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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도청도설] 얼짱 축구선수

  • 강필희 기자 flute@kookje.co.kr
  •  |   입력 : 2022-11-30 19:59:12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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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한국 남자배구 전성기를 이끈 ‘아시아의 거포’ 강만수 선수는 실력뿐만 아니라 외모로도 유명했다. 194㎝ 훤칠한 키에 준수한 얼굴, 강스파이크를 때리고도 무덤덤하게 돌아서던 표정은 뭇 여성 마음을 흔들었다. 인터넷이 없고 일본에서 경기하는 일이 잦지 않았는데도 현지 팬클럽이 생겼고, 이들은 한국까지 원정 응원을 다녔다. ‘욘사마’ 이전에 ‘강사마’였다.

‘뷰티풀 피플’이라는 온라인 매체는 월드컵 축구 본선에 진출한 32개국 선수를 모아놓고 종종 얼굴 투표를 실시한다. 그때마다 상위권은 스페인 네덜란드 이탈리아 등이 차지했고 한국이나 일본은 하위권에서 맴돌아 동양인에 대한 차별적인 시선 탓이라는 반론이 많았다. 예외적인 경우가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긴 파마머리를 휘날리던 ‘원조 꽃미남’ 안정환이다. 반지 세리머니를 하던 멋진 모습이 외국에서도 화제가 되는 바람에 대학 때 알던 싱가포르 친구가 메일까지 보내왔다. “안(Ahn)이라는 선수 정말 잘 생겼더라. 그런데 결혼은 했냐?”

카타르 월드컵 대표팀의 전방 공격수 조규성이 스타로 떠올랐다. 1차 우루과이 전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데 이어 비록 패하기는 했지만 가나와의 2차전에서 2점을 헤딩으로만 내리꽂아 동점까지 따라붙게 만든 수훈갑이다. 출중한 실력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게 그의 외모다. 큰 키에 비해 얼굴은 작고 눈 코 입이 뚜렷한 곱상한 아이돌형이지만 그라운드를 누빌 땐 야성미가 넘친다. 국내외 커뮤니티에 각국 언어로 “잘생긴 한국의 9번 선수가 누구냐”는 질문이 쏟아졌다. 2만 명 수준이던 그의 SNS 팔로어 수는 2차전이 끝난 지금 140만 명을 훌쩍 넘었다고 한다.

차범근이 활약하던 시기 월드컵 대표팀 단체사진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고된 훈련으로 홀쭉해지고 햇볕에 그을린 탓에 “무장공비 같다”는 반응 일색이었다. 그러나 이번 대표팀이 월드컵 개막공연을 한 BTS 정국과 찍은 사진(국제신문 11월 21일자 1면 참조)은 그야말로 윤기 흐르는 미남 집합체다. 얼굴로는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 정국이지만 오히려 ‘정국의 굴욕’이라 할 정도로 이질감이 없다. 요즘엔 조각 같은 한류스타들 덕분에 한국인 외모에 대한 세계인 기대치가 한껏 높아졌다. 타고난 외모는 분명 경쟁력이다. 그러나 냉정한 스포츠 세계에서 국가대표로 뽑혀 월드컵 무대에 서기 위해선 유전자의 힘을 능가하는 자기 인내와 절제,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한국 월드컵 대표팀 선수들의 얼굴이 더욱 빛나는 이유다.

강필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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