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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와 현장] ‘부산’이라는 아이 어떻게 키우겠습니까

  • 조민희 기자 core@kookje.co.kr
  •  |   입력 : 2023-01-18 20:02:43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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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부산의 한 신임 대학 총장을 인터뷰할 기회가 있었다. 본인 전공 분야에서 국내 손꼽히는 전문가이면서 교육 분야에서도 정책 입안 등 활발한 활동을 한 이력을 갖고 있는 분이었다. 서울 출신으로 부산에 처음 직을 갖게 된 그가 본 부산은 어떤지 궁금했다. 그가 선뜻 부산의 한 대학 총장을 수락한 것도 의외였지만 그의 대답은 더 뜻밖이었다.

“부산과 인연이 많지 않지만 여기 와서 느낀 것은 산업, 문화 등에서 큰 저력과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도시라는 점입니다.”

순간 귀를 의심했다. 이어 ‘부산에 왔으니 의례적인 칭찬이겠지’라고 치부했다.

그런데 이런 의심은 인터뷰가 진행되면서 산산이 부서졌다. 그는 꽤 많은 시간을 들여 조목조목 근거를 들어가며 부산의 장점과 가능성을 역설했다.

“부산 32~35세 청년인구가 65만 명인데 이는 절대 적은 수가 아닙니다. 산 바다 등 천혜의 자연을 갖고 있고 지역 산업 또한 절대 경쟁력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그런데 부산은 이런 부분을 잘 모르고 스스로 과소평가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그때 최근 유튜브에서 인기를 끌었던 자녀교육 관련 동영상 하나가 머릿속에 오버랩됐다. 최근 국내에서 활발한 강연을 벌이고 있는 지나영 존스홉킨스대 소아정신과 교수는 그의 저서와 각종 강연에서 두 가지 교육방식을 설명한다. 한국에서는 대개 아이의 단점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아이를 최고로 키운다. 미국에서는 아이의 강점을 더욱 발전시키는 방식으로 아이를 인재로 성장시킨다. 두 교육방식 모두 장단점이 있지만 단점을 보완해 성장하는 교육방식은 아이에게 자괴감과 콤플렉스를 심어줄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또 사고의 경직화와 방어적인 자세를 심어줄 수 있다. 단점보다 강점에 집중하면 오히려 잠재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교수는 강조한다.

이제 부산으로 돌아와 보자. 부산시민은 부산을 어떻게 볼까. 인구 수는 나날이 줄고 인재 외부 유출현상은 심각하다. 나쁜 수질과 공기질은 시민 건강을 위협한다. 이런 와중에 대기업이라고 할 만한 좋은 일자리는 찾아보기 어렵고 미래 성장산업은 아직도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한다.

강점 강화방식을 부산에 적용해보면 어떨까. 부산은 산과 바다, 강 등 천혜의 자연환경으로 글로벌관광도시 여건을 갖고 있으며 항만과 공항, 철도 등 교통의 요충지이다. 여러 대학이 인재 양성에 힘쓰고 있으며 관광 및 MICE산업, 금융 및 블록체인산업, 해양수산산업 등 지역산업과 신성장산업이 꿈틀대고 있다. 2019년 취재를 위해 싱가포르 방문 때 만났던 조지 타나시예비치 당시 마리나 베이 샌즈 CEO는 “부산이 글로벌 관광도시로서 좋은 환경을 갖고 있으면서도 이를 제대로 개발하고 산업화하지 못하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부산의 현실을 외면하자는 것이 아니다. 위기를 모른 척하자는 것도 절대 아니다. 부산의 현재를 직시하고 문제를 풀어나가되, 부산의 가능성과 장점까지 무시하지는 말고 강화하자는 뜻이다. 아이의 단점만 보며 위축시킬 게 아니라 장점을 발견해 발전시키듯, 부산도 사랑스러운 눈으로 저력과 잠재 가능성을 발견하고 이에 집중하는 건 어떨까.

인터뷰했던 신임 총장 역시 인터뷰 말미에 이렇게 강조했다.

“우리 앞에 놓인 도전들이 결코 녹록지 않다는 것을 잘 압니다. 지역 고교 졸업생이 대학 정원보다 적어지는 역전현상이 이미 현실화됐고 지역대라는 현실적 어려움 앞에 쉽지 않은 도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가능성을 보고 희망을 갖고 하나 하나 바꿔보려고 합니다. 부산의 대학이 얼마든지 잘할 수 있고 희망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올해 부산은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라는 염원을 현실화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가덕신공항 건설, 해상도시 및 15분 도시 완성, 남해안 해양관광 벨트 등 부산의 미래를 ‘새로고침’할 굵직굵직한 사업들도 탄력받을 전망이다. 인재 양성과 미래기술 개발을 이끌 지역대학들도 운동화 끈을 다시 매며 함께 뛸 준비를 하고 있다.

자, 이제 당신은 ‘부산’이라는 아이를 어떻게 키우겠습니까?

조민희 해양수산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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