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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도설] 남천삼익비치

  • 강춘진 기자 choonjin@kookje.co.kr
  •  |   입력 : 2023-02-02 18:57:04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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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년 10월 준공된 부산 수영구 남천동 삼익비치타운의 등기부상 정식 명칭은 ‘비치아파트’로 기재돼 있다. 바닷가 전망을 유독 강조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분양 당시 고급 주거지로서 위상이 대단했다. 1970년대 후반 분양가가 서울 영동 신시가지와 압구정 현대아파트·한양아파트 등과 비슷한 가격대를 형성했던 ‘전국구 고가 아파트’였다.

1980~90년대 중반에만 해도 부산에서 동래 럭키아파트와 함께 잘 사는 사람들의 양대 부촌으로 손꼽혔던 남천삼익비치의 비싼 ‘몸값’은 화제를 몰고 왔다. 1990년대 초 당시 가장 큰 평수(174㎡)는 5억 원이 넘는 가격대가 형성됐다고 한다. 그 시기 분양한 해운대신시가 아파트 중 최고 평수라도 분양가가 억대를 넘기지 않았다.

부산에서는 최초로 단일 브랜드로 지어진 지상 12층 33개 동의 대단지 아파트로, 3060세대 모두를 남향으로 배치했다. 우리나라 아파트 내 커뮤니티 시설의 효시라고 할 수 있는 ‘삼익스포츠센터’도 주목받았다. 골프연습장, 실내 수영장, 사우나, 실외 유수풀장, 스쿼시장 등이 있어 웬만한 호텔 시설을 능가한 수준이었다. 위화감을 조성했다는 비난도 일었다.

단지를 둘러싼 광안리 바닷가 산책로와 봄철 벚꽃 풍광이 어우러져 전국에서 관광객이 몰리는 ‘명소’로도 유명세를 탔다. 세월 앞에는 어쩔 수 없는 법. 2005년부터 재건축 이야기가 불거졌다. 2010년대 해운대 마린시티 두산위브 더제니스와 아이파크 등 새로운 형태의 ‘최고급’ 주거단지가 형성되면서 부촌 이미지는 퇴색됐다.

부산 재건축시장의 ‘대장주’ 대접을 받는 남천삼익비치 재건축 아파트(지하 3층~지상 60층, 3325세대 규모) 분양가가 알려지자 의견이 분분하다. 지난해 9월 수영구로부터 사업시행계획인가를 받은 재건축정비사업조합 측이 잠정 고지한 조합원 분양가는 3.3㎡당 4500만 원. 지난해 12월 부산지역 분양가 최고액을 경신한 남천자이의 3.3㎡당 평균 3000만 원을 훌쩍 넘겨 버렸다.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올림릭 파크 포레온)의 3829만 원보다 더 높다.

20세기 말에는 고가 브랜드 아파트로 화제를 모았던 남천삼익비치가 이젠 최고가 재건축 분양가로 다시 이목을 끌고 있다. 분양가가 너무 비싸다는 목소리에 ‘미래 가치’를 따져 감당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입주해 살고 싶은 사람들이 알아서 판단할 문제지만, 서민 입장에서는 “씁쓸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강춘진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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