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투자증권 부산WM센터 차호중 부장

한국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국경제를 이번에 시작된 양회를 중심으로 살펴보도록 하자. 중국의 내수경제가 활성화될 때 우리경제도 활기를 띠게 된다. 중국은 국가(공산당) 주도로 이루어지는 경제이기에 여타 국가에 비해 정치동향에 조금 더 기민하게 반응한다. ‘양회’는 중국에서 매년 3월 열리는 전국인민대표회의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가리키는 용어로 중국 정부가 앞으로 국가를 운영하는 방침 등을 결정하고 전 세계에 공개하는 자리로 중국 최대의 정치행사라 할 수 있다.양회에서는 앞으로의 국가운영 방침을 결정한 후 전 세계에 공개하는 절차를 거친다. 비밀주의인 공산당이 정책을 결정하지만 양회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된다는 점이 특이점이다. 전국인민대표회의인 ‘전인대’는 공산당원 뿐 아니라 민족별 인민 대표 등도 참석하는 대회로 우리나라의 국회 격이다. 국가 주석과 부주석의 선출과 파면, 예산과 집행에 대한 심의와 승인을 한다.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인 ‘정협’은 정책자문기구로 국정방침에 대한 제안이나 비판기능을 수행한다. 전국인민대표회의인 ‘전인대’에 비해서는 그 영향력이 약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국가주석’은 대내외적으로 중국을 대표하는 자리로, 전국인민대표회의에서 재적 과반수 찬성으로 선출한다. 중국의 실질적 권력은 공산당 중앙위원회 총서기가 차지하고 있다. 시진핑은 국가주석인 동시에 총서기, 중앙군사위원회주석으로 국가, 당, 군의 최고지도자인 것이다.이 밖에 전국대표대회인 ‘전대’는 중국의 주요정치행사로 5년마다 열리는 중국 공산당의 당 대회다. 이론적으로는 중국 공산당 내 최고 권력기관이지만, 중요한 사항들은 대회 전 이미 결정되기에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보통은 ‘전대’를 통해 정치적 리더십(Leadership)의 변화가 이루어진 경우가 많았다. ‘중전회’는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전체회의로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 의원 7명, 중앙위원회 총서기, 당 중앙 군사위원회 주석 등을 선출하는 핵심권력기구다. 전대와 전대 사이에는 총 7번의 ‘중전회’가 개최된다.

‘베이다허’ 회의는 ‘양회’같은 공식행사는 아니지만 중국정치에서 중요하게 꼽히는 회의다. 전 현직 공산당의 비공식적 회의로 언론에 공개되지는 않지만 중국의 주요대회 메시지(Message)와 향후 정책 방향성을 결정하는 암묵적인 최고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는 회의다. ‘베이다허’ 회의 내용들은 이후에 ‘중전회’와 ‘전국인민대표회의’를 통해 구체적으로 드러나기도 한다. 전국인민대표회의 ‘정부업무보고’에서는 연간 경제성장률 목표와 거시경제운용방향, 예산안 등에 대해 총리가 개막식에서 발표한다. 중국은 알다시피 당 주도의 계획경제 운용체제다. 목표치들을 나열하는 것에서도 그 분위기를 잘 알 수 있다. 이번 양회에서 발표된 경제성장률 목표치가 5% 안팎이었다. 이는 1991년 이후 32년만의 최저치인 목표치다.작년 한해를 돌아보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의 전쟁발발과 미중간의 갈등심화, 그리고 중국과 홍콩 내 코로나 확산 등 부정적인 이슈(Issue)가 연쇄적으로 발생한 시기였다. 글로벌(Global)적으로는 인플레이션(Inflation)과 금리인상 흐름으로 경기침체 우려를 야기해 위험자산 회피현상이 가속화 되었다. 이로 인해 시장에서는 공포로 인한 대규모 매물출회로 하락국면을 맞이했었다. 중국은 부동산과 플랫폼 규제가 지속되는 가운데 산발적인 코로나 확산과 통제가 지속되며, 미국의 중국 향 산업규제 영향이 컸다.

