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사태는 우리 삶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잠시 폭락장을 겪었으나 이후 부동산 주식 코인 등 자산가치가 폭등하면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파이어족’ 열풍이 불었다. 경제적 자립(Financial Independence)을 토대로 자발적 조기 은퇴(Retire Early)를 추진하는 사람을 일컫는 용어다. 2030세대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다)해서 부동산 주식 등에 투자해 자산을 모았다. 하지만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등으로 세계 경제가 위축되자 자산시장이 얼어붙었다. 은행의 가계대출 금리는 2020년 12월 2.79%에서 지난해 12월 5.6%로 급등했다. 이 때문에 빚을 내 집을 산 영끌족은 이자폭탄을 맞고 신음하고 있다. 파이어족을 선언하며 직장을 그만 둔 30대 중 일부는 다시 직장으로 돌아왔다.
생활물가가 오르면서 돈을 최대한 쓰지 않고 버티는 무지출 챌린지가 젊은층 사이에 인기다. 난방비 인상으로 온열기구, 내복을 비롯해 수면양말까지 발 빠르게 구해 보일러를 틀지 않고 버티는 사람도 많다.
고물가·고금리에 따른 경기침체가 지속되자 스마트폰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쉽게 할 수 있는 앱테크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서울 중구 시립미술관 앞 광장에는 점심시간이면 직장인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고 한다. 미술관 관람을 하는 게 아니라 모바일 금융플랫폼 ‘토스’가 출시한 ‘함께 토스 켜고 포인트 받기’ 서비스로 앱테크를 하는 것이다. 스마트폰 블루투스 기능과 토스 앱을 켜면, 주변에 같은 앱을 켠 다른 사용자가 모바일 화면에 아이콘으로 나타난다. 이를 클릭하면 10원을 받을 수 있다.
이 밖에 출석체크와 이벤트, 걷기 등 다양한 앱을 활용해 한 달에 수십만 원씩 버는 사람들이 생겼다. 참여 조건이 따로 없이 휴대전화만 있으면 되므로 앱테크를 하는 사람이 많다. 인크루트가 지난해 앱테크 참여도와 참여 이유를 알아보기 위해 성인남녀 170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75%가 현재 앱테크를 하고 있다고 답했다.
앱테크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도 만만찮다. 큰 수익을 올리는 사람은 적은 반면 대다수 사람은 들이는 시간 대비 수익이 크지 않아 효율성이 낮다는 것이다. 10원을 벌기 위해 2030세대가 앱테크에 열중하는 것은 기특하기 보다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최대 연 10%대 이자를 주는 ‘청년희망적금’을 해지하는 청년들이 줄을 잇는다. 지금 삶이 너무 힘들어 미래를 생각하기 어렵다는 이들을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
이은정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