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뉴스와 현장] ‘영웅 만들기’에 나서야 할 때

  • 이병욱 기자 junny97@kookje.co.kr
  •  |   입력 : 2023-03-15 19:37:27
  •  |   본지 1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전 세계에는 많은 ‘스포츠 영웅’이 있다. 지금은 고인이 된 복싱의 전설 무하마드 알리(미국)나 ‘축구황제’ 펠레(브라질)는 물론, ‘살아 있는 영웅’도 많다. 손 꼽을 수 없을 만큼 많은 ‘스포츠 스타’들과 달리 이들이 영웅 반열에 오른 것은 선수 시절 본인들이 이룬 업적과 스토리가 다른 스타들과는 차원이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웅은 업적 만으로는 탄생할 수 없다. ‘영웅 만들기’가 더해져야 한다. 미국 등 스포츠 선진국들은 자국 스타들의 영웅 만들기에 열중, 각종 사업을 통해 전 세계로부터 추앙받는 영웅으로 탄생시켰다.

하지만 한국은 영웅 만들기에 인색하다. ‘몬주익의 영웅’ 황영조(마라톤)나 ‘수영 영웅’ 박태환 등은 우리에게는 영웅일지 몰라도 다른 나라 사람에게는 그저 숱한 스포츠 스타 중 한 명일 뿐이다. 우리 스스로가 그들을 기리고 제대로 대접하지 않은 때문이다.

견해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부산이 낳은 최고의 스포츠 영웅으로 양정모 희망나무 커뮤니티 이사장을 꼽을 수 있다. 양 이사장은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레슬링 자유형 62㎏급에서 금메달을 땄다. 광복 이후 대한민국에 첫 올림픽 금메달을 안긴 이가 바로 그다. 당시 느낀 국민의 감격은 건국 이후 최고였다. 양 이사장이 금메달을 목에 걸고 박정희 대통령을 접견한 자리에서 나눈 대화가 한국체대 설립으로 이어졌을 정도다. 이 같은 사실 만으로도 그는 스포츠 영웅으로 추앙받기에 충분하다.

부산 사람에게 양 이사장은 더 특별한 존재다. 부산에서 태어나 초중고는 물론 대학(동아대)까지 졸업한 그는 평생 레슬링인으로 살며 후배 양성을 위해 힘썼다. 지난달에는 한국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 진품을 부산시체육회가 운영하는 부산국제대회기념관에 기증, 많은 시민이 볼 수 있도록 하면서 다시 한번 ‘부산 사랑’을 표현했다.

이런 양 이사장의 업적을 기린 공간이 있다. 부산 아시아드 경기장 인근에 있는 부산시 종합실내훈련장이 그곳이다. 이곳의 정식 명칭은 ‘양정모 금메달 획득 기념 종합실내훈련장’이다. 여기서는 ‘제2의 양정모’를 꿈꾸는 레슬링 선수와 검도 복싱 유도 태권도 등 투기 종목 선수들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하지만 이곳의 존재감은 미미하다. 일반 시민은 물론 투기 종목을 제외한 체육인들에게조차 생소한 공간이다. 더욱이 양 이사장의 올림픽 금메달 획득을 기념해 조성된 공간이라는 사실을 아는 이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양정모 훈련장’에 대한 홍보도, 지원도 부족했기 때문이다.

1987년 건립된 양정모 훈련장은 무관심 속에 세월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곳곳이 낡고 병들어 대대적인 수술이 필요하다. 타지에서 전지훈련을 온 선수들이 머물 합숙소는 폐쇄된 지 오래다. 대구의 경우 각 종목 훈련장과 부대시설, 합숙소가 있는 ‘대구스포츠단 훈련센터’를 운영하고 있고 인천과 광주에는 이 같은 시설이 3곳이나 있는 것에 비춰보면 부산의 현주소는 부끄러운 수준이다.

양 이사장을 제대로 대접하고 기려야 한다는 지역 체육인들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부산시는 2017년 ‘체육발전 종합계획’을 통해 이곳에 새로운 종합훈련장을 짓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2021년까지 20개 종목의 실내외 훈련장과 합숙시설, 부대시설 등이 포함된 ‘(가칭) 부산종합선수촌’을 조성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예산난을 이유로 차일피일 미뤄지더니 계획을 수립한 지 6년째 전혀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부산은 2025년 제106회 전국체육대회를 개최한다. 부산의 체육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양 이사장이 대한민국 올림픽 첫 금메달을 딴 지 50년 차가 되는 해이기도 하다. 부산을 찾는 전국의 체육인들에게 낡고 초라해진 양정모 훈련장을 보여줄 순 없지 않나.

