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이홍의 세상현미경] 한국경제 괜찮은가

이홍 광운대 경영학부 교수

  • 이홍 광운대 경영학부 교수
  •  |   입력 : 2023-04-06 19:55:47
  •  |   본지 1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글로벌 경제가 어지럽다. 미국의 실리콘밸리 은행이 쓰러지고, 165년 전통의 스위스 크레디트스위스 은행이 망했다. 독일의 막강한 은행인 도이체방크가 흔들렸고, 미국 대형증권사 찰스슈와브도 위험하단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한국의 수출 급감과 무역수지 적자다. 3월 기준 수출이 551억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3.6% 감소했다. 무역수지는 46억2100만 달러 적자로 13개월째 진행 중이다. 도대체 한국경제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답을 얻기 위해서는 이렇게 된 이유와 그 밑바닥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

다행스러운 것은 글로벌 금융 상황이 한국경제를 심하게 괴롭힐 것 같지는 않다. 여진은 있겠지만 위기의 본질이 알려져서다. 알려진 위험은 수습 가능성이 높다. 또 한국의 외환보유고가 방호벽을 치고 있어서다. 2월 말 기준 4252억9000만 달러로 세계 9위다. 1997년 IMF시절처럼 달러 유동성을 걱정할 상황은 아니다.

문제는 수출과 무역수지 적자다. 미국의 중국 때리기가 큰 원인이다. 이로 인해 한국 1위 수출품인 반도체에 불똥이 튀었다. 한국은 반도체 수출의 60%를 중국(홍콩 20%, 중국본토 40%)으로 수출한다. 이 시장이 막히며 2월 수출물량이 전년 동기대비 마이너스 42.5%였다. 중국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 것도 이유다. 중국은 한국의 최대 무역수지 흑자국이었다. 중국이 매년 6~8%의 GDP 성장을 해주어서다. 그런데 2022년엔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으로 성장률이 3%로 주저앉았다. 이에 중국내수가 급감했고 한국수출에 막대한 타격이 왔다. 이런 것들이 겹치자 2022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대중국 무역이 적자로 돌아섰다. 수출은 줄어드는데 각종 소재와 원자재 수입은 증가해서다.

하지만 더 근본적인 원인은 그동안 잘하고 있던 한국의 기둥 산업들이 포화기나 쇠퇴기로 접어든 것에서 찾아야 한다. 반도체를 보자. 한국은 그동안 메모리 반도체로 잘 먹고 잘살았다. 그런데 이 산업이 부가가치가 떨어지고 성장이 정체되는 포화기 산업이 되었다. 조선산업은 포화기로 진입한 지 오래다. 철강도 마찬가지다. 포스코는 중국의 저가 철강수입으로 힘들어한다. 전기차 등장으로 내연기관 자동차 산업도 포화기로 들어가고 있다. 한때 수출을 주도했던 LCD 디스플레이는 아예 국내생산을 포기했다. 한국의 주력산업들이 포화기와 쇠퇴기로 진입하면서 한국경제가 힘을 잃게 된다. 그 배경에 중국기업들의 약진이 있었다.

그럼 한국경제는 망하는 것일까? 아니다. 초격차 경쟁력으로 무장된 새로운 먹거리 산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삼성전자는 2005년 시스템 반도체 파운드리 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사업은 2017년부터다. 이후 불과 5년 만에 매출액이 메모리에 버금가는 놀라운 일을 해냈다. 2022년 4/4분기 시스템 반도체 매출이 7조를 넘어 낸드플래시를 제쳤고 D램에 육박했다. 이 산업은 메모리와 달리 성장기 산업이다. 질적 수준은 어떨까?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3나노 최고난도 공정을 개발하며 시스템 반도체 1등인 대만 TSMC를 놀라게 했다.

