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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권익위원회

‘영도기획’ 지역소멸 잘 짚어…기사 양보다 깊이로 승부를

  • 이선정 기자 sjlee@kookje.co.kr
  •  |   입력 : 2023-04-02 19:38:26
  •  |   본지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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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권익위원(가나다순)

▶권재창(법무법인 청률 변호사)

▶김석환(부산대 석좌교수·4차산업혁명 위원회 위원)

▶김유진(부산시민운동지원센터 변화지원팀장)

▶이동현(독자권익위 위원장·부산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정두나(부산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 과 4학년·전 부대신문 편집국장)

▶정익진(시인)

◇본지 참석·정리

▶이선정(편집국 부국장)

- 지역대학 위기·신공항·엑스포 …
- 취재원보다 독자 관점 보도해야
- ‘인문여행’ 예술관광 온 듯 즐거움
- 전세사기 피해 취재 노력 돋보여

- 기피대상 ‘교도소’ 1면 배치 눈길
- 차등전기료 도입 필요성 잘 제시
- 펫토그래피, 생명존중 되새겨줘
- ‘김홍희의 사진’ 시원한 편집 주목
국제신문은 올해 1~3월 게재된 기사를 중심으로 지면 평가를 하고자 독자권익위원회를 온라인으로 열고 독자권익위원들의 의견을 들었다.

1월 2일 자 국제신문 1면.
▶이동현=신년특집 ‘먼저 온 부산 미래’ 영도에서 부산의 해법을 찾는 기획시리즈가 주목받았다. 한때 부산의 상징이던 영도구가 이제는 소멸 의미에서 부산의 축소판이 됐는데 부산 전체가 마주할 불편한 현실을 미리 보여준다. 영도구를 인구 정책과 도시재생 사업의 테스트베드로 삼자고 제안하며 독자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기획을 통해 내놓은 제안이 공감받아 문화체육관광부의 ‘문화도시’와 중소벤처기업부의 ‘지역 가치창출가(로컬 크리에이터)’ 사업을 접목한 ‘머물고 싶은 도시’ 정책을 펼칠 만한 장으로 주목받는 성과도 거두었다. 이 기획을 계기로 소멸 위기에 놓인 지역의 재생을 위한 노력이 더 가시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김석환=2023년 국제신문이 생각하는 부산의 가장 중요한 현안은 무엇인가? 이에 대한 집중 보도를 통해 개선하겠다는 의지가 신문에 잘 보이지 않는다. ‘먼저 온 미래, 영도’는 신년특집인 것 같고, 연단위 혹은 10년 단위의 특집은 보이지 않는다. 국제신문의 기사들은 파편화돼 있어 독자 입장에서는 중요도가 잘 파악되지 않는다. 지역소멸, 인구감소, 지역대학 위기, 신공항, 엑스포, 디지털거래소 등이 자주 다루어지는데 취재원의 입장에서만 개별적으로 보도되고 있을 뿐이다. MBC디지털뉴스는 지난해 11월에 이어 올해 1월에도 전세계 뉴스채널 중 4억4000뷰로 월간 조회수 1위를 기록해 4억5000만 원의 수익을 올렸다. 이유는 무엇일까? MBC뉴스는 관련기사가 패키징돼 전체 맥락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해준다. 다음으로 독자 관점에서 옳고 그름을 알 수 있도록 전달한다.

▶김유진=1월 3일 ‘민간단체 보조금 한파 확산…정부 이어 부산시도 조사 추진’과 다음 날 ‘정부에 개인정보 제출 법적 근거 없어… 차라리 실사하라’는 부산시가 실시하는 시민단체 현황 전수조사에 대해 시민단체가 문제 제기하는 내용을 잘 담았다. 부산시는 시 보조금을 받거나 사업을 위탁받은 민간단체를 대상으로 보조금 사용에 관해 조사한다고 설명하지만 사업 정산·회계와는 거리가 있는 회원 이름과 생년월일, 주소를 제출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이들 기사는 부산시가 보조금 감사를 목적으로 회원명부까지 요구한 것은 단체의 성향 파악과 이에 따른 길들이기 의도가 있을 수 있다는 의혹에 타당성을 더했다는 점에서 적절한 보도였다고 평가한다. 이 시기 다른 지역지가 관련 기사를 내지 않거나 지난 연말 ‘혈세 눈먼 돈 인식 안 돼…시민단체 보조금 재정비 지시’ 같이 정부 입장을 대변하는 제목을 내세운 것과 대조된다.

