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영도구가 중구 중앙동에서 영도구 태종대까지 이어지는 도시철도 영도선(트램) 건설에 매진하고 있다. 영도구는 조만간 ‘도시철도 영도선 기반 조성을 위한 교통체계 개선 용역’을 발주하고 타당성 논리를 개발할 계획이다. 범구민협의체 가동도 준비 중이다. 영도는 부산 16개 구군 중 유일하게 도시철도역이 없다. 그만큼 교통 환경이 열악하다는 의미다. 영도구가 구상하는 트램은 길이 8.28㎞에 역사는 14개이다. 도시철도 1호선 중앙역에서 롯데백화점 광복점, HJ중공업, 영도구청, 동삼혁신지구 등을 지나 태종대에서 끝나는 노선은 영도 동쪽 해안 전체를 아우른다.

영도 트램이 실현되기 위해 넘어야 할 산은 결코 작지 않다. 우선 부산시가 10년마다 짜는 도시철도망 계획에 포함되어야 한다. 부산시는 2026~2035년분 구축 조사를 내년에 시행한다. 여기에 반영되려면 최우선 과제가 비용 대비 효과, 즉 경제성 확보이다. 영도 트램은 영도구의 지속적인 인구 감소로 이용자가 많지 않다는 등 이유로 앞선 평가에서 경제성(B/C)은 0.64, 종합평가(AHP)는 0.4를 받았다. 각각 0.7(B/C), 0.5(종합평가)인 기준에 아슬아슬하게 미달했다. 상황이 극적으로 반전되지 않는 한 이 지표가 개선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이때문에 현재 부산시 계획 순위에서 영도선은 다른 노선에 비해 상당히 뒤로 밀려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교통망 확충에 경제성이 전부는 아니다. 영도 트램의 시작점인 중앙동은 북항 재개발 지역 내 트램 노선인 씨베이파크선과 연결되는 곳이다. 씨베이파크선은 부산시민공원에서 북항 재개발 지역을 통과해 도시철도 1호선 중앙역까지 이어지도록 계획되어 있다. 1, 2단계 북항 재개발과 함께 이 트램도 곧 완성된다. 영도 트램이 중앙역에서 출발하면 부산의 원도심인 동구 중구 영도구가 모두 트램으로 연결된다. 해운대나 광안리를 능가하는 명품 해안로가 열리는 것이다. 북항은 부산이 제2 도약을 하기 위한 꿈의 공간이다. 146년 만에 시민 품으로 돌아온 북항엔 오페라하우스 공사가 한창이고 앞바다에 해상도시가 계획되고 있다. 2030년엔 엑스포 개최 여망도 부푼다. 영도 역시 해안을 따라 전국적인 인지도가 있는 관광명소들이 속속 들어서는 참이다. 지상으로 다니는 저비용 친환경 트램 노선으로 이 모든 구슬이 하나로 꿰어질 수 있는 것이다.

소멸 위기는 원도심의 공통 난제이다. 영도구는 압축적으로 이런 문제를 안고 있다. 영도 트램은 현직 구청장뿐만 아니라 부산시장과 지역 국회의원까지 1호 공약으로 내세운 사안이다. 도심 공동화를 멈추기 위한 첫번째 단추가 접근성 개선이고 그 해결책이 대중교통 확충이라는데 공감하기 때문일 것이다. 정주인구나 유동성을 근거로 현 시점에서의 경제성만 따져서는 원도심 회생을 위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10년 20년 후 부산을 상상하면서 선제적인 투자에 나서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