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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권익위원회

‘부랑인 인권유린’ 잘 짚어…오페라하우스 난맥 송곳 지적

  • 이선정 기자 sjlee@kookje.co.kr
  •  |   입력 : 2022-12-29 19:27:58
  •  |   본지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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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권익위원(가나다순)

▶권재창(법무법인 청률 변호사)

▶김석환(부산대 석좌교수·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

▶김유진(부산시민운동지원센터 변화지원팀장)

▶이동현(독자권익위 위원장·부산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정두나(부산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4학년·전 부대신문 편집국장)

▶정익진(시인)

▶하태영(동아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본지 참석·정리

▶이선정(편집국 부국장)

- 영화숙·제생원 실태 생생한 전달
- 후속 보도로 진상규명 앞당겨야

- 메가시티 무산, 원전 관련 보도
- 공동체 관점 고품격 저널리즘을

- 기후위기와 아동권리 연결 참신
- ‘수산강국’ 대안까지 제시한 모범

- 근교산, SNS 등 채널 다양화를
- 낙동강 녹조 용어설명 다소 부족
국제신문은 올해 10~12월 게재된 기사를 중심으로 지면 평가를 하고자 독자권익위원회를 온라인으로 열고 독자권익위원들의 의견을 들었다.

▶김석환=국제신문은 10월부터 12월 13일까지 부울경의 미래 대안이었던 메가시티 관련 76건의 보도를 내보냈다. 이 사안에 대해 국제신문은 인터뷰 대상자의 발언을 그대로 옮기면서 메가시티에 대한 일관성 없는 보도 태도를 보였다. 10월 4일(온라인) ‘홍남표 창원시장 “부울경 메가시티는 허상”… 행정통합은 입장 유보’, 10월 13일 자 ‘부울경 초광역 경제동맹 구축…특별연합 대체할 공동체 결의’라는 부산시청서 단체장 3인 담판이 대표적이다. 같은 날 ‘뭐라노’의 “부울경, 메가시티 대신 ‘초광역 경제동맹’ 새출발” 제목의 기사를 보면 무산된 것이 오히려 잘됐다는 오해를 할 수 있을 정도다. 다음 날 뉴스분석 기사는 ‘부울경 경제동맹 졸속 합의…법적 근거없어 실효성 의문’은 또 다르다. 메가시티 무산을 질타하는 사설도 몇 편 있었지만 독자는 어느 쪽이 지역공동체에 이익이 되느냐 하는 것을 가장 알고싶어 한다. 같은 맥락에서 원전 관련 보도도 아쉬웠다. 탈원전, 원전 발전 강화, 지역을 위한 현실적 타협 3가지 중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지역신문이 나서 방향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지역민은 보도자료를 넘어 그 같은 ‘공동체에 유용한 저널리즘’을 원한다.

국제신문 11월 1일 자 1면.
▶이동현=‘부산의 또다른 형제복지원…인권유린 많았다’(11월 1일 자 등) 기사는 형제복지원에 묻혀서 드러나지 않았던 1960년대 부산 최대 부랑인시설 ‘영화숙·재생원’ 수용자들 피해 실태를 생생하게 전달했다. 형제복지원에 앞서 1960, 1970년대 여러 부랑인시설에서 수용자가 폭행과 강제노역에 시달렸다는 국제신문 심층보도 이후 관련 증언이 이어졌다. 강제노역과 관리자의 폭행, 수용자가 죽으면 몰래 야산에 묻는 것까지 형제복지원과 판박이다. 평생 한 맺힌 이들의 목소리를 지면을 통해 들려준 기사에서 차갑지만 온기가 느껴졌다.

