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화요경제 항산항심] 챗GPT에게 배우는 글쓰기 꿀팁

안병민 열린비즈랩 대표·‘사장을 위한 노자’ 저자

  • 안병민 열린비즈랩 대표
  •  |   입력 : 2023-04-17 19:56:12
  •  |   본지 22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무심한 커서만 외로이 깜빡인다. 머릿속이 하얗다. 한참을, 머리를 쥐어뜯는다. 나오라는 글은 나오지 않고, 애꿎은 머리칼만 빠진다. 우리 모두가 겪는 글쓰기의 어려움이다.

그런데 웬걸, 챗GPT(인공지능 언어 생성 서비스)는 거침이 없다. 질문을 던지면 이내 답글을 뱉어낸다. 수준급의 글이다. 비결이 뭘까? 챗GPT의 글쓰기 원리를 사람의 글쓰기에 접목할 순 없을까?

챗GPT는 사람의 질문에 답하기 위해 ‘딥러닝(deep learning)’이라는 메커니즘을 사용한다. 인간의 두뇌가 작동하는 방식을 모방해서 패턴을 인식하고, 예측하는 기술이다. 충분한 데이터를 통한 ‘사전 학습(pre-trained)’이 전제조건이다. 챗GPT 역시 방대한 양의 다양한 텍스트 데이터를 학습했다. 좋은 요리를 만들기 위한 좋은 재료 확보 차원이다.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한 걸 ‘쓰면’ 글이 된다.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한 게 많다면 글쓰기의 절반은 이미 끝났다. 글감이 풍부해서다. 독서와 여행 등 직간접적 지식과 지혜, 경험을 아우르는 공부가 중요한 이유다.

좋은 글을 쓰고 싶다고? 더 크고, 더 깊고, 더 넓은 세상을, 더 많이 보고, 더 많이 듣고, 더 많이 읽어야 한다. 내 일과 내 삶에 대한 풍부한 사전 학습! 글쓰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챗GPT에게 배우는 첫 번째 글쓰기 팁이다.

챗GPT의 또 다른 작동 원리로 ‘Word2vec(워드투벡)’이 있다. 단어를 고차원 공간 속 벡터로 표현하는 기술이다. 단어 사이의 의미론적 관계를 학습하여 단어 간 유사성을 계산한다. 챗GPT는 이를 활용하여 입력된 문맥과 관련된 단어들을 출력함으로써 마치 사람이 쓴 것 같은 자연스러운 글을 써낸다.

이때 함께 사용되는 게 ‘Attention(주의)’ 메커니즘이다. 챗GPT는 적절한 응답 생성을 위해 사용자가 입력한 질문 정보를 분석한다. 그중 출력할 단어와 관련이 높은 특정 단어에 초점을 맞추어 가중치를 부여한다. 이 가중치를 반영하여 출력할 다음 단어를 선택하는 거다. 입력된 문장의 의도에 집중하여 거기에 맞춤하는 답을 내기 위해서다. 보다 유용하고 적확한 답글이 나올 수 있는 배경이다.

요컨대, 챗GPT는 단어들 간의 관계를 파악하여 맥락상 ‘거리’를 측정한다(Word2vec). 문장 내 각 단어들의 중요도를 파악하여 집중해야 할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을 구분한다(Attention). 그래서 챗GPT에게 배우는 글쓰기의 두 번째 팁? 전후좌우를 두루 살펴 글의 구성에 짜임새를 더하라는 거다. 맥락과 흐름 얘기다.

좋은 글은 물 흐르듯 매끄럽다. 앞에서 이 얘기 하다가 뒤에서 저 얘기하며, 천방지축 좌충우돌해선 제대로 된 글이 될 리 없다. 그렇지 않아도 읽을거리가 넘쳐나는 요즘이다. 뒤죽박죽 앞뒤 없는 글을 끝까지 읽어줄 관대한 독자는 세상에 없다. 글의 목적과 용도 또한 명확해야 한다. 어떤 소재를 가지고, 어떤 주제에 맞추어, 어떤 사람을 대상으로, 어떤 형식의 글을, 어떤 어조로 쓸 것인가? 내 글의 의도에 집중해야 한다.

마지막은 ‘사람의 피드백에 의한 강화학습(RLHF·Reinforcement Learning from Human Feedback)’이다. 사람의 피드백을 기반으로 한 챗GPT 모델 최적화 메커니즘이다. 챗GPT의 답변 완성도 또한 결국 사람의 손을 탄다는 거다.

