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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도설] 테라 권도형 처벌

  • 이은정 기자 ejlee@kookje.co.kr
  •  |   입력 : 2023-03-28 19:14:16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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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테라·루나 코인 폭락 사태의 장본인인 권도형(32) 씨가 지난 26일 동유럽 국가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 국제공항에서 체포됐다. 권 씨는 테라·루나 코인이 폭락하기 직전인 지난해 4월 말 가족과 함께 한국을 떠나 싱가포르로 향했다.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면서 지난해 9월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적색 수배가 내려졌고, 10월에는 그의 여권이 무효화됐다. 그는 다시 아랍에미리트 두바이를 거쳐 동유럽 세르비아로 도주했다. 이후 세르비아와 국경을 접한 몬테네그로로 이동한 것이다.

그는 도주 중에도 트위터를 통해 “죄도 없고 도망가는 것도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의 발언과 달리 검거될 때 2개 나라 위조 여권을 가지고 있었다.

그가 세상에 내놓은 테라는 스테이블 코인이다. 이는 코인 1개 가치가 항상 1달러를 유지하도록 설계됐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스테이블 코인은 발행된 코인의 총액만큼 달러화를 담보로 예치해야 하지만 테라는 이런 담보가 없었다. 테라·루나는 한때 가치가 100배 넘게 올랐고, 시가총액은 50조 원 이상으로 커졌다. 하지만 지난해 5월 테라·루나의 안정성을 두고 회의론이 생기면서 가격이 폭락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는 테라·루나 사태를 증권사기로 단정했다. 폭락 사태로 전 재산을 잃었다는 권 씨의 주장과 달리 스위스은행에 1억 달러 이상의 비트코인을 화폐로 인출한 사실도 적발했다. 그가 검거되면서 어느 나라에서 재판을 받게 되느냐가 최대의 관심사다.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 싱가포르까지 신병 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일단은 몬테네그로의 사법 처리가 우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그가 한국으로 송환을 희망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한국에서라면 가벼운 처벌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한국어로 인터뷰하거나 소통하는 것을 거부하던 권 씨는 체포된 뒤에는 한국어 통역이 없어 자신의 방어권이 박탈됐다고 주장했다.

일부 피해자들은 권 씨가 미국에서 재판을 받아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국은 경제사범 최고형량이 약 40년인 반면, 미국은 개별 범죄마다 형을 매겨 합산하는 병과주의를 채택해 수백 년의 징역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앞서 세계 최대 아동 성착취물 사이트를 운영한 손정우 씨도 미국에서 범죄인 인도를 요청한 적이 있다. 손 씨는 결국 한국에서 재판을 받았고 징역 2년형을 선고받아 논란이 됐다. 금융·증권 범죄에 대한 법원의 양형기준 강화가 시급하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이은정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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