▶정두나=1월 30일 ‘치킨게임 내몰린 가덕 vs TK 신공항’은 왜 중추공항 위상을 놓고 두 지역이 갈등에 놓였는지 구체적 설명이 부족하다. 지역갈등을 부추기는 목적이 아니라면 지금 시점에서 두 공항 중 유치 가능성이 큰 곳을 점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왜 두 공항이 경쟁 상대가 됐는지, 동남권에 공항이 두 개나 필요한 이유가 무엇인지 등 사건의 맥락을 제시해주길 바란다.

▶권재창=1월 31일 ‘부산교대역 35년 터줏대감 한양프라자 역사 속으로…’기사와 2월 1일 ‘도청도설’에서 강춘진 수석논설위원의 ‘한양프라자’ 칼럼이 게재됐다. 한양프라자의 연혁, 전성기 후 쇠퇴해 가는 과정을 잘 설명했다. 가구 대표 백화점과 만남의 장소 역할을 했던 사실을 소개했다. 한양프라자와 역사를 같이 한 어느 경비소장에 관한 내용은 현장 취재의 노력과 애정의 결과물일 것이다. 국제신문을 보면서 이따금 감탄하는 것이 있다. 지역에 살면서 자주 접하는 시설물의 유래와 기능을 애정을 가지고 자주 보도한다는 사실이다.

▶이동현=‘그 도서관에 가보셨어요’ 기획이 국립해양박물관 해양도서관을 시작으로 부정기로 연재 중이다. 해양도서관은 해양 콘텐츠 전문 도서관이라 할 만큼 5만2000권 중 25%가 해양서적이다. 헤밍웨이가 ‘노인과 바다’를 최초로 발표했던 잡지, 1831년 영문판 ‘로빈슨 크루소’ 등 다양한 희귀·유일본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박물관 수장고에 조선시대 나온 ‘구운몽’‘표해시말’ ‘조행일록’ ‘죽천이공행적록’ ‘해유록’ 등 귀한 고서도 보관돼 있다고 한다. 부산의 숨겨진 보석을 찾아내는 참신한 기획물로 평가된다.

▶정익진=1~3월 연재한 박선정 소장의 ‘달리 인문여행’ 기획은 예술여행 지도처럼 느껴진다. 장면마다 위대한 예술작품이 등장해 볼 게 많은 미술 전시회에 온 듯하다. 거기에 필자가 사적으로 경험한 예기치 못한 여행의 즐거움을 가미시킴으로써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이동현=2월 9일부터 전세사기로 인한 피해자들의 안타까운 사연과 구조적인 문제, 관계 당국의 대응 실태를 연속으로 잘 보도했다. 부산 부산진구 서면 A오피스텔을 비롯, 속칭 ‘빌라왕 사태’로 불리는 전세사기 의혹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취재를 이어나간 노력이 돋보였다. 특히 임차보증금 반환보증보험이 유명무실하게 운용되는 문제를 잘 짚어 경각심을 높였다.

▶정두나=‘대심도 공사 붕락 사고’ 관련 기사는 3월 1일부터 사흘에 걸쳐 1면 등을 통해 사고의 현황과 사후 관리, 사고 원인을 면밀하게 파악해 돋보인다. 국제신문 덕에 매뉴얼이 만들어져서 다행이다. 3월 3일 ‘원전 없는 서울에 원전소통센터를?’도 다른 종합지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지역지만의 강점을 드러내는 기사였다. ‘차등 전기료 법안 국회 테이블 오른다’(3월 8일) 기사 역시 지역지 역할을 다했으나 ‘지역 여론에 국회가 반응했다’는 내용으로 너무 밋밋하게 표현돼 아쉽다. 앞서 보도됐다지만 독자가 맥락을 짚을 수 있도록 이 기사에서도 기존 지적들을 간단하게나마 제시해줬으면 좋았을 듯하다.

