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뉴스와 현장] ‘소통 부재’를 해결하는 법

  • 하송이 기자 songya@kookje.co.kr
  •  |   입력 : 2023-05-10 19:25:10
  •  |   본지 1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정책 시행 전에 앞으로 예산이 어느 정도 수반되고 어떻게 진행을 하겠다는 내용들이 보고까지는 아니더라도 사전에 논의가 되었으면 이런 일 안 일어났거든요. (상임위와 해당 기관 간에) 건강한 협력이나  견제 기능이 발휘되어야 하는데 상당히 아쉽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책이 잘못 되었다는 게 아니라 어떤 중요한 정책을 입안하고 발표할 때는 사전에 의회와 소통이 있으면 더 좋은 대안을 말씀도 드릴 수 있는 기능이 있지 않습니까?”

며칠 전 지난 2일 끝난 313회 부산시의회 임시회 회의록을 훑어봤다. 무릇 임시회라 하면 시정질의나 5분 발언 예산안 조례안이 중심이 되는 게 인지상정일텐데 이번 회기 중 내내 이슈가 되었던 것은 예산도, 조례도 아니었다. 바로 ‘소통 부재’였다.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행정 기관이 사업 추진 과정에서 의회와 협의를 했느냐 안 했느냐, 했다면 언제 얼마나 했느냐는 것.

상임위원회 심사 때부터 시작된 갈등은  예결위원회를 거치면서 더 커지더니 결국 본회의 마지막날 교육위원장이 교육청을 조사해달라고 요청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누가 더 잘못했느냐를 두고 의회와 행정 기관이 서로 네 탓을 하는 통에 보는 사람들까지 속 터지게 만들고 말았다. 맨 위에 쓴 따옴표 속 말은 예결위 회의록에서 발췌한 것인데, 이번 임시회 내내 저런 말들이 반복됐다고 보면 된다.

사실 특정 정책에 대해 사전 협의를 했느냐 않았느냐를 두고 의회와 시·교육청이 기 싸움을 벌이기 시작한건 좀 된 일이다. 지난해 12월 부산시가 사업비 2조 원이 넘는 부산형 급행철도(BuTX) 사업을 공개하자 ‘시의회 패싱’ 논란이 벌어진 것이 대표적이다. 사하구 다대동 옛 한진중공업 공공기여협상 의견 청취안이 상정됐을 때에도 ‘시가 갑자기 긴급 안건으로 끼워넣었다’며 의회가 불편한 기색을 보인 것도 이 같은 연장선에 있다.  

이쯤 되니 새로운 진용이 구성된 지 1년도 안됐는데, 회기가 열릴 때마다 비슷한 갈등이 반복되는 이유가 대체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임시회를 전후해 들었던 시의원들의 입장, 그리고  시·교육청 관계자들의 의견을 종합해 나름대로 내린 결론은 이렇다. 정형화된 소통 창구가 없는 게 문제였다는 것. 

한 시의원의 말을 인용해보겠다. 

“어떻게 사전 협의를 한다는, 정해진 방식이나 원칙이 없으니 의원회관에 자주 있는 의원은  (정책에 대한 설명을) 많이 들을 수 있고, 없으면 못 듣는 거에요. 실제로 어떤 사업에 대해 나는 들었는데 다른 의원은 못 듣고, 다른 의원은 미리 알고 있던 사업을 나는 모르는 일이 허다합니다.” 

말 그대로 ‘주먹구구식’인 셈이다. 정책에 대한 사전 협의가 행정기관 부서장의 역량이나 성향, 의원과 부서장의 친소관계 등에 따라 들쑥날쑥 할 수밖에 없고, 이는 결국 설명을 했느니 안했느니 하는 소모적인 실랑이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었다. 이런 게 누적되다보니 시의회에서는 “시와 교육청이 의회의 기능을 무시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튀어나오고, 시에서는 “같은 당이면 사정을 이해할 줄 알았더니 민주당 일색이었던 8대 의회보다 더하다”며 감정 싸움으로까지 번지는 지경에 이르렀다.

