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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도설] 중동의 진주

  • 정상도 기자 jsdo@kookje.co.kr
  •  |   입력 : 2022-11-17 19:40:21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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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의 진주’는 카타르를 상징하는 말이다. 아라비아 반도 동쪽에 위치한 작은 국가다. 경기도 정도 면적에 남북 길이 160㎞, 동서 길이 90㎞가량인 타원형 국토 대부분이 사막이다. 페르시아만 쪽으로 돌출한 반도국으로 사우디아라비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다. 그야말로 사막 아니면 바다인 셈이다. 지금이야 1인당 GDP(국내총생산)가 8만 달러 넘는 에너지 부국이지만 한때 이 나라를 먹여살린 것이 진주였다. 페르시아만에서 건져올린 보물이다.

그 흔적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알주바라에서 찾을 수 있다. 18세기 초 건설한 도시로 호르무즈 해협과 페르시아만 서쪽에 자리 잡은 지리적 이점을 발판 삼아 세계 무역 및 진주 산업 중심지 역할을 했다. 이곳을 포함해 진주 생산지가 80여 곳 있었다. 하지만 20세기 초 일본에서 진주 양식이 성공한데다 대공황이 덮치면서 진주 채취는 옛일이 됐다. 수도 도하를 비롯한 곳곳에서 진주 조형물을 볼 수 있는 연유다.

현재 카타르의 돈줄이 석유와 천연가스임은 모두가 아는 바다. 1939년 거대 유전 발견은 이 나라를 바꿨다. 9개 유전에 252억 배럴이 매장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당연히 석유 산업은 2000년 대 말까지 둘도 없는 1위 재정 수입원이었다. 천연가스가 그 바톤을 넘겨 받았다. 카타르 천연가스 매장량은 24조7000억 ㎥. 러시아 이란에 이어 세계 3위이며 전 세계 매장량의 13%를 차지한다. 카타르는 우리나라 천연가스 최대 공급국이다.

오일 머니도 영원할 수 없다. 카타르는 2008년 ‘포스트 오일 시대’에 대비한 ‘국가비전 2030’을 내놨다. 에너지 산업 일변도인 경제 구조를 개혁하고 보건 교육 등에 집중 투자해 국민 삶을 향상하려는 노력이다. 전 세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월드컵 개최도 같은 흐름이다. 역대 가장 작은 나라에서 열리는 이번 월드컵의 외국 관광객 목표는 100만 명. 280만 명 남짓한 카타르 인구의 3분의 1 수준이다.

진주는 조개 입장에선 상처이자 시련이다. 중동의 진주에 화려한 조명이 비춰지는 만큼 그늘도 뚜렷하다. 유럽서 제기된 월드컵 보이콧 움직임이 예다. 월드컵 개최를 위해 이주 노동자를 가혹한 근로 환경에 몰아넣었다는 비판 등에서 비롯됐다. 저임금은 물론 열악한 환경에서 6500명을 웃도는 노동자가 사망했다고 한다. 그 와중에 2010년 개최지 선정 당시 뇌물이 오갔다는 해묵은 논란도 불거졌다. 물론 카타르 정부는 “이중 잣대를 적용한 편견”이라며 반박했다. 카타르 월드컵의 성패를 나누는 잣대는 뭘까.

정상도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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