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기고] 부산민주주의역사기념관 건립을 위한 제언

홍순권 동아대 명예교수·전 부마민주항쟁진상규명위원회 위원장

  • 홍순권 동아대 명예교수
  •  |   입력 : 2023-05-01 19:20:35
  •  |   본지 2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지난 3월 31일 부산광역시가 연구용역까지 발주해서 마련했던 ‘(가칭)부산민주주의역사기념관 건립 토론회’가 열리고 나서 지난 4월 26일 별다른 이유 없이 ‘(가칭)YS기념관 건립 대시민토론회’란 이름으로 변경된 채 2차 토론회가 개최했다. 1차 토론회에 참여했던 필자는 개인 사정으로 2차 토론회를 직접 지켜보지는 못했지만, 들리는 바로는 토론자들의 논점은 1차 때와 별반 다름이 없었던 것처럼 보인다. 양차 토론회에서 YS기념관 건립에 대한 반대 의견을 포함해 부마민주항쟁기념관의 건립 필요성 등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었으나, 이러한 의견들이 어떤 방식으로 수렴되었는지에 대한 시 당국의 명확한 설명은 아직 듣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 당국이 이 상태로 공식적인 의견 수렴 절차를 마무리할 것이라 하니 두 차례의 토론회는 그저 형식적 절차였을 뿐이라는 생각마저 든다.

두 차례 명칭을 바꿔가며 토론회가 개최된 사실에 비추어보더라도 시민사회의 콘센서스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 당국이 서둘러 ‘기념관 건립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시 당국이 제시한 토론 자료상의 여론조사대로라면 ‘YS기념관 건립’보다는 ‘역사기념관 건립’을 선호하는 시민의 여론이 높고 또 사업 추진 명분에 더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1차 토론회 때 시 당국이 제시한 역사기념관 건립 방안 역시 내용상 부실한 측면이 있어서 더 많은 연구와 여론 수렴을 통해서 수정 보완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사정이 이러할진대 부산시가 ‘YS기념관’을 무리하게 졸속으로 추진한다면 여론의 역풍은 물론 시민사회 내부에 예기치 못한 갈등을 불러일으키지 않을까 우려된다. 지금이라도 원래 제안된 부산민주주의역사를 기념하는 본래 취지를 제대로 살리고, 성급한 ‘YS기념관’ 건립 추진으로 발생이 예상되는 문제점을 짚어보고 그에 대한 보완책과 대안을 철저히 준비한 다음 장기적인 기획으로 이 사업을 추진하는 결단을 내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차제에 ‘YS기념관’ 건립 추진에 앞서 고려해야 할 점 몇 가지를 정리해 지면을 통해서나마 시 당국에 전하고 싶다.

첫째, 민주화 운동사적 맥락에서 공공단체인 부산시가 어떤 한 인물만을 특정해 기념해야 한다면 인물 선정에 있어서 보편적 기준이 무엇인지 심사숙고 따져보아야 할 것이다. 기념의 주체가 그 인물의 유족이 아닌 공공기관인 시 당국이라고 한다면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이 더욱더 요구되기 때문이다. 둘째, 부산이 낳은 대통령이라는 점이 기념관 건립의 명분이라면 부산 출신의 다른 대통령과의 형평성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굳이 부산시가 대통령 기념관을 세우겠다면 김영삼 노무현 문재인 세 분의 대통령 모두를 염두에 두고 통합적이고 장기적인 기획하에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오히려 타당해 보인다. 