개 분기 연속 소득 증가율 상회
  9. 9부산에서 해양수산업·단체 대상 ‘중대 재해’ 예방 설명회 열려
  10. 10농림축산식품부, “여름철 축산물 수급 상황 양호할 것”
  1. 1살고자 쫓겨서 시작한 자영업…실패한 도박이었다
  2. 2[부산 법조 경찰 24시] 일동 삼부자의 나비효과…전직 경찰·공무원 등 28명 재판행
  3. 3병역·폭행 구설에도 굳건했건만…음주 뺑소니로 몰락한 ‘트바로티’
  4. 420년 단골 손님의 배신…친분 이용해 14억 갈취
  5. 5부산 동서고가로 트레일러 중앙분리대 들이받아 …출근길 주요도로 정체
  6. 6‘VIP 격노설’ 다른 해병대 간부 증언도
  7. 7“조폭이다” 부산 번화가 한복판서 무차별 폭행
  8. 8“국가·자치 경찰 역량 융합위해 노력할 것”
  9. 9오늘의 날씨- 2024년 5월 27일
  10. 10"연예인 동영상 보면 돈 준다" 선입금 유도해 5억 원 가로채
  1. 13명 부상 악조건에도…거인, 삼성에 위닝시리즈
  2. 2부산고 황금사자기 2연패 불발
  3. 3통산 상금 57억9778만 원…박민지, KLPGA 1위 등극
  4. 4PSG, 프랑스컵도 들었다…이강인 이적 첫 시즌 3관왕
  5. 5한국 양궁, 파리올림픽 금 정조준
  6. 6'테니스 흙신' 나달, 은퇴 번복하나
  7. 7롯데 ‘안방마님’ 장타력이 살아난다
  8. 8낙동중 2년 만에 소년체전 부산대표로
  9. 9통영동원로얄컨트리클럽- 순금 상패·현금 등 홀인원 이벤트…사계절 라운딩의 재미 배가
  10. 10흙신 나달 롤랑가로스서 ‘유종의 미’
우리은행
후보가 후보에게 묻는다
부산 서동
4·10 총선 지역 핫이슈
원도심 숙원 고도제한
강동묵의 디톡스 [전체보기]
노동자 건강을 위한 국제사회의 경향
소규모사업장 중처법, 투약 중단이 필요한가?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더 많이 두들겨 보아야 할 산복도로라는 돌다리
옛 부산세관 복원, 진정한 새로운 전통이 되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축복의 계절
과학계의 스승과 제자
국제칼럼 [전체보기]
‘3요’와 칸 레드카펫을 빛낸 조연들
AI시대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기고 [전체보기]
지역 창업기획자가 부산의 미래다
해외직구식품, 현명한 선택과 소비가 필요하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영화의전당 대표 연임…소통 외치는 현장에 귀 기울여야
김갑수의 생각 [전체보기]
이재명 대표께
김석환의 이미 도착한 미래 [전체보기]
아직 명당 덕을 덜 본 것일까?
노무현이 옳았다
김용석의 시사탐방 [전체보기]
신문은 살아 있고, 칼럼은 말을 건다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디아스포라의 노래 영천아리랑
우리 융복합 음악의 시초 고구려악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소통을 이기는 무기는 없다
선한 영향력
데스크시각 [전체보기]
가덕신공항과 박형준의 정치적 미래
도청도설 [전체보기]
꾀끼깡꼴끈
신경림의 사랑노래
메디칼럼 [전체보기]
일하는 사람의 1차 의료, 근로자 건강진단
100세시대의 건강관리법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대만과 밀크피시
조식전쟁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뇌력(腦力)을 키우는 다섯 가지 비결
뇌, 팩트 체크!
사설 [전체보기]
부산서 모색하는 해양산업 미래…‘해양주간’ 개막
의대 증원 확정필수·지역의료 개혁 빈틈 없어야
세상읽기 [전체보기]
지옥에서 국가명승으로
우리의 가까운 미래를 위하여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의대 입학정원 갈등의 올바른 해법
우리 시대의 올바른 복지 원칙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기회의 바다, 우리네 함장은 어디로 키를 잡을까
부산항, 글로벌 물류 허브 플러스 알파
이해인 수녀 '기도의 창가에서' [전체보기]
12월의 기도편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경제문제가 풀려야 인구문제가 풀린다
중국의 한국시장 시장교란
인문학 칼럼 [전체보기]
호모 사피엔스의 바다
세상을 뒤흔든 춤
전호환의 두잉세상 [전체보기]
한국교육의 새 지평을 여는 IB교육학회 창립
‘자신과의 경쟁’이 ‘경쟁 교육’ 대안이다
차재원의 정치평설 [전체보기]
비례대표 제도는 죄가 없다
‘자객공천’ 유감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오페라 와인
와인이란
특별기고 [전체보기]
부산의 위대한 도전은 계속 된다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낭만오페라의 종언! 푸치니
정명훈과 도쿄필하모닉 오케스트라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처음 보는 ‘무릉도원’
무호 이한복의 ‘운룡도’
CEO 칼럼 [전체보기]
우리는 역사적 사명을 띠고 태어났다
드론으로 변화할 부산의 미래
  • 국제크루즈아카데미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