하지만 올해인 2023년에 들어서는 시진핑(Xi jinping)정권공고화와 함께 중국정부가 부동산 금융지원정책과 완화적 코로나정책으로 선회했다. 2022년 12월에 방역통제가 전면적으로 완화되었고, 정부정책이 시장 예상보다 빠르게 전환되었다. 이에 시장개선에 대한 기대감으로 반등이 나타났다. 올해는 실질경제활동 개선과 경기 부양차원의 재정, 통화정책 영향으로 투자심리가 개선되어 시장상승을 지지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대비 매력적인 밸류에이션(Valuation)도 긍정적이다. 소비, 플랫폼, 첨단제조업, 신재생 에너지, 신형인프라 영역 등에서 투자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중국 관련 첫 번째 이슈(Issue)는 완화적 코로나 방역정책으로 선회한 부분이다. 지난 12월 7일 중국 방역당국은 10가지 코로나 방역완화 지침을 발표했다. 대규모 봉쇄와 PCR(유전자검사) 그리고 지역 간 이동제한을 철회한 것이다. 또한 한시적 차량 5부제 해제 등 예상보다 빠른 방역완화 조치로의 진입을 추진했다. 확진자 증가세와 계절적인 요인에도 불구하고 방역완화를 실시했던 점을 감안 시, 향후에는 방역지침 강화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두 번째 이슈는 하반기에 중국정부의 부동산정책 관련 전향적인 변화가 예상된다는 점이다. 지난 11월에 강화된 지원책 발표로 부동산경기에 대한 우려가 바닥을 통과한 것으로 보인다. 중기와 단기개발 회생에 초점을 맞춘 금융정책당국의 대출지원이 강화되었고, 우량한 부동산 기업에 대한 융자규제가 완화된 측면이 있다.마지막으로 미국의 대중국 견제가 지속되는 점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 미국은 반도체 관련 자체법안을 시행하였고, 중국수출 규제로 중국의 첨단 반도체산업에 대한 견제가 지속 중이다. 반면 중국은 반도체산업을 전략육성 분야로 선정하고, 국가 반도체 펀드(Fund)규모 확대 등 국산화 지원책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미국에 상장된 중국기업에 대한 회계감사 이슈가 지난 2022년 10월에 양국 간 합의에 도달하였다. 이를 통해 중국기업의 상장폐지라는 불확실성과 회계투명성에 대한 우려가 다소 해소되었기에 향후 투자자들의 신뢰도 개선이 기대된다.

중국경기가 경제활동 정상화의 초기국면임을 감안할 때 여타 국가 대비해서도 높은 경제성장률(GDP)이 예상된다. 중국은 알다시피 타 국가 대비해서 성장률 측면에서 상대적인 우위에 있다. 전반적으로 경기부양을 위한 완화적인 정부정책과 민간기업 영업활동 개선에 힘입어 경기가 회복되는 분위기다.

중국 경제전망으로는 완화적 코로나 방역정책과 정부의 소비부양책으로 내수 소비를 통한 경기개선이 기대된다. 연중 반복된 방역과 봉쇄영향으로 지난해 소비심리지수가 5년래 최저수준까지 내려갔었다. 대신 봉쇄기간동안 저축성향은 큰 폭으로 상승했다. 신규 누적 가계저축액이 약 15조 위안에 달하는 등 소비여력이 풍부해진 것이다. 중국정부의 방역완화 조치에 이어 소비부양책이 더해지며 내수소비 중심의 경기개선이 기대되는 부분이다.부동산 경기지표는 여전히 부진하나 추가적인 하락보다는 저점을 다지고 있는 상황이라 판단된다. 정부가 공급과 수요측면에서 규제완화와 금융지원 등 완화적인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부동산 부양정책에 따른 심리개선에 따라 점진적인 개선 가능성에 초점을 둘 필요가 있는 것이다. 적극적 재정정책과 완화적 통화정책도 긍정적이다. 중국정부는 지난 12월 중앙경제공작회의를 통해 재정정책을 강조하고 나섰다. 22년에는 지방정부의 특별채 발행규모도 5조 위안을 상회했었다. 지속적인 지급준비율 인하를 통해 총통화(M2) 증가율도 증가추세다.

중국정부는 지난 20차 당 대회를 통해 첨단산업 강화와 국산화 등 산업자립을 강조하고 나섰다. 특히 12월 경제공작회의에서는 기존의 반독점 규제, 공동부유 기조대신 내수부양과 소비확대를 최우선으로 하였다.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을 통해 민영기업을 지지하고, 소비관련 산업과 첨단기술 산업에 규제를 완화하여 긍정적인 산업 환경을 조성할 의지를 보인 것이다. 22년에 소비 섹터(Sector)의 부진 폭이 컸던 만큼 올해는 경제활동 정상화에 따른 소비회복이 기대되는 국면인 것이다.요약하자면 중국의 소비회복은 양회의 정책보다는 지난해 경제활동 중단으로 과도하게 쌓인 은행예금을 비롯한 엄청난 가용현금 규모에 있다. 코로나로 지출하지 못하고 은행예금 등으로 쌓인 가용현금 규모는 약 15조 위안으로 추산되며, 이는 중국 GDP의 10%에 달하는 막대한 규모다. 양회와 상관없이 경기회복을 위한 실탄으로 쓰일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중국정부의 대규모 부양책에 대해서는 양회에서 밝힌바 기대가 상대적으로 약하므로 지수보다는 섹터(Sector)별 접근이 유효해 보인다.

다만 중국시장에서 돌발변수로 보는 부분은 부동산 경기침체와 미국과의 분쟁가능성이라 주의를 요한다. 부동산 경기부양에도 불구하고 주택경기 침체가 심화되면, 소비회복과 주식시장의 반등을 제한할 수 있기에 유심히 모니터링(Monitoring)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정찰풍선으로 촉발된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더욱 악화되면 외국인 투자자의 비중이 높은 홍콩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음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