우리의 글쓰기에도 유사한 과정이 있다. 맞다, 퇴고다! 이렇게도 고쳤다가 저렇게도 수정한다. 단어들도 바꿔보고, 문장들도 고쳐보고, 문단 순서도 바꿔본다. 신기한 게 있다. 고치면 고칠수록 나아진다. 미세하나마 이전 버전보다는 더 나아진다. 퇴고의 힘이다.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쓰고 난 뒤가 더 중요하다. 한 번 썼다고 끝이 아니다. 쓰고 나서 퇴고하고, 또 퇴고하고, 또 또 퇴고하고, 또 또 또 퇴고하고! 글의 완성도는 그렇게 올라간다.

딥러닝, 사전학습, Word2vec, Attention, RLHF. 정리해보니 챗GPT의 작동원리와 개념들이 글쓰기 팁으로도 제격이다.

글쓰기에 왕도는 없다지만 이 정도만 해도 든든하다. 그럼 됐다. 백지의 공포를 이겨내고 일단 쓰자. 지금 당장 쓰자. 모든 글의 출발은 거기서부터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정규반 신입생 52명 뿐인 부산미용고, 구두로 폐쇄 의사 밝혀
  2. 29년새 우울감 더 커졌다…울산·경남·부산 증가폭 톱 1~3
  3. 3부산 중구 ‘1부두 市 문화재 등록 반대’ 천명…세계유산 난항
  4. 4시민사회가 주도한 세계 첫 국가공원…스웨덴 자랑이 되다
  5. 5국제신문 사장에 강남훈 선임
  6. 6AG 축구 빼곤 한숨…프로스포츠 몸값 못하는 졸전 행진
  7. 7“을숙도·맥도 생태적·역사적 잠재력 충분…문화·예술 등과 연대 중요”
  8. 8용산 참모 30여 명 ‘총선 등판’ 전망…PK 이창진·정호윤 등 채비
  9. 9“용맹한 새는 발톱을 숨긴다…” 잠행 장제원의 의미심장한 글
  10. 10주차 들락날락 사고위험 노출…사유지 보호장치 강제 못해
  1. 1용산 참모 30여 명 ‘총선 등판’ 전망…PK 이창진·정호윤 등 채비
  2. 2“용맹한 새는 발톱을 숨긴다…” 잠행 장제원의 의미심장한 글
  3. 39일 파리 심포지엄…부산엑스포 득표전 마지막 승부처
  4. 4국정안정론 우세 속 ‘낙동강벨트’ 민주당 건재
  5. 5김진표 의장, 부산 세일즈 위해 해외로
  6. 6추석 화두 李 영장기각…與 “보수층 결집” 野 “총선 때 승산”
  7. 76일 이균용 임명안, 민주 ‘불가론’ 대세…연휴 뒤 첫 충돌 예고
  8. 8추석연휴 민생 챙긴 尹, 영수회담 제안에는 거리두기
  9. 9포털 여론조작 의혹에 대통령실 "타당성 있어" 與 "댓글에 국적 표기"
  10. 10강성조 "자치경찰교부세 도입 필요, 지방교육재정 재구조화 고민해야"
  1. 1BPA, 취약계층에 수산물 선물
  2. 2내년부터 주택 임대차 계약 신고 때 공인중개사 정보 기재 의무화
  3. 3스타벅스 거대용량 트렌타 사이즈 상시판매
  4. 4“서류심사 공정성에 문제”…산업은행, 신입행원 채용 일정 연기
  5. 5부산 아파트 매매지수 보합세 눈앞…3주 연속 -0.01%
  6. 6"데이터센터 설립 신청 68%, 부동산 이익 목적 '알박기'"
  7. 7'박카스 아버지' 동아쏘시오그룹 강신호 명예회장 별세
  8. 8'하도급 대금 연동제' 4일 시행…연말까지 계도기간 적용
  9. 9고물가에 등골 휜 추석…소외받는 사람 줄길
  10. 10"반 카르텔 외치더니…공기업 '낙하산' 산업부에서만 34명"
  1. 1정규반 신입생 52명 뿐인 부산미용고, 구두로 폐쇄 의사 밝혀
  2. 29년새 우울감 더 커졌다…울산·경남·부산 증가폭 톱 1~3
  3. 3부산 중구 ‘1부두 市 문화재 등록 반대’ 천명…세계유산 난항
  4. 4시민사회가 주도한 세계 첫 국가공원…스웨덴 자랑이 되다
  5. 5국제신문 사장에 강남훈 선임
  6. 6“을숙도·맥도 생태적·역사적 잠재력 충분…문화·예술 등과 연대 중요”
  7. 7주차 들락날락 사고위험 노출…사유지 보호장치 강제 못해
  8. 8“양산 웅상 현안 다양한 의견 모아 행정에 반영 보람”
  9. 9골프 전설들도 그린 위 엑스포 응원전(종합)
  10. 10오늘의 날씨- 2023년 10월 4일
  1. 1AG 축구 빼곤 한숨…프로스포츠 몸값 못하는 졸전 행진
  2. 2‘삐약이’서 에이스된 신유빈, 중국서 귀화한 전지희
  3. 3남자바둑 단체 우승…황금연휴 금빛낭보로 마무리
  4. 4우상혁 높이뛰기서 육상 첫 금 도약
  5. 5임성재·김시우 PGA 롱런 열었다
  6. 65년 만의 남북대결 팽팽한 균형
  7. 7롯데, 포기란 없다…삼성전 15안타 맹폭격
  8. 8[속보] 한국 바둑, 남자 단체전서 금메달
  9. 9'박세리 월드매치' 7일 부산서 개최… 스포츠 스타 대거 참석
  10. 10세리머니 하다 군 면제 놓친 롤러 대표 정철원 “너무 큰 실수”
우리은행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싱가포르다움’을 위한 그들의 선택
우리는 제1부두를 맘대로 할 자격이 없다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과학자들의 소통방식
국가 연구개발(R&D) 예산 삭감
기고 [전체보기]
대통령의 ‘서울·부산 2개 성장 축’ 실현되려면
안전한 세상에서 아동은 꿈을 펼칠 수 있습니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교권회복 시킨다더니…교육부, 교사 집단연가에 으름장
‘고삐 풀린’ 부산 분양가 괜찮나
김갑수의 생각 [전체보기]
꼰대세상
파격적 세대교체를 소망한다
김석환의 이미 도착한 미래 [전체보기]
‘달’ 대신 ‘손가락’만 보세요
세계는 지금, 반도체 전쟁 중
김용석의 시사탐방 [전체보기]
양말 뒤집어 신기
‘학생의 날’이 있다면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자연과 인간을 잇는 원초적 매개체
무대 밖으로 뛰쳐나온 예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PK는 목마르다
이젠 팬이 원하는 감독을 보고 싶다
도청도설 [전체보기]
남성만 병역의무
3위가 목표인 대회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명란과 옹기
시즈오카의 녹차 젤라또
사설 [전체보기]
28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선택과 집중’ 열매를
추석 긴 연휴에도 여야 대치, 민생 협치로 풀어라
세상읽기 [전체보기]
명절 때 나눌 치매 예방 이야기
역사 전쟁과 자유론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실손의료보험 청구간소화와 의료민영화
간호법 제정안과 지역사회 보건의료
이해인 수녀 '기도의 창가에서' [전체보기]
해인의 서랍에서
친구에게 추천하는 두 권의 책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독일을 보면서 곱씹어보는 교훈
골짜기 세대
인문학 칼럼 [전체보기]
불편한 제의
사적 공간의 미학
장병윤의 대안 모색 [전체보기]
야만의 과학
밥의 길, 쌀의 미래
전호환의 두잉세상 [전체보기]
베로나 아레나 오페라 페스티벌
글로컬대학 30, 성공은 총장 리더십에 달렸다
차재원의 정치평설 [전체보기]
잼버리 파행을 부산엑스포 전화위복으로!
민주당이 ‘노무현 정신’을 되살리려면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화해의 와인
와인, 스토리텔링
특별기고 [전체보기]
수산업 몰락 재촉하는 후쿠시마 방사능 선동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가 비과학적인 이유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12음기법
바이로이트 음악축제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화가 장욱진이 온다
황창배의 ‘곡고댁(哭高宅)’
CEO 칼럼 [전체보기]
해양도시의 메카, 부산
세계박람회와 벡스코 제3전시장
  • 맘 편한 부산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