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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도설] 담뱃갑 경고문

  • 이은정 기자 ejlee@kookje.co.kr
  •  |   입력 : 2022-12-25 20:08:41
  •  |   본지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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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는 17세기 일본을 통해 우리나라에 들어왔다고 한다. 조선 후기에는 신분이나 남녀노소 상관없이 누구나 피웠다고 하니 흡연천국이라고 해도 될만하다. 1990년대만 해도 공항은 물론 기내에서도 담배를 피웠다. 흡연자들에게는 그리운 옛일이다.

물론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이 상식인 요즘도 담배는 기호품으로 위상이 굳건하다. 그래서 전 세계는 흡연의 위험을 경고하는 금연 캠페인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에서 방영된 금연광고는 실제 흡연자들이 등장해 흡연으로 인한 질환으로 고통받는 삶을 보여준다. 2013년 호주에서 방영된 TV 금연광고는 더 충격적이었다. 사람이 담배를 피우자 담배에서 종양이 자라는 이미지로 흡연의 부작용을 경고했다.

지난 23일부터 우리나라 금연 캠페인의 하나인 담뱃갑 경고그림에 담배꽁초 젖병을 문 신생아가 등장해 충격을 받은 사람이 많다. 엄마가 아기에게 담배꽁초가 가득 찬 젖병을 물리는 모습을 보니 섬뜩하다. 보건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제4기 담뱃갑 경고그림 및 문구를 적용한 것이다. 경고그림과 문구는 효과를 높이기 위해 2년마다 바꾼다. 2001년 캐나다에서 시작된 이 제도를 우리나라는 2016년 도입했다. 전 세계 134개국에서 시행 중이다. 새로 바뀐 11종의 사진은 변색 치아가 더 시커멓고 누렇게 바뀐 모습, 흡연으로 망가진 폐와 뇌 사진 등 한층 심각한 상태를 담았다.

이 중 논란이 되는 ‘담배꽁초 젖병’은 간접흡연의 폐해를 경고한다. 한국여성변호사회는 아동학대 모방범죄가 우려된다며 이의 사용 중단을 촉구했다. 이 단체는 “아이는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고 했듯, 간접흡연에 대한 경각심을 주기 위한 목적이라도 아기를 수단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런 충격요법에 대한 논란이 처음은 아니다.

각종 금연 캠페인 속에 우리나라 흡연율은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만 15세 이상 남성의 흡연율은 31.6%(2017년)로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 중 2위를 차지할 정도로 여전히 높다. 또 전자담배 인기가 높아지는 것을 볼 땐 흡연자가 줄어드는 추세가 이어진다고 예단하기 힘들다. 일부에서 ‘담배꽁초 젖병’ 보다 더 센 그림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뉴질랜드는 2009년 이후 출생한 사람들은 평생 담배를 구입하지 못한다는 내용의 금연법을 내년부터 시행한다고 한다. 그만큼 담배가 백해무익하다는 뜻이다. 흡연자들은 자신 삶의 질뿐만 아니라 가족과 이웃의 건강을 위해 새해를 맞아 다시 한번 금연을 시도해보면 어떨까.

이은정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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