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국토교통부에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GB) ‘1000만 평 해제’를 요구한 데 이어 시의회도 GB 해제 총량 확대를 요구한다는 소식이다. 부산을 등지는 청년 인구 유입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산업단지 조성 등과 같은 개발용지 확보에 나서겠다는 취지다. 반면 GB 해제를 통한 도시 외곽 확장에 치우친 정책이 양산할 부작용이 만만찮은 것 또한 사실이다. 인구 감소로 존재 가치를 잃어가고 있는 부산 원도심의 활력 있는 개발 방향을 우선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시와 시의회는 도시의 양적 확대와 경제 활성화를 위한 GB 해제 요구에 앞서 공동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는 도심 공간의 효율적인 활용 방안 등을 놓고 진지한 고민을 할 필요가 있겠다.
시의회는 오늘부터 열리는 임시회에 ‘부산시 개발제한구역 해제 촉구 결의안’을 상정하기로 했다. 결의안은 ▷시의 충분한 개발용지 확보를 위한 GB해제 가능 총량 대폭 확대 ▷GB 내 주민의 행위규제 탈피를 위한 GB 집단 취락 해제기준 완화 등을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다. 시의회는 ‘도시 경쟁력 상실’을 이유로 결의안은 꼭 실현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기업을 유치할 수 있는 규모의 산업단지와 인프라 확충 등을 위한 땅 확보 없이 청년 일자리를 만드는 여건을 조성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앞서 시는 지난달 19일 국토부에 동북아 물류플랫폼(약 420만 평)과 제2 에코델타시티 조성(약 320만 평), 53사단 첨단 사이언스파크 조성(약 195만 평) 등 ‘GB 해제 총량 1000만 평 추가 반영’을 요구한 바 있다. 지역 개발 명목의 GB 해제에 시와 시의회가 합심해 총력을 기울이는 셈이다.
하지만 지나치게 외곽 개발에 치중한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 부산 도심에는 사전협상제(민간사업자가 5000㎡ 이상 부지 개발 때 도시계획 변경 타당성과 개발의 공공성·합리성 확보를 위한 민간과 공공의 사전 협의 제도) 대상 부지인 공업지역과 준공업지역이 적지 않게 남아 있다. 이를 활용하는 방안을 제대로 따져보자는 시각도 있다. 부산대 정주철(도시공학과) 교수는 “미래 먹거리인 하이테크 산업은 사전협상제 부지처럼 도심에 들어와야 한다”고 했다. 외곽에 산업단지를 지어 기업을 유치하겠다는 종전 사고에서 벗어난 발상의 전환을 주문한 게다. 공감이 가는 말이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시민 누구나 15분 이내에 문화·의료·교육·복지·여가시설 등을 이용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춘 도시 재구성을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다. GB 해제를 바탕으로 도시 공간을 확장할 경우 ‘15분 도시’ 조성이란 구상과 상충할 수밖에 없다. 국토부는 최근 비수도권 지방자치단체의 GB 해제 권한 확대 방침을 정했다. 이와 맞물려 시의 ‘GB 1000만 평 해제’ 움직임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 정책 방향은 여전히 생각해볼 여지가 많다는 점에서 실행에 앞서 공론화 과정을 거치는 등 심도 있는 검토 작업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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