당장 추진이 어렵다면 2년 뒤 ‘양정모 선수촌’의 첫 삽이라도 떠야 하지 않을까. 다시금 양정모를 기리고 부산을 넘어 대한민국 스포츠 영웅으로 탄생시키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이병욱 스포츠팀장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북항복합환승센터 3.3m 단차분쟁, 법원 조정안 확정
  2. 2산청 대원사계곡길, 3.5㎞에서 5㎞로 연장 개통
  3. 3김장철 앞두고 재룟값 희비… 주요 채소는 내렸으나 양념은 올라
  4. 4부산 울산 경남 오후부터 비…내일까지 10∼60㎜
  5. 5김민석 “임기 동안 부산 직할 각오…뿌리 안착 숙제”
  6. 6[속보] 부캉이 ‘북항살이’ 한 달째…누적 방문객 150만명 넘었다
  7. 7[속보]현대제철 당진공장, 협력업체 근로자 기계 끼여 숨져
  8. 8정부의 미온적 태도에 가덕도신공항 우선시공분 11월 초 착공 ‘흔들’
  9. 9임홍란 신임 창녕경찰서장 취임…"먼저 행동하는 지휘관 될 것"
  10. 10북울산역세권 개발 본격화
  1. 1김민석 “임기 동안 부산 직할 각오…뿌리 안착 숙제”
  2. 2추미애 “사과 바라니 사과한다” 발언에 국힘 “사퇴 바라시니 사퇴하라”
  3. 3[속보]김민석, 지역축제 중 무대인사 관련 사과…"불편 끼쳐 죄송”
  4. 4울주군의원 의정비 8.3% 인상
  5. 5李대통령 “‘국무회의 공개라 말 못한다’는 거짓말…이해 안 돼”
  6. 6국힘, 秋 ‘재정 빨대’ 발언 사과에 “‘사과 바라시니까’…끝까지 오만”
  7. 7李대통령, 부천 화재 순직 소방관 조문…“영원히 기억할 것”
  8. 8[속보] 추미애 '소방 재정 빨대' 발언 사과…“폄훼 의도 없어”
  9. 9김민석, '재정 빨대' 발언 사과... "추미애에게도 사과 요청했다"
  10. 10[정가 인&아웃] 지역현안 해결사 이헌승 국힘 부산 국회의원, 국제신문 회생에도 팔 걷어
  1. 1김장철 앞두고 재룟값 희비… 주요 채소는 내렸으나 양념은 올라
  2. 2정부의 미온적 태도에 가덕도신공항 우선시공분 11월 초 착공 ‘흔들’
  3. 3IMF, 韓잠재성장률 2년 연속 상승 전망…40년 만에 처음
  4. 4[속보] ‘부캉이’ 오른쪽 지느러미 상처 관찰…출혈은 없어
  5. 5롯데 ‘러브 패밀리 페스티벌’ 부산서 첫 개최
  6. 6효성중공업, 창원 초고압차단기 신공장 준공…AI 전방수요 폭증 영향
  7. 7마카오 리조트 '그랜드 리스보아 팰리스' 영남권 공략 본격화
  8. 8대미(對美) 무역수지 흑자 늘었는데, 트럼프 가만히 있을까?
  9. 91246회 로또 1등 16명…당첨금 각 18억 8,103만 원씩
  10. 10"국민연금 한 번도 못 낸 청년 21만명…10명 중 9명은 '실직'"
  1. 1북항복합환승센터 3.3m 단차분쟁, 법원 조정안 확정
  2. 2산청 대원사계곡길, 3.5㎞에서 5㎞로 연장 개통
  3. 3부산 울산 경남 오후부터 비…내일까지 10∼60㎜
  4. 4[속보] 부캉이 ‘북항살이’ 한 달째…누적 방문객 150만명 넘었다
  5. 5[속보]현대제철 당진공장, 협력업체 근로자 기계 끼여 숨져
  6. 6임홍란 신임 창녕경찰서장 취임…"먼저 행동하는 지휘관 될 것"
  7. 7북울산역세권 개발 본격화
  8. 8'여론조사비 대납 혐의' 오세훈 2심 내주 선고
  9. 9아궁이 불 지핀 후 방치…김해 목조 단독주택서 불
  10. 10경남도, 3277억 규모 올해 마지막 추경 편성…8월 호우 복구 중점
  1. 1김도영의 KIA냐, 오스틴의 LG냐
  2. 2득점은 킹, 리바운드는 롱…KCC 살릴 ‘믿을맨’ 찾았다
  3. 3자금 숨통 틔웠다…LIV골프 살아날까
  4. 4[뭐라노] 롯데, 이젠 성찰할 때
  5. 5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6. 6인종차별 당한 엄지성…英 경찰 수사
  7. 7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8. 8황성빈은 첫 도루왕…끝까지 뜨거웠던 타이틀 경쟁
  9. 9한화, 새 사령탑에 류지현…3년 20억원
  10. 10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AI 시대, 부산 R&D의 대전환
원자력 청출어람, 스승을 가르치다
국제칼럼 [전체보기]
사라지는 것, 귀 기울일 것
열린 사회와 그 적들
기고 [전체보기]
배의 피부를 지키는 기술은 도장이다
거장은 떠나도, 오케스트라는 남아야 한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북극항로, 첫 배보다 중요한 것은 다음 배다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도청도설 [전체보기]
은정이라는 이름
다시 영화의 시간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요추부 척추관협착증, ‘메포츠’로 극복하기
B형 간염 ‘바이러스 수치’에 ‘급여’ 맞춰야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초대 중수청장, 내편 네편 아닌 국민편에 서라
지자체, 현수막 법 준수하고 실태부터 파악해야
세상읽기 [전체보기]
다민족 사회
부캉이가 북항에 던진 질문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금가락지가 땅에 떨어진 형국, 곡전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거울 속의 외계인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