▶김석환=3월 1일 ‘기업 유치하려면 차등전기료 도입 절실’ 기사는 더 설득력 있는 근거 제시를 통해 국제신문 기사의 영향력을 키울 수 있었다. 잠시만 인터넷 검색을 해도 2017~2021년 한국 10대 대기업이 일반 산업용전기(가정요금보다 싼) 요금에 비해 할인받은 금액이 4조2685억 원이라는 자료가 있다. 일본 도쿄의 전기요금이 오사카보다 20% 이상 비싸다는 기사도 있다. 수적으로 많은 기사가 아니라 임팩트 강한 기사가 필요하다. 미국 TV뉴스 전성시절을 이끌었던 CBS의 30분짜리 이브닝뉴스는 3, 4꼭지의 기사만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뉴욕타임스의 유료화 성공 동력은 스트레이트 기사가 아니라 전문적이고 품격있는 칼럼과 해설 기사였다. 국제신문의 킬러 콘텐츠는 무엇인가? 신문의 색깔을 차별화할 수 있는 고급화된 칼럼이 필요하고 궁금한 점을 풀어주는 기사도 있으면 좋겠다. 챗GPT3기사가 그렇다. 국제신문의 기사는 챗GPT3를 독자가 이미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기사를 쓴다. 그러나 학교나 회사원 입장에서는 챗GPT3의 실수나 버그가 궁금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접속해 사용하고, 내 업무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며, 향후 진로 설정은 어떻게 해야 하지 하는 것들이 궁금하다.

▶권재창=국제신문은 3월 20일 부산 교정시설의 이전·통합 문제를 상세히 보도했다. 부산 교정시설이란 부산 사상구 소재 부산구치소와 부산 강서구 소재 부산교도소를 말한다. 보도의 배경은 교정시설의 노후화와 이에 따른 현대화의 필요성이다. 보도를 통해 부산구치소가 전국에서 가장 오래된 교정시설로, 좁고 낡은 시설로 악명이 높다는 사실, 과밀수용으로 인한 인권침해 문제 등이 대두된 사실 등을 알 수 있었다. 아울러 혐오시설로 기피대상이어서 이전할 부지를 선정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내용과 그 때문에 관련 지역 국회의원들이 서로 반대되는 입장을 갖고 있다는 사실, 그 사이에서 시가 눈치를 보고 있다는 의혹도 보도했다. 국제신문이 혐오시설 문제를 1면에서 정면으로 다룬 것을 높이 평가한다.

▶정두나=3월 13일 ‘공공임상교수 부산대병원 지원자 0’ 보도는 꾸준히 언급된 지역 의료인프라 문제를 환기시키면서도 공공임상교수 지원자가 0명이라는 새로운 문제를 제기한다. 또 무작정 ‘지역’이기에 기피한다고 단정짓지 않고, 서울 통계도 살펴봄으로써 ‘제도의 불안전성’을 근본적인 문제로 짚어준다.

2월 6일 자 국제신문 14면.
▶정익진=1월 30일부터 매주 게재되는 ‘펫토그래피(Petography)’는 생명존중 사고와 깊이 관련됐다. 유기 동물에게도 사람 같이 증명사진을 찍어준다는 의미의 이 기사에서는 제도적으로도 반려동물을 보호할 수 있는 모든 조항을 상세히 설명, 생명존중의 의미를 심화한다. 우리는 반려동물 1000만 시대에 살고 있다. 하지만 2020, 2021년 발생한 유기·유실 동물 24만5071마리나 된다. 약 20만 마리는 지난 10년간 유기 동물의 안락사 숫자다. 이 수치들은 반려동물이 귀엽고 예쁠 때는 잘 키워지다가 늙고 병들면 버려진다는 것을 증명한다.

▶김유진=‘김홍희의 Korea Now’는 세로로 긴 지면을 가로로 틀어 사진 한 장을 배치해 시원한 편집이 주목도를 높인다. 올해 초 ‘먼저 온 부산 미래 영도서 해법 찾아라’는 영도 출향민의 사연과 의견을 SNS 채팅창으로 디자인해 보여준다. 가끔 한 손에 안 들어오는 신문 판형이 커서 불편하다가도 넓은 지면을 활용한 편집을 볼 때 종이신문만의 맛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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