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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도설] 키 작아진 중3

  • 강필희 기자 flute@kookje.co.kr
  •  |   입력 : 2023-04-16 19:51:12
  •  |   본지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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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오사카성 천수각에는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유물과 사료가 체계적으로 전시돼 있다. 여기엔 무사들이 입었던 갑옷이 있는데 외국인 관광객들은 흔히 그 사이즈에 놀란다. 너무 작아서다. 500여년 전 살았던 도요토미는 신장이 140㎝ 안팎이었다. 당시 일본 남성 평균이었던 160㎝보다 20㎝나 작았던 것이다. 지금으로 치면 초등학생만 하다. 반면 ‘메이지유신 3걸’ 중 한 사람이자 ‘정한론’을 펼친 것으로 유명한 마지막 사무라이 사이고 다카모리는 키 180㎝에 몸무게도 90㎏에 달해 그 시대 기준으론 거인이었다.

우리나라 독립운동가 중에선 김구 선생이 대표적인 장신으로 꼽힌다. 이승만 전 대통령과 서있는 사진을 보면 180㎝가 넘어 보인다. 190㎝ 가까웠다는 말도 있다. 도시락 폭탄을 던진 윤봉길 의사도 훤칠했다고 전해진다. 남녀 통틀어 세계에서 키가 가장 큰 나라는 네덜란드다. 남성은 평균 183.8㎝, 여성은 170.4㎝나 된다. 남성 최단신인 동티모르(160㎝)와는 23.8㎝, 여성 최단신인 과테말라(151㎝)와는 19.4㎝나 차이가 난다.

교육부와 질병관리청이 2022년 초중고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건강상태와 식습관을 표본 조사한 결과를 최근 내놓았다. 코로나19 대유행기에 비해 신체 활동량이 늘어나면서 전반적으로 키가 커지고 몸무게가 늘었지만 중학생들은 조금 달랐다. 남학생의 경우 1~3학년 모두 키가 1년 전에 비해 오히려 작아진 것이다. 중1은 161.5㎝에서 161.3㎝로, 중2는 167.3㎝에서 166.3㎝로 줄었고, 중3은 170.8㎝에서 169.6㎝로 1.2㎝나 작아졌다. 중3의 키는 2017년(170.1㎝)에도 못 미친다. 중3 남학생은 몸무게도 2.9㎏나 빠졌다. 여학생 역시 1~2학년은 소폭이나마 키가 컸으나 중3은 160.7㎝에서 160.6㎝로 0.1㎝ 줄었다.

키가 유전적 요인인지 후천적 요인인지는 학자마다 주장이 다르지만 노력으로 더 클 수 있다는 덴 이견이 없다. 아이의 키를 키우기 위해 병원에서 성장호르몬 주사를 맞히거나 외국까지 나가 약을 지어 먹이는 부모를 적지 않게 봤다. 한국은 최근 100년간 평균 신장이 가장 많이 커진 나라로 손꼽힌다. 특히 여성은 무려 20㎝ 이상 자라 세계 최고 수준이다. 중3이나 고3처럼 신체 변화와 정신적 스트레스가 집중될 수밖에 없는 특정 시기에 일시적으로 키가 작아진다는 통계가 과거에도 없진 않았다. 하지만 그 이유가 만성적인 바깥활동 부족이나 극심한 다이어트 혹은 영양 불균형 때문인지는 한번쯤 살펴볼 일이다.

강필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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