▶김유진=영화숙·재생원 생존자 이야기를 관심 있게 읽었다. 형제복지원 외에도 부랑인 수용시설이 있었고, 행정의 묵인·비호 아래 위탁시설 간에 수용인을 주고받거나 구호물품을 빼돌렸다는 정황을 시리즈로 다뤘다. 1960~1970년대 사회복지시설이 오히려 사회적 약자를 착취하면서 시설장의 부를 축적하는 수단으로 기능했고, 국가가 눈감아준 사회복지체계 전반의 문제였다는 점을 조명했다. 문서에 남은 타 시설 수용자 명단을 공개하고 생존자 인터뷰란을 마련하는 등 늦었지만 이번 기사를 통해서 좀 더 체계적인 진상규명을 할 수 있게 돼 다행으로 생각한다. 국가를 상대로 한 이들의 싸움도 앞으로 지속해서 보도해줬으면 한다.

▶하태영=인권침해 부랑인시설 영화숙·제생원 기사는 1960년대 부산 인권 실태를 밝히는 중요한 자료다. 진상규명에 기한이 없다. 철저한 조사와 피해자 원상회복이 이뤄져야 한다.

▶정두나=4분기엔 지역 현안을 다룬 기사가 많았다. ‘4대강 보 건설 뒤 낙똥강 된 낙동강’(10월 4일 자)은 먹는 물 문제를 다뤘다. 부산의 취수원인 낙동강 관리에 더 힘써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면 기사의 의미가 더 부각됐을 것이란 아쉬움이 있다. ‘부영양화’ 등 용어 설명이 없어 불친절했다. 10월 24일 자 ‘레고랜드發 PF 경색…지역건설 돈줄 더 막혔다’ 역시 지역의 렌즈로 사건을 바라본 시의적절한 기사였으나 구체적으로 어려움을 보여준 곳은 대기업인 롯데뿐이었으며, 지방중소기업은 멘트 하나로만 처리돼 지방 건설업계가 느끼는 바를 추측해야 했다. ‘벼랑 끝 대형선망업계’ 시리즈도 지역 수산업계의 어려움을 잘 짚었다. 대책으로 규제완화를 지적했지만 구체성이 떨어져 결론이 아쉬웠다.

▶권재창=국제신문은 해양 폐기물 문제를 꾸준해 보도했다. 9월 19~23일 벡스코에서 개최된 제7차 국제 해양폐기물 콘퍼런스 기사를 실었다. 특히 10월 18일 자 ‘해양쓰레기와의 전쟁’ 제목의 국제칼럼은 해양폐기물 문제에 관한 이해를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됐다. 부산대 수소선박기술센터의 ‘해양부유쓰레기 수거·처리용 친환경 선박개발’ 사업도 간략히 소개했다. 이 센터가 세계 최고 수준의 친환경 선박기술을 확보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적절한 보도였다.

▶정익진=‘해피-업 희망 프로젝트’ 시리즈(12월 26일 자 등)는 길지 않지만 사회적 약자 중의 약자인 불우아동에 관한 구체적 피해사례를 들어 독자에게 공감을 준다. 주변을 돌아보며 불행에 직면한 우리의 아동에게 온정 손길을 내밀어 그들이 온전히 성장할 수 있도록 돕자는 취지를 독자에게 잘 전달한다.

국제신문 12월 5일 자 14면.
▶이동현=‘기후위기는 아동권리 위기’(10월 7일~12월 5일 자)는 어린이 시선에서 기후위기 문제를 부각했다. 기후위기 최대 피해자는 아동·청소년이 될 수밖에 없고 이들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기사는 기후위기에 관한 어린이의 인식은 물론 ‘100인 원탁토론’ 현장도 생생하게 전달했다. 기후위기 속 아동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당사자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사회로 거듭나야 한다는 주장이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정익진=이 시리즈에서 “학교마다 환경교육 전담 교사를 늘리거나 환경 전문가를 배치해야 한다”는 의견이 눈에 띈다. 다만 외국 사례가 없어 아쉬웠다.