전기 자동차 배터리에서의 경쟁력은 글로벌 넘사벽이다. 한국기업들이 중국의 CATL이나 BYD 등과 격렬히 경쟁하고 있지만 성질이 다르다. 중국기업은 저가형(인산염) 배터리에 집중하고, 한국은 고가형(삼원계)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기업들도 저가형으로 진입하고 있어 중국과의 한판 대결이 예상되지만, 중국기업들은 고가형 진입을 꿈도 못 꾼다. 한국기업들의 초격차 경쟁력 때문이다. 특허를 보면 안다. 한국 배터리 선두주자인 LG에너지솔루션의 특허는 2월 기준 2만6000개가 넘는다. 중국의 선두주자인 CATL은 4000개를 조금 넘는다.

조선에서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싸구려 벌크선을 만들고 방만 경영하다 망했던 한국 조선업에 찬란한 햇빛이 든다. 고부가가치와 친환경 선박 건조에서의 초격차 경쟁력 때문이다. 2022년 기준 한국은 고부가가치 LNG와 초대형 원유운반선 건조에서 글로벌 발주량의 58%를 쓸어왔다. 독보적 글로벌 1위다. 여기에 차세대 초격차 기술이 준비돼 있다. LNG, 메탄올, 전기 배터리, 수소 배터리로 움직이는 초절정 기술들이 출격을 대기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산업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 부가가치가 낮아진 LCD 산업을 버리면서 중국에 디스플레이 패권을 뺏겼지만 고부가가치 OLED 시장이 커지고 있어서다. 기술은 당연히 넘사벽이다. 최근 한국을 넘어서자고 일본 정부, 소니와 파나소닉 등이 야심 차게 출발시켰던 일본 JOLED사가 파산했다. 한국의 OLED 디스플레이 기술을 넘지 못해서다.

이런 일이 벌어지는데도 수출과 무역수지는 왜 비실대고 있을까? 아직 차세대 주력산업들의 시장이 충분히 크지 못해서다. 전기차를 보자. 2022년 기준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전체 자동차 시장의 7.9% 정도다. 파운드리 매출 역시 삼성전자의 메모리 수준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산업도 유사하다. 하지만 한국기업들이 이들 산업에서 글로벌 시장을 장악할 날들은 얼마 남지 않았다. 그동안 이들 기업과 한국이 버텨주는 것이 숙제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오늘이슈

