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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도청도설] 민경장군의 도전

  • 강필희 기자 flute@kookje.co.kr
  •  |   입력 : 2022-12-05 19:34:03
  •  |   본지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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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부산비엔날레 전시 도록에서 예상하지 못한 이름 하나를 발견했다. ‘서울 무지개’라는 파격적인 영화로 잘 알려진 배우 강리나였다. 실제 미술을 전공한 그녀가 배우의 길을 멈추고 전업 화가로 활동 중이라는 소식은 간간이 전해졌으나 국제 미술축제인 비엔날레에서 그의 작품을 보게 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부산문화회관 1층 대전시실에는 회화 작품이 몇점 걸렸다. 비엔날레 관계자에게 “작가의 미술 외적 유명세를 이용한 건 아닌가”하고 묻자, 돌아온 대답이 기자를 부끄럽게 했다. “진지하게 화업을 쌓고 있는 작가입니다. 호기심으로 접근하지 말아주세요.”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은 미국프로농구(NBA)에서 커리어가 정점에 이르렀던 1993년 “농구에서 더이상 동기부여를 느낄 수 없다”며 돌연 은퇴를 선언하고 야구선수로 전향했다. 마이너리그에서 1년 반을 뛰면서 그가 써낸 기록이라곤 127경기에서 타율 0.202, 홈런 3개와 51타점, 도루 30개가 고작이다. 하지만 조던은 한 잡지와 인터뷰에서 “내게 있어 야구는 실패가 아니다. 잃어버린 줄 알았던 열정을 되찾아 농구로 돌아가게 해줬기 때문이다. 야구 이전(1991 1992 1993년)과 이후(1996 1997 1998년) NBA 우승은 완전히 다른 의미였다”고 회고했다.

TV예능 프로그램에서 ‘민경장군’으로 불리는 개그우먼 김민경이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사격대회에 출전했다. 지난달 16일부터 이달 3일까지 태국 파타야에서 열린 ‘2022 국제실용사격연맹(IPSC) 핸드건 월드슛’ 대회다. 김민경은 레벨5 출전 341명 중 333위를 기록했다. 여성부 기준으론 52명 중 51위다. 야외에서 이동하며 표적을 맞히는 월드슛은 최대 국제대회라고 한다. 지난 6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여성은 두 명 뽑혔는데 한 명이 김민경이다. 훈련을 시작한 지 1년여 만이다. 김민경의 과감한 도전과 작지 않은 성과에 동료와 팬들의 박수가 쏟아진다.

본업 외 다른 영역으로 진출한 유명인에게 대중 시선이 반드시 곱지만은 않다. 기존 인지도로 프리미엄을 누린다는 선입견 때문일 것이다. 연예인에게 특히 그렇다. 그러나 절대적 상대평가인 스포츠 세계에서 김민경처럼 지역대표도 아닌 국가대표가 된다는 건 자격 논란이 애초부터 성립되지 않는다. 가슴의 태극마크는 모든 운동선수 꿈이다. 진지하게 흘리는 피땀 없인 불가능해서다. 김민경이 앞으로도 실력으로 편견을 깨길 응원한다. 그게 해당 분야에서 꾸준히 경력을 쌓은 사람들에 대한 예의이기도 하다.

강필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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