▶김석환=다큐멘터리 영화 ‘죽어도 자이언츠’는 국제신문으로서는 어렵게 만든 성과물이다. 하지만 미디어기업으로 볼 때 더 중요한 것은 임팩트 있는 한방이 아니라 유튜브 등 SNS시장에서 꾸준히 자리 잡는 일이다. 단순 조회수 이상의 ‘구독’이 더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근교산&그너머’의 가능성을 본다. 1300회를 넘었고 동영상까지 링크된다. 신문과는 또 다른 수익모델 가능성이 있다. 근교산&그너머가 보다 폭넓게 유통 채널 다양화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정두나=11월 16일 자 ‘퐁피두센터 부산 유치 복병 떠오른 인천’ 기사에서 퐁피두센터가 어떤 곳인지는 설명했지만 그 미술관이 왜 부산에 유치돼야하는지는 기사로 봐서는 잘 모르겠다. 이곳 정서가 부산과 잘 맞아서인지, 지역민에게 문화향유 기회를 더 제공할 수 있어서인지 등이 불분명하다. 단순히 퐁피두센터가 대단하고 박형준 시장의 공약 중 하나라는 설명이 전부다. 이건희미술관 등 다른 지역에 문화시설을 뺏기는 사례가 잦다. 이런 일이 반복되는 이유가 무엇인지 심층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

▶권재창=국제신문은 김도읍(부산 북강서을)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부산회생법원 설치법을 발의한 사실(9월 30일 자)을 보도했다. 12월 6일 자 ‘부산회생법원 내년 상반기 문 연다’를 통해 해당 법안이 5일 국회 법사위 법안심사 1소위를 통과한 사실을 보도했고, 이후 12월 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서울 외에 수원과 부산에 회생법원이 내년 3월에 추가 설치된다. 부산 시민의 생활에 의미 있는 변화가 생긴 것이다. 그런데 국제신문은 소위원회 통과 사실을 전한 뒤 정작 위 개정 법률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사실은 보도하지 않았다.

▶정두나=‘오페라하우스 의혹 한 달간 검증 착수’(11월 24일 자) 등은 진통을 겪는 오페라하우스 사업의 현 상황을 잘 짚어줬다. 정확한 검증이 되지 못할 이유를 지적한 부분이 인상 깊었다. 기사가 행정 변화를 이끌었으면 좋겠다.

▶이동현=최근 화두인 탄소중립도시와 초고령사회의 과제를 함께 고민하는 ‘노인일자리 새로운 대안, 우리동네 ESG센터’(11월 7일~12월 5일 자)가 눈길을 끌었다. 부산시와 한국노인인력개발원 부울본부가 주축이 돼 부산 금정구에 문을 연 우리동네 ESG센터를 통해 노인일자리의 새로운 대안을 모색한 기사다. 탄소중립이라는 사회적 가치와 노인일자리를 연계하고, 지역민 지자체 공공기관 민간기업이 협력해 친환경적인 노인일자리를 창출한 첫 사례다. 현장 중심의 새로운 사회서비스형 노인일자리 선도모델을 조명한 기사로 평가된다.

▶하태영=나림 이병주 기획시리즈로 이병주 문학에 대한 안목을 넓히게 되었다. 쟁쟁한 필진의 다양하고 깊이 있는 글로 신선한 공부가 되었다.

▶정두나=‘부산 고독사 인구 대비 발생 비율 전국 최고’(12월 15일 자) 기사에서 말하려는 바와 인포그래픽이 맞지 않다. 전국 고독사 발생 현황에서 부산이 차지하는 비율이 크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면 파이차트가 더 적절했다. 또 부산에서 고독사가 많은 이유가 ‘노인 인구가 많아서’로 단순히 귀결된 것 같아 아쉽다. 다른 이유가 없었는지 궁금하다. 고령화 속도가 비슷한 다른 지역과 비교해보는 건 어떨까? 후속 기사를 기대한다.

▶김석환=개인적으로 4분기 가장 인상적이었던 국제신문 콘텐츠는 ‘수산강국으로 가는 길’ 시리즈(7월 6일~11월 16일 자)였다. 내용 자체가 새로우면서 흡인력이 있었고 정책적 대안까지 제시하는 그야말로 모범적인 기획시리즈였다. 전문가이면서도 일반 독자가 이해하기 쉽도록 글을 쓰는, 국제신문이 아주 훌륭한 필자를 발굴했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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