중요한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정부와 국회, 구체적으로 여당은 ‘당정협의’라는 방식으로  협의하는 과정을 거친다. 정책위원회라는 이름으로 각 상임위원회 간사들이 모여 행정부와 소통하기도 한다. 이름이야 뭐가 되었든 주요 사업을 추진할 때에는 정부와 국회도 사전에 소통하는 과정을 거친다는 의미다. 이를 광역 의회로 가져온다면 상임위원회 별로 사전 사업 설명회를 정례적으로 열 수도 있고, 상임위 간사 역할을 하는 부위원장들과 부산시가 협의하는 방식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사실, 그렇게 복잡하고 어려운 일도 아니다.

그런데, 장황하게 써놓고 보니. 시의회 담당기자가 된지 이제 겨우 반년 된 나도 찾아낸 것을 의회가 모르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만약 그렇다면, 정녕 방법을 이미 알고 있다면 지금이라도 당장 논의를 시작해보는건 어떠신지.

하송이 정치부 차장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처음 보는 여성 '사커킥' 폭행으로 턱뼈 부순 40대에 무기징역 구형
  2. 2양산시 '웅상보건소' 신설 본격화
  3. 3급발진 원인, 차량 제조사가 입증한다…야당 법개정 추진
  4. 4부산 울산 경남 비 예보, 낮 최고 28~33도
  5. 5수능 모의평가 시험지 외부에 빼돌린 기간제 교사 벌금형
  6. 6유류세 인상분 반영 지속…휘발유·경유 가격 4주 연속 상승
  7. 7元 캠프, "공소취소 청탁 불법" 주장 김종혁에 "韓 호위무사 자처"
  8. 8[속보]민주당 당대표 제주경선 이재명 82.5% 김두관 15%
  9. 9[속보] 이재명 민주당대표 인천경선 93.77%…김두관 5.38%
  10. 10尹 탄핵 청문회에 與 "탄핵 간보기"
  1. 1元 캠프, "공소취소 청탁 불법" 주장 김종혁에 "韓 호위무사 자처"
  2. 2[속보]민주당 당대표 제주경선 이재명 82.5% 김두관 15%
  3. 3[속보] 이재명 민주당대표 인천경선 93.77%…김두관 5.38%
  4. 4尹 탄핵 청문회에 與 "탄핵 간보기"
  5. 5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 후보 토론회 “총선 참패 원인 분석해 지방선거 승리로”(종합)
  6. 6당대표 재선출된 조국 "尹 탄핵, 퇴진 준비하겠다"
  7. 7이재명, 제주 경선서 80% 이상 득표, 압승
  8. 8[속보] 조국, 대표 재선출…99.9% 찬성률
  9. 9韓 ‘폭로전’사과에도 발칵 뒤집힌 與…‘자폭 전대’ 후폭풍
  10. 10과기부 장관 후보에 유상임 교수…민주평통 사무처장엔 태영호(종합)
  1. 1급발진 원인, 차량 제조사가 입증한다…야당 법개정 추진
  2. 2유류세 인상분 반영 지속…휘발유·경유 가격 4주 연속 상승
  3. 31129회 로또 1등 11명…당첨금 23억7000만 원
  4. 4“전기차 반등은 온다” 지역 부품업체 뚝심 경영
  5. 5결국 업계 요구 수용… 가덕도신공항 부지 조성 공사 기간 1년 연장(종합 2보)
  6. 6반도체·자동차 ‘수출 쏠림’…부산기업 71% “올해 수출 약세”
  7. 7르노 그랑 콜레오스 3495만 원부터…내달 친환경 인증 뒤 9월 인도 시작
  8. 8청약통장 찬밥? 부산 가입자 급감
  9. 9“전기차 2~3년 내 수요 증가로 전환” 공격적 투자 지속키로
  10. 10전단지로 홍보, 쇼핑카트 기증…이마트도 전통시장 상생
  1. 1처음 보는 여성 '사커킥' 폭행으로 턱뼈 부순 40대에 무기징역 구형
  2. 2양산시 '웅상보건소' 신설 본격화
  3. 3부산 울산 경남 비 예보, 낮 최고 28~33도
  4. 4수능 모의평가 시험지 외부에 빼돌린 기간제 교사 벌금형
  5. 5지역 새마을금고 부실대출 의혹…檢, 1년 넘게 기소 저울질
  6. 6종부세 수술로 세수타격 구·군 “지방소비세율 높여 보전을”
  7. 7부산 단설유치원 ‘저녁돌봄’ 전면도입
  8. 8해운대구서 사고 후 벤츠 두고 떠난 40대 자수
  9. 9[뭐라노-이거아나] 사이버렉카
  10. 10부산서 유치원생 48명 탑승한 버스 비탈길에 미끄러져
  1. 1동의대 문왕식 감독 부임 첫 해부터 헹가래
  2. 2허미미·김민종, 한국 유도 12년 만에 금 메친다
