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대표팀의 카타르월드컵 여정이 어제 새벽 열린 16강전 패배로 막을 내렸다. 세계 최강 브라질과 공식 국제대회에서 처음 맞닥뜨린 이날 경기에서 1 대 4로 완패한 한국은 세계 축구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하지만 대표팀은 앞으로 더 발전할 가능성을 확실히 보여줄 만큼 최선을 다했다. 강팀을 만나도 물러서지 않고 당당히 맞서 싸우는 태극전사들의 파이팅에 국민은 박수갈채를 보냈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 이어 사상 두 번째 원정 16강 진출을 목표로 한 대표팀은 소기의 목적 달성 이상의 성과를 일군 게다. 대표팀은 먼저 실점을 했더라도 주눅들지 않고 공격 축구로 상대를 압박하면서 승부의 균형을 되찾는 투혼을 발휘했다. 한국보다 객관적인 실력이 앞서는 팀과 맞붙은 조별리그에서 1승 1무 1패의 성적을 거두고 16강에 진출한 원동력이었다.
지난달 24일 조별리그 1차전 우루과이전을 시작으로 같은 달 28일 열린 가나전과 지난 3일의 포르투갈전, 그리고 브라질과의 16강전에 이르기까지 우리 대표팀이 이번 월드컵에서 치른 4경기에 국민은 밤잠을 설치며 열광했다. 무엇보다 지칠 줄 모르는 강인한 체력을 바탕으로 한 빠른 스피드와 넘어져도 다시 일어서는 투지를 보인 정신력은 칭찬받아 마땅하다.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에 맞서 0 대 0 무승부를 거둔 뒤 아프리카 복병 가나와 맞붙은 경기에서는 3골을 실점하고도 2골을 넣었다. 비록 패했지만, 조별리그 통과의 불씨를 살릴 수 있었다. 유럽의 강호 포르투갈을 상대해 2 대 1역전승을 거두며 16강에 진출한 것은 ‘이변의 기적’이 아닌 오로지 실력으로 만들어낸 결과였다고 할 수 있다.
1954년 스위스월드컵에서 처음 명함을 내민 한국은 1986년 멕시코월드컵부터 아시아의 단골 출전국으로 자리매김 했다. 하지만 오랫동안 월드컵 본선 출전에 의미를 둔 축구 변방국이었다. 이후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히딩크 감독이 도입한 ‘토탈 풋볼(팀 전원의 조직적인 패싱을 통한 경기 운영)’로 4강 신화를 이루면서 크게 도약하는 등 전환점을 맞았다. 이번에는 지난 4년간 대표팀을 맡았던 벤투 감독의 ‘빌드 업(상대 압박을 무력화하고 진행하는 공격 작업)’ 축구가 빛을 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강팀을 만나면 선 수비, 후 역습에 주력했던 종전의 한국 축구 패턴에서 벗어나 세계적인 수준의 경기 운영 능력을 보인 점이 돋보였다.
한국 축구의 선전에 국민은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대표팀 주장 손흥민의 헌신과 눈물에 함께 울었고, 김민재 황희찬의 부상 투혼에 감동했다. 이강인 조규성 백승호 등 미래세대의 패기 넘치는 몸놀림에 희망을 봤다. 이제 벤투 감독과 결별하고 다시 진용을 꾸릴 한국 축구는 더 큰 꿈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 예측불허의 대이변이 속출한 이번 월드컵에서 이룬 남다른 성과는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한국 축구 발전의 자양분이 될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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