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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도설] 코인 재벌

  • 강필희 기자 flute@kookje.co.kr
  •  |   입력 : 2023-05-10 19:33:15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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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장병 월급 200만 원’ 공약을 내심 반대한 부모들이 있다. 줘봤자 코인으로 다 날린다는 것이다. MZ세대 30% 이상이 가상화폐를 가졌거나 투자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는 설문조사가 있다. 실제는 더 많을 것이다. 비트코인은 2009년 1월 3일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미지의 인물이 개발했을 당시 개당 2.7원이었다. 피자 1판을 사먹으려면 비트코인 5000개 이상이 필요했다. 그러나 14년이 흐른 지금 개당 4000여만 원이다. 장기 투자자나 채굴자 중엔 비트코인 재벌이 나왔을 법하다.

진정한 부자는 자기 재산이 얼마인지 모르는 사람이라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선출직 공직자 중엔 ‘찐부자’가 많다. 부부 합산 수백억 원대 자산가인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경기도지사 선거 때 남편 소유 15억 원 상당 건물과 1억 원 넘는 주식을 빠트렸다가 곤욕을 치렀다.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은 총선 이전과 이후 재산 차액이 11억 원이나 됐다. 최초 신고 때 동생에게 빌려준 5억 원과 가족 명의 예금 수억 원을 빼먹은 것이다. 무소속 김홍걸 의원은 10억 원짜리 아파트 분양권을 깜빡(?) 했다. 억대 대여금이나 예금을 잊고 사는 걸 보면 속세의 부자 정의에 정확히 부합한다.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의 코인 논란이 쉬 가라앉지 않는다. 공개된 재산 15억여 원 외에 위믹스라는 가상화폐를 60억 원 어치나 보유했던 사실이 드러났으나, 당사자 해명 속 기초적인 사실관계부터 모순투성이인데다 추가 의혹마저 잇따른다. 투자 경위, 자금 출처, 수익금 행방 등이 여전히 베일에 가려 있다. 당초 알려진 60억 원이 아닌 90억 원 가깝다는 폭로도 나왔다. 김 의원 논란 못지 않게 의외였던 건 국민의힘 첫 반응이다. 대선 패배 직후 방산주식 투자로 비난받았던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김 의원을 빗댄 것이다. ‘이재명 키즈’임을 부각하려는 의도였더라도 ‘거액의 코인 자산 은닉’이라는 사안의 본질에서는 한참 벗어난 논평이었다. 코인 투자가 남 일이 아니어서일까.

금융실명제 이후 재산을 감추는 수단은 주로 차명계좌였다. 김 의원 사건을 계기로 노하우 하나가 추가됐다. 아직 공직자 재산공개 범위에 없는 가상화폐다. 관련법 개정과 함께 공직자 코인 전수조사가 필요한 이유다. 고소득 전문직이나 기업인 출신 국회의원 중엔 고액 자산가가 없지 않다. 김 의원이 부자여선 안 된다는 말이 아니다. 다만 “아이스크림 사 먹는 돈도 아꼈다” “월세 산다”면서 ‘가난뱅이 코스프레’는 말았어야 했다.

강필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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