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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도설] 한양프라자

  • 강춘진 기자 choonjin@kookje.co.kr
  •  |   입력 : 2023-01-31 20:22:47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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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1세대 주택건설사로 손꼽히는 (주)한양은 한양아파트라는 이름으로 유명세를 탔다. 1970년대 서울 압구정 한양아파트와 1980년대 여의도 한양아파트가 대표적이다. 한때는 한양아파트 입주민들에게 “제법 사는 사람들”이라는 시샘의 눈초리가 없지 않았다. 전국 곳곳에 건설된 한양아파트에는 한양프라자 건물이 함께하기 마련이었다.

한양프라자에는 보통 슈퍼마켓과 음악·미술·태권도·논술 학원, 일반 음식점, 부동산 사무실 등이 입점해 주민을 상대로 영업했다. 2007년 7월 서울 도봉구 도봉동 한양 3~5차 한양아파트 준공 당시 건립된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의 계단식 콘크리트 건물인 한양프라자가 지금도 그 이름을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건물 전면부에는 상점들이 위치해 있고, 후면부에는 다세대 주택이 존재한다. 이는 별다른 특색을 찾아볼 수 없는 주거형 상가라고 할 수 있다. 부산의 한양프라자는 달랐다.

도시철도 1호선 교대역 앞에 버티고 있는 한양프라자는 가구 전문 매장으로 출발했다.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로 1988년 문을 연 뒤 지역 주민의 발길이 이어진 가구 대표 백화점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한참 잘 나갈 때는 가구 매장 40여 곳이 성업했다. 최근까지도 예식장과 뷔페 등 각종 부대시설들이 사람들을 불러모았다.

“한양프라자에서 만나요.” 한양프라자 전성기에는 지금과 다른 분위기였다. 결혼 적령기를 넘기면 안 된다는 인식이 강했던 시절이다. 21세기 초만 해도 한양프라자에 혼수 가구 장만을 위한 예비 신혼부부와 시댁 처가 식구 등으로 붐볐다. 인근 도시철도 동래역과 함께 부산 외곽으로 쉽게 연결되는 교통 요충지에 위치한 관계로 등산객과 답사여행 참가자 등이 만나는 명소였다. 부산의 한양프라자를 연상할 경우 ‘가구’와 ‘만남의 장소’를 키워드로 떠올릴 만했던 게다.

한양프라자가 곧 사라질 운명이라고 한다. 세월 흐름에 따라 결혼 인구가 줄어들고 가구 장만 형태가 달라진 때문이기도 하겠다. 한양프라자 임점 업체 상당수가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해 떠났다. 그나마 이곳을 지켰던 가구업체 6곳은 지난해 말 임대 계약 만료 뒤 뿔뿔이 흩어졌다.

해당 부지는 주상복합건물로 재건축 될 모양이다. 가구 백화점 ‘한양프라자’ 브랜드는 시민 기억 속에 남게 됐다.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세상 변화지만 중·장년층 세대는 진한 아쉬움이 남겠다.

강춘진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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