셋째, 또 YS가 한국 민주주의의 발전에 기여한 공적을 기리기 위해서 기념관 건립을 추진한다 하더라도 향후 들어설 다른 대통령 기념관의 건립 공간 등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만일 대통령 기념관이 추가적으로 계속 들어선다면 중복 투자로 인해 시의 재정적 부담이 적잖게 늘어나는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측면에서 각 대통령 기념관을 별도로 건립하기보다는 장기적인 계획하에 하나의 ‘대통령 기념관’을 조성하여 통합적으로 운영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기념관 건립은 건물만 세워진다고 해서 마무리되는 사업이 아니다. 훌륭한 콘텐츠를 확보해 기념시설이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전문 인력의 확보가 선행돼야 하고 이를 재정적으로 뒷받침하는 법적 장치도 마련돼야 하므로 사실상 건립 이후가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렇지 아니할 경우 기념관 건립은 속 빈 강정으로 전락해 과시적 예산 낭비로 비난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 때문에 이러한 기념관 건립 사업은 건립 이후의 기념관 운영 계획까지 염두에 둔 종합적 프로젝트로 계획성 있게 추진하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현장 놔두고 사무실서 재난비상근무
  2. 2[근교산&그너머] <1350> 양산 천성산~화엄벌
  3. 36일 부산 대중교통요금 인상…시내버스 성인·교통카드 1550원으로
  4. 4달라진 학교현장…학부모 상담주간 없애고 카톡방 닫았다
  5. 5부산 동구·울산시, 지방소멸기금 10원도 못 썼다
  6. 6BIFF 개막…송강호가 손님 맞고 주윤발이 후끈 달궜다
  7. 7부산대·교대 ‘에듀 트라이앵글’로 글로컬대 낙점 노린다
  8. 8[박수현의 꽃] 가을 들판을 분홍으로 물들이는 쥐꼬리
  9. 9부산청년 기쁨두배통장, 市 4000명 선정해 통보
  10. 10“해수담수화 클러스터로 부산 먹는 물 문제 해결”
  1. 1부산 동구·울산시, 지방소멸기금 10원도 못 썼다
  2. 2PK 기초단체 집행률 1위 밀양…비결은 전문기관 위탁
  3. 3이재명, 이르면 6일 일선 복귀…보선 지원사격 나설 듯
  4. 4“보선 힘 보태자” 부산 여야도 서울 강서구로 총출동
  5. 5커지는 ‘다음’ AG 응원 조작 의혹…韓총리 “여론왜곡 방지 TF 꾸려라”(종합)
  6. 6“용맹한 새는 발톱을 숨긴다…” 잠행 장제원의 의미심장한 글
  7. 7용산 참모 30여 명 ‘총선 등판’ 전망…PK 이창진·정호윤 등 채비
  8. 89일 파리 심포지엄…부산엑스포 득표전 마지막 승부처
  9. 9국정안정론 우세 속 ‘낙동강벨트’ 민주당 건재
  10. 10김진표 의장, 부산 세일즈 위해 해외로
  1. 1“해수담수화 클러스터로 부산 먹는 물 문제 해결”
  2. 2일본 맥주 인기 이 정도 였나?… 아사히, 국내시장 매출 3위
  3. 36일부터 신혼부부 버팀목·디딤돌대출 소득요건 완화된다
  4. 4경유 9개월 만에ℓ당 1700원대…유류세 인하 연장 이달 중 결정(종합)
  5. 5"한전, 최근 5년간 전기요금 102억 원 과다 청구"
  6. 6추경호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경계심 갖고 모니터링 강화"
  7. 7주가지수- 2023년 10월 4일
  8. 8안성탕면 40주년 순한맛 출시...부산 팝업스토어 오픈
  9. 910월 부산은 가을축제로 물든다…곳곳 볼거리 풍성
  10. 10센텀2지구 진입 ‘반여1동 우회도로’ 2026년 조기 개통
  1. 1현장 놔두고 사무실서 재난비상근무
  2. 26일 부산 대중교통요금 인상…시내버스 성인·교통카드 1550원으로
  3. 3달라진 학교현장…학부모 상담주간 없애고 카톡방 닫았다
  4. 4부산대·교대 ‘에듀 트라이앵글’로 글로컬대 낙점 노린다
  5. 5부산청년 기쁨두배통장, 市 4000명 선정해 통보
  6. 6스쿨존 단속카메라 2배 넘게 늘었지만…사고는 안 줄었다
  7. 7영화의전당 지붕 불밝힌 엑스포 영상
  8. 8수명 다 한 방사능 측정기로 8만t 검사한 부산식약청
  9. 9“부산을 남부권 중심축으로” 지방시대위원회 본격 가동
