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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도설] 형식보다 마음

  • 이은정 기자 ejlee@kookje.co.kr
  •  |   입력 : 2023-01-18 20:03:44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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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두기가 해제된 이후 처음으로 맞는 설 명절이 다가왔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고향을 찾기 어려웠던 지난해 설과 달리 가족을 직접 만나려는 사람들이 많다. 설 연휴를 이틀 앞둔 19일부터 서울에서 부산으로 향하는 기차표는 동이 났다. 경기 침체로 설을 준비하는 마음이 가볍지는 않다. 한국물가정보는 올해 4인 가족 기준 설 차례상 비용이 전통시장을 이용할 경우 지난해보다 1.6% 증가한 24만4500원 필요하다고 밝혔다.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평년과 비교하면 여전히 많다.

예전에는 명절 상차림 비용도 부담이었으나 설 차례상 음식 장만에 며느리들의 원성이 자자했다. 명절 때 받은 스트레스로 정신적 또는 육체적 증상을 겪는 ‘명절 증후군’이란 말이 유행했다. 명절 끝 부부싸움이 이혼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면서 점차 옛말이 되고 있다. 상차림 음식을 사서 올리는 집이 적지 않다. 떡과 나물 등 필요한 음식만 사서 올리는 사람도 많다. 설 차례상 준비를 묻는 채용플랫폼 ‘인크루트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 828명의 절반 이상(56.3%)이 ‘음식 전부 혹은 일부를 만들어진 식품으로 대체하겠다’고 했다. 아예 제사와 차례를 지내지 않는 집도 늘고 있다.

오늘날 유교식 제사는 고려 말 성리학의 도입과 더불어 조선 초 중국 제례문화의 규범서 ‘주자가례’가 수용되면서 일반화했다고 한다. 주자가례를 보면, 제사음식은 간장 종지를 포함해 19가지다. 실제로 상에 올린 음식은 밥과 국수 고기 생선 떡 과일 등 17가지다. 주자가례에는 ‘조율이시’를 의미하는 대추 밤 배 감 등 과일 이름도 없다고 한다.

성균관이 설을 앞두고 간소한 차례상과 올바른 명절인사법을 최근 소개했다. 명절 스트레스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차례상을 ‘간소화’해 허례허식을 버리자는 뜻이다. 성균관은 떡국 나물 구이 김치 술(잔) 과일 4종 등 9가지 음식을 제시했다. 기름에 튀기거나 지진 음식은 차례상에 올리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홍동백서(붉은 과일은 동쪽에 흰 과일은 서쪽에 놓는 일)나 조율이시는 예법을 다룬 문헌에 없다고 강조했다. 성균관은 또 올바른 세배법으로 유치원생들의 ‘배꼽인사’로 잘 알려진 공수 자세를 취한 뒤 몸을 숙여 절하는 것이 예법에 맞다고 안내했다. 형식보다 마음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3년만에 맞게 된 대면 설 명절이 진정한 가족애와 효도를 생각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이은정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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