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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도설] 한파에 도드라지는…

  • 정상도 기자 jsdo@kookje.co.kr
  •  |   입력 : 2022-12-18 19:27:20
  •  |   본지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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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맵다. 몹시 춥다. 한파다. 전국이 폭설에 묻히고 매서운 칼바람이 몰아친다. 동장군이 기승을 부린다는 말이 떠오른다.

혹독한 겨울 추위를 이르는 동장군(冬將軍)은 사실 서양에서 유래했다. 1812년 러시아 원정에 나섰던 나폴레옹의 프랑스 60만 대군이 추위에 밀려 패퇴했다. 영하 35도까지 떨어지는 극심한 한파를 두고 서방 언론이 ‘제너럴 프로스트’(General frost)라 했으니 ‘서리 장군’인 셈이다. 이를 일본이 ‘후유쇼군’(冬將軍)으로 번역했고, 우리나라에서도 동장군으로 쓰고 있다.

동장군은 유럽을 지배하려던 나폴레옹의 야심을 꺾은 일등공신이었다. 영국을 고립시키려는 대륙봉쇄령을 어긴 러시아에 본때를 보이고자 모스크바까지 밀고 들어간 나폴레옹이 후유증을 이겨내지 못하고 몰락했다. 지금 겨울을 맞은 러시아는 오히려 그 반대의 입장이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오히려 고전하고 있으니 하는 말이다. 푸틴 대통령이 최근 잇단 공식 행사에서 모습을 보이지 않자 신변 이상설까지 나오는 마당이다. 욕심을 부리면 탈이 난다. 세상 이치가 그렇다.

책임이 있으면 “내 탓이오” 하는 게 도리다. 그 또한 세상 이치다. 눈바람 부는 지난 16일 서울 조계사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 위령제(49재)에서 도드라진 일이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은 참석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더불어민주당은 “잠시라도 참석해 희생자의 명복을 빌고 유족의 어깨를 두드려 주는 게 그렇게 어렵나”며 비판했다. 대통령실은 앞서 “위로의 마음은 그날이나 49재인 지금이나 같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대신 중소기업·소상공인 상품 판촉 행사인 ‘한겨울의 동행축제 윈·윈터 페스티벌’ 개막식에 참석했다. 방짜유기 술잔을 고른 윤 대통령은 “술 좋아한다고 술잔 샀다고 그러겠네”란 농담을 던졌다. 한파에 꽁꽁 언 건 칼바람에 닿는 얼굴만큼이나 마음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게 사실이다.

야당이 이태원 참사에 책임을 지라며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안을 의결한 이후 국회도 얼어붙었다. 내년 예산안 국회 통과는 기약이 없고,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의 정상 실시는 하세월이다. 그 사이 여야가 입에 침이 마르게 외치던 민생은 동장군에 갇혔다. 아이와 장독은 얼지 않는다고 한다. 그만큼 어지간한 추위는 견딘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봄추위가 장독 깬다’는 무서운 경고를 곱씹어야 한다. 양극화 및 불평등과 관련한 고질적인 문제에 미처 대처하지 못하면 약한 고리부터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정상도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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