  3. 3“팬들은 프로다운 부산 아이파크를 원합니다”
  4. 4마산제일여고 이효송 국제 골프대회 우승
  5. 5파리 ‘완전히 개방된 대회’ 모토…40개국 경찰이 치안 유지
  6. 6손캡 “난 네 곁에 있어” 황희찬 응원
  7. 7투타서 훨훨 나는 승리 수호신…롯데 용병처럼
  8. 8문체부 ‘홍 감독 선임’ 조사 예고…축구협회 반발
  9. 9음바페 8만 명 환호 받으며 레알 입단
  10. 10결승 투런포 두란, MLB ‘별중의 별’
부산시의회 후반기 출범
예산권 보장 지방의회법 제정 본격화, 행정통합·맑은 물 사업 등 지원 총력
부산시의회 후반기 출범
상임위 7곳 중 6곳이 초선 위원장, 구의회 경험 바탕 ‘전문성’ 기대감
강동묵의 디톡스 [전체보기]
산재보험 60년, 이순(耳順)이기를 바란다
노동자 건강을 위한 국제사회의 경향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더 많이 두들겨 보아야 할 산복도로라는 돌다리
옛 부산세관 복원, 진정한 새로운 전통이 되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에어컨의 대명사에 남긴 이름
정부 R&D에서 지역이 소멸되었다
국제칼럼 [전체보기]
윤리가 없는 AI가 만들 ‘위험천만한 세상’
길 들이기와 길 들지 않기
기고 [전체보기]
허치슨터미널, 우리나라 1호 기록에 도전하다
AI의 일상화와 창작
기자수첩 [전체보기]
영화에 대한 열렬한 환호와 예우…‘축제의 궁전’ 품격이 달랐다
김석환의 이미 도착한 미래 [전체보기]
‘위선’ 일망정 ‘공감’과 ‘배려’를 보고 싶다
아직 명당 덕을 덜 본 것일까?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공존과 양립으로서의 국악 컬래버
디아스포라의 노래 영천아리랑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좋은 사람 되기
실력·인성 갖춘 축구 ‘레전드’ 정용환이 그립다
도청도설 [전체보기]
부산촬영소 시대
김경문 양상문 롯데
메디칼럼 [전체보기]
진료실에서 만나는 이주노동자들
미래 한국 의료는 어디로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가마보코에 매료된 조선인
대만과 밀크피시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뇌력(腦力) 키우기 1원칙 ‘운동’
뇌력(腦力)을 키우는 다섯 가지 비결
사설 [전체보기]
국민대차대조표에 나타난 부산시 쪼그라든 위상
악성 임대인 처벌 강화하도록 규정 개정 시급하다
세상읽기 [전체보기]
산복도로 조망권, 적극적인 미래전략 필요
미세·나노 플라스틱의 끝없는 ‘스텔스 공격’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건강주치의 제도가 의료 개혁의 핵심인 이유
의대 입학정원 갈등의 올바른 해법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심해 유전 140억 배럴, 영일만과 산유국의 꿈
기회의 바다, 우리네 함장은 어디로 키를 잡을까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푸틴의 행보와 러시아 경제
경제문제가 풀려야 인구문제가 풀린다
인문학 칼럼 [전체보기]
수영에서 ‘역사도시’ 부산을 보다
인문 정신은 언제나 곡선으로 간다
전호환의 두잉세상 [전체보기]
‘나만의 생각’을 길러주려면
한국교육의 새 지평을 여는 IB교육학회 창립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건강과 재물을 얻는 명당아파트
차재원의 정치평설 [전체보기]
‘당원 중심주의’의 함정
비례대표 제도는 죄가 없다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호주 와인과 보랏빛 수영장
오페라 와인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바로크 음악
낭만오페라의 종언! 푸치니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꽃피는 부산항’에서
처음 보는 ‘무릉도원’
CEO 칼럼 [전체보기]
변화하는 모터쇼와 부산모빌리티쇼의 도전
위기가 기회로!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