 많이 본 뉴스RSS

  1. 1[도청도설] if, 손아섭
  2. 2전국 언론인 청와대 앞 집결…“국제신문 대주주 엄벌” 촉구
  3. 3[포토에세이] 가을의 꽃 코스모스
  4. 4부산에 엔비디아 전용 생산라인 선다(종합)
  5. 5부산 재정자립도 1위 강서구, 생활임금 도입 나홀로 거부
  6. 6북극항로 개척자 “유빙·극한환경서 새 희망 봤다”
  7. 7되돌아와 수로 출구 앞에서 맴도는 부캉이
  8. 8공공 건설현장인데…추락 안전망 없고 감독 태만 부지기수
  9. 9[시사난장] 중국 굴기와 한국 외교의 ‘새판’
  10. 10[속보] 국정원 "김정은 사망설 허위" 국회 정보위에 보고
  1. 1[속보] 국정원 "김정은 사망설 허위" 국회 정보위에 보고
  2. 2北 “국경선 확성기 외 새 대응수단 대기” 연일 대남 협박(종합)
  3. 3가덕 공사비 증액 ‘강제’ 아닌 ‘권고’…법개정 정부 초안 논란
  4. 4최길수 특별감찰관 청문보고서 채택
  5. 5李대통령 지지율 소폭 상승해 40% 회복…부정평가는 50%
  6. 6이 대통령, 최길수 특별감찰관 임명
  7. 7공소청 첫 국감 ‘李 공소 취소’ 공방…檢 총장 대행 “검토·지시 한 바 없어”
  8. 8‘남북 MDL 상호확인·군통신선 복원’ 정부, 군사회담 北에 제안
  9. 9김민석, 소방노조 만나 “정책·예산으로 안전·처우 개선” 약속
  10. 10금융위원장 "산은 부산 이전 하지 않는 것으로 정리" 파장
  1. 1부산에 엔비디아 전용 생산라인 선다(종합)
  2. 2북극항로 개척자 “유빙·극한환경서 새 희망 봤다”
  3. 3로그인 없이 서버장악 가능…전 세계 ‘PHP’ 보안 비상
  4. 4부산시대 연 HMM, 올해만 6조원 투자
  5. 5[한 손 뉴스] 낙상·실종 막는 ‘스마트신발’…부산TP, 노약자 지원 확대
  6. 6서낙동강 수변입지에 4Bay 구조…실속 갖춘 59㎡ 단일평형 차별화
  7. 7부산 온 인도 구자라트주 대표단, 지역기업과 조선·금융 협력 모색
  8. 8부산건설사·대기업, 상생협력 머리 맞댄다
  9. 9한은 기준금리 3% 동결…긴축 유지, 속도조절 속 내달 다시 인상 가능성(종합)
  10. 10흑백요리사 셰프, 국내산 수산물 해외 홍보 나섰다
  1. 1전국 언론인 청와대 앞 집결…“국제신문 대주주 엄벌” 촉구
  2. 2부산 재정자립도 1위 강서구, 생활임금 도입 나홀로 거부
  3. 3되돌아와 수로 출구 앞에서 맴도는 부캉이
  4. 4공공 건설현장인데…추락 안전망 없고 감독 태만 부지기수
  5. 5부캉이 머물던 북항서 기름 유출…8시간째 모습 안 보여
  6. 6[속보] 여전히 수로 주변 배회하는 ‘부캉이’…“환경 적응하면 바다로 간다”
  7. 7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23일
  8. 8[속보]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 오세훈 2심 무죄
  9. 9부산교통공사 노사, 파업 직전 잠정 합의…도시철도 정상 운행
  10. 10구조하다 놓친 익수자 숨진 채 발견
  1. 1종합 6위 부산, 고른 활약에도 아쉬움
  2. 2만년 꼴찌 삼성 선두 ‘파란’…前 챔프 KCC 최하위 ‘수모’
  3. 3쇼트트랙 전설 최민정의 마지막 질주
  4. 4‘성폭행 의혹 제기’ 초교후배…기성용에 1억 배상해야
  5. 5‘높이’ 키운 BNK썸, 2년 전 영광 재현 노린다
  6. 6호랑이 발톱 세운 김도영…돌아온 사자 포효 최형우
  7. 7축구협회장 선거, 12월 18일 추진
  8. 8요트 하지민, 레이저급 정상…전국체전 16연패 역사 쓰다
  9. 9부산시설공단 여자핸드볼팀 전국체전 2년 연속 금메달
  10. 10마무리 캠프 코앞인데…롯데 감독·단장 인선 언제쯤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진짜 질문의 시작
AI 시대, 부산 R&D의 대전환
국제칼럼 [전체보기]
원칙이 흔들린 대가
‘빵과 책’·양자경·강말금 그리고
기고 [전체보기]
‘2028 세계디자인수도 부산’의 과제
배의 피부를 지키는 기술은 도장이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AX·반도체 전시회 5개 동시에 열렸는데…
북극항로, 첫 배보다 중요한 것은 다음 배다
도청도설 [전체보기]
if, 손아섭
교육이라는 희망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25년을 간직한 리플렛 세 장
요추부 척추관협착증, ‘메포츠’로 극복하기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기초의회 의정비 증액, 합리적 기준이 필요하다
특별감찰관 부활, 임명보다 실질적 감찰이 중요하다
세상읽기 [전체보기]
‘이불 킥’의 순간에 도움 될 심리학 지식 한 스푼
문화예술의 시대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대규모 대미 투자, 기회인가 위협인가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사람은 갔어도 명당은 남아 있다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청년 떠나는 지방, 수도권 인구 분산해야
거울 속의 외계인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