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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오케스트라

하순봉 작곡가

  • 하순봉 작곡가
  •  |   입력 : 2023-02-12 19:19:04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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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케스트라! 이 매력적인 단어는 그리스어로 ‘춤추다’는 뜻이다. 원래는 고대 그리스의 합창단과 춤을 추던 무대를 가리키는 용어였다. 그러다 그것이 악단 전체를 지칭하는 오늘날의 뜻으로 되었다. 서양음악엔 수많은 장르가 있지만 그 백미는 단연 관현악이다. 100여 개의 악기가 어우러지며 내뿜는 압도적인 음량과 입체적인 음향의 교차는 인간이 만들어 낼 수 있는 소리의 대향연으로 장엄하고 숭고하며 비장미를 느끼게 한다. 최상위의 카타르시스다. 오케스트라의 역사는 고대음악부터 있어 왔지만 근대 오케스트라의 완성은 18세기 고전시대에 와서다.
460년 역사를 자랑하는 독일의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오케스트라.
르네상스까지만 해도 음악은 교회전례음악 위주로서 성악이 우세였다. 그러다 바로크부터 본격적으로 기악이 우세해진다. 그러나 바흐의 브란덴부르크 협주곡을 보면 전체 6곡 모두 편성이 다르듯이 여전히 작곡가들이 악기와 편성에 대한 다양한 모색을 하던 시기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고전에 와서야 교향곡과 실내악이 확립되며 기악은 바야흐로 전성기를 맞이한다. 이런 배경에는 연주가들도 당연히 큰 역할을 한다. 파가니니나 리스트 같은 비루투오소들은 인간의 한계를 넘나드는 악기의 기교를 보여주며 작곡가들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제공했다. 또 무엇보다 악기의 개량이 꾸준히 있어 왔다는 것이다. 특히 이런 개량은 관악기들에게 혁명적이었다. 시민계급과 도시의 형성도 관현악 발달의 중요한 요인이 된다. 원래 궁정이나 교회에서 주로 연주되던 음악이 점점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하면서 대규모의 전문 연주홀이 필요해진 것이다. 바로크만 해도 악단은 20명 내외였지만 고전시대에는 40명 정도로 커진다. 이런 대규모 홀을 채우기 위해선 더욱더 큰 음량과 편성이 필요했다. 오늘날 세계 유수의 오케스트라는 이런 자신 만의 전용 연주홀을 다 갖고 있다.

관현악 편성은 보통 목관악기의 수로 구분한다. 목관이 두 대씩 쓰이는 2관 편성은 주로 고전시대이고 3관 편성은 낭만, 4관은 후기낭만이나 근대관현악에 쓰인다. 3관부터는 목관에 피콜로나 잉글리시호른 같은 패밀리악기들이 추가되어 음역을 보강한다. 호른은 목관의 배수가 되는데 금관과 목관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다. 현악은 이런 관악에 맞춰 가감이 된다. 그 외 수많은 타악기는 화려함과 극적인 효과를 도와준다. 4관 편성이면 연주자는 100명이 훨씬 넘는다.

베토벤은 극적인 효과를 위해 교향곡에 합창을 도입했다. 결국 편성은 작곡가의 음악적 의도에 달렸다. 1000명의 연주자가 필요한 말러의 ‘천인교향곡’이 극단적인 예일 것이다. 이런 거대한 관현악곡을 들을 때마다 그 모든 악기를 조합하는 작곡가의 능력에 새삼 경외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런 복잡한 수많은 악기의 이합집산에도 거기엔 대략 세 가지 역할이 있다. 주선율이나 주요 동기가 나오는 전경, 내성의 화음, 반주음형 등이 나오는 중경, 그리고 베이스나 리듬을 담당하는 배경이 있다. 크게 이런 역할로 구분해 들으면 감상과 곡의 구조 파악에 도움이 될 것이다.

근대에 와서는 오케스트라 발전에 지휘자의 공로도 빼놓을 수 없다. 신작 초연은 물론 작곡가의 상상을 넘는 음향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독일의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는 약 460년의 역사를 가진 제일 오래된 오케스트라다. 이 악단이 거쳐 왔던 역사와 정치 사회적 상황, 연주홀, 작곡가와의 관계 등을 보면 그냥 음악사의 한 장이 된다. 오케스트라는 그 시대 음악의 가장 중심에서 모든 음악을 주도했던 것이다. 오늘날에도 일류 오케스트라는 문화의 총결집체로서 국가나 도시를 대표하는 무형의 랜드마크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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