  10. 10환절기 찾아온 부울경, 낮밤 기온 차만 최대 15도까지 벌어져
  1. 1‘타율 0.583’ 대체 발탁 윤동희, 대체 불가 방망이
  2. 2韓은 양궁, 日은 가라테 기대…막판 종합 2위 경쟁 치열
  3. 3여자 핸드볼 결승 숙명의 한일전…여자 농구 북한과 동메달 결정전
  4. 4이우석-임시현 첫 金 명중…한국 양궁 메달사냥 시작됐다
  5. 5男 400m 계주 37년 만에 동메달…김국영 뜨거운 안녕
  6. 6韓 우즈벡 2대1로 누르고 7일 日과 결승서 격돌
  7. 7오늘의 항저우- 2023년 10월 5일
  8. 8AG 축구 빼곤 한숨…프로스포츠 몸값 못하는 졸전 행진
  9. 9‘삐약이’서 에이스된 신유빈, 중국서 귀화한 전지희
  10. 10롯데, 정규시즌 우승 확정지은 LG에 역전패
우리은행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싱가포르다움’을 위한 그들의 선택
우리는 제1부두를 맘대로 할 자격이 없다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과학자들의 소통방식
국가 연구개발(R&D) 예산 삭감
기고 [전체보기]
대통령의 ‘서울·부산 2개 성장 축’ 실현되려면
안전한 세상에서 아동은 꿈을 펼칠 수 있습니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교권회복 시킨다더니…교육부, 교사 집단연가에 으름장
‘고삐 풀린’ 부산 분양가 괜찮나
김갑수의 생각 [전체보기]
꼰대세상
파격적 세대교체를 소망한다
김석환의 이미 도착한 미래 [전체보기]
‘달’ 대신 ‘손가락’만 보세요
세계는 지금, 반도체 전쟁 중
김용석의 시사탐방 [전체보기]
양말 뒤집어 신기
‘학생의 날’이 있다면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자연과 인간을 잇는 원초적 매개체
무대 밖으로 뛰쳐나온 예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PK는 목마르다
이젠 팬이 원하는 감독을 보고 싶다
도청도설 [전체보기]
골프 전설 부산매치
남성만 병역의무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명란과 옹기
시즈오카의 녹차 젤라또
사설 [전체보기]
6일부터 가장 비싼 부산 대중교통 요금
한계상황 자영업자…빚에 눌린 대한민국
세상읽기 [전체보기]
수술실 CCTV설치법 시행과 의료계 현실
명절 때 나눌 치매 예방 이야기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실손의료보험 청구간소화와 의료민영화
간호법 제정안과 지역사회 보건의료
이해인 수녀 '기도의 창가에서' [전체보기]
해인의 서랍에서
친구에게 추천하는 두 권의 책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독일을 보면서 곱씹어보는 교훈
골짜기 세대
인문학 칼럼 [전체보기]
을숙도 갈숲이 전하는 말
불편한 제의
장병윤의 대안 모색 [전체보기]
야만의 과학
밥의 길, 쌀의 미래
전호환의 두잉세상 [전체보기]
베로나 아레나 오페라 페스티벌
글로컬대학 30, 성공은 총장 리더십에 달렸다
차재원의 정치평설 [전체보기]
잼버리 파행을 부산엑스포 전화위복으로!
민주당이 ‘노무현 정신’을 되살리려면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화해의 와인
와인, 스토리텔링
특별기고 [전체보기]
수산업 몰락 재촉하는 후쿠시마 방사능 선동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가 비과학적인 이유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12음기법
바이로이트 음악축제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화가 장욱진이 온다
황창배의 ‘곡고댁(哭高宅)’
CEO 칼럼 [전체보기]
해양도시의 메카, 부산
세계박람회와 벡스코 제3전시장
  • 맘 편한 부산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