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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도설] 통영국제음악제

  • 강춘진 기자 choonjin@kookje.co.kr
  •  |   입력 : 2023-03-30 20:04:10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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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통영 출신 화가 전혁림(1915~2010)은 고향과 부산에서 활동하면서 통영 바다를 소재로 푸르고 시원한 풍경을 화폭에 주로 담았다. 구상과 추상을 넘나드는 ‘바다의 화가’ 전혁림은 “가장 통영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는 개념을 작품에 투영한 것으로 유명하다.

20세기 현대음악 역사를 빛낸 윤이상(1917~1995)도 해방 이후 1952년까지 통영과 부산에서 음악교사로 재직하면서 전혁림과 함께 통영문화협회를 창립하는 등 통영 문화예술 발전을 이끌었다. 1953년 서울로 옮겨 경희대 등에서 후진을 양성하던 윤이상은 1956년 프랑스로 유학 간 이후 통영 땅을 다시는 밟지 못했다. 국내에서는 ‘재독(在獨) 작곡가’로 남았다. 2002년부터 ‘통영국제음악제’가 열리면서 그의 음악세계가 국내에도 널리 알려졌다. ‘가장 통영적인’ 이 음악제는 전혁림 말처럼 ‘가장 세계적인’ 음악축제로 자리매김 했다. 아시아에서 ‘가장 영향력 있고 높이 평가되는 현대음악제’다.

남해안 대표 관광도시의 수려한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열리는 이 음악축제는 시인 김춘수 유치환, 작가 박경리 등 당대 최고 문화예술인을 낳은 예술의 고장 통영 이미지를 잘 드러낸다. 매년 음악제가 열릴 때마다 고전과 현대, 동서양을 오가는 이색 무대가 이어져 주목받았다. 국내 최대 현대음악축제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

‘2023 통영국제음악제’가 오늘 통영국제음악당에서 개막한다. ‘경계를 넘어’를 주제로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다음 달 9일까지 선보인다. 개막 무대는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와 현대음악 전문 지휘자 데이비드 로버트슨,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레오니다스 카바코스 등이 꾸린다. 이 가운데 로버트슨은 뉴욕필 빈필하모닉 등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와 호흡을 맞추며 현대음악에 탁월한 해석력을 보이는 것으로 정평이 난 지휘자다. 그가 통영 봄 바다에 어떤 선율을 입힐지 기대된다. 음악제 기간에는 세계 초연 작품이 잇따라 공개된다고 한다. 국악과 전자음악 재즈 등이 어우러지는 무대도 이채롭다. 중국의 생황 연주와 이탈리아 고음악 전문 연주단체 출연 등 국가와 시대의 경계를 넘는 축제다.

문화예술 도시 통영의 봄은 ‘음악의 바다’로 변한다. 김밥 깍두기 꼴뚜기 무침이 조합을 이루는 충무김밥을 비롯해 오미사꿀빵, 해물짬뽕, 다찌방 해산물 등 통영 특유의 맛을 곁들이는 즐거움도 남다를 게다. 올봄 ‘가장 통영적인’ 나들이에 나선다면 ‘가장 세계적인’ 추억이 생